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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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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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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BY 허브향 2002-11-05

"정수경 이예요"
"아... 네 김태윤 입니다"
"앉으세요"
당황한 표정의 태윤은 수경을 응시 한채 엉거주춤 자리에 앉았다.


"에게~ 그게 고작이야?"
딸아이 주희는 더블 침대 위를 뒹굴며 시시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럼 드라마 처럼 로맨틱한 사랑 얘기가 나올 줄 기대했나보지?"
"적어도 첫사랑인데... 첫만남이 그렇게 시시해서야
아빠가 왜 그렇게 엉거 주춤 앉아 있었던거야?
설마, 엄마가 너무 아름답거나 지적이라서 그랬던건 아니지?"
"그거야 내가 어떻게 아니?"
"후훗, 시시하게 대학 동아리에서 첫만남을 가졌다면 설마 신혼 첫날밤은 달콤했겠지? 얘기 해줘!"
"이제 좀 컸다구 못하는 말이 없어. 어서 자. 내일 지각하면 안되잖아. 너 한번만 더 지각하면 학주가 가만 안둔다며?"
자리를 잡고 누운 주희를 바라봤다.
이렇게도 맑을까. 14살. 딸아이 주희는 사춘기가 됐는지 가끔 반항도 하고 어릴적 한번도 묻지 않았던 아빠 얘기를 해달라며 밤마다 졸라대기 까지 했다.

그래 이 엄마가 너를 가졌을 무렵 네 아빠는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
아주 멋진 분이셨어. 근데 우리 모두 가난한 대학생이었지
다행히 외할머니께서 너를 키워 주셨기에 망정이지 안그랬음 엄마는 아마 너를 기를수 없어 고아원에 버렸을지도 몰라.
그러니 너는 이 엄마를 아주 많이 사랑해야 하고 또 무시해서는 안돼
여자 혼자서 아이 키우는것 만큼 힘든건 없단다

새곤새곤 잠든 딸아이 얼굴을 들여다 보니 평화로움이 가득했다.
걱정도 없이 건강하게 살아라...
공부 그거 못하면 어떠니? 우리딸!
우리 주희는 그저 네가 하고 싶은데로 어떤 면에서든 최선만 다하면 된단다. 알았니? 이 엄마 말 꿈에서도 들리는거지?
나중에 네가 좀 더 큰 뒤에는 네 아빠를 만나게 될지도 모르겠다.
만나게 되면 원망 같은거 해서는 안된다. 왜냐구? 너를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해주신 감사한 분이시잖아.
만약 네가 네 아빠를 원망한다면 이 엄마는 네게 너무 미안해 지잖아. 우리 주희의 불행이 엄마 때문에.
그리고 한번도 보지 못한 네 아빠 때문이라면 너무 죄스러워 지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