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주말 차량 운행 전면 금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380

[제22회]


BY 올리브 2002-11-12

** 대화(2) **


<그녀>

그: 왜 전화는 안 받았어?
그녀: 그냥....뭐라고 해야할지 생각이 안 나서....
(당신 목소리 들으면 달려가고 싶을까봐....당신한테....)

그: 너, 내가 전화 안 받는거 제일 싫어하는거 알지?
그녀: 응...
( 알아. 그래서 더 마음 아팠어.)

그: 정말 끝내고 싶어?
그녀: ......
(아니, 아닌거 알잖어.)

그: 말해봐.
그녀: ......
(사랑해.사랑해.사랑해)

그: 너가 원하는데로 해줄께.
그녀: 내가 원하는 거?.....그럼 오빠가 원하는 건 뭐야?
(오빠는 이대로 헤어질수 있다는 거야?)

그: 너 행복한거....정말로 행복해지는거.....
그녀: 행복?.....행복이 있기는 있는건가?
(믿지않아....난 행복이라는 거...)

그: 나도 알아. 남편이 다시 시작하자고 하지? 너가 그랬잖어.
그래. 너 보내야겠지.
그녀: 그래. 오빠도 돌아가야 하고....
(모르겠어. 그래야하는건 아는데 그럴수 있는건지는...)

그: 그래서 이렇게 왔잖아.
넌 마음 정리 다 하고 나한테는 통보만 하면 되는거야?
그럼 난? 그래 너가 끝이니까 나도 이제 끝.
준비 땅하면 끝으로 가는 시작이 되는거야?
그녀: 미안해...
( 그래 정리하고 싶어. 그런데 안돼. 이렇게 당신을 봐버린걸....)

그: 미안한게 아니야! 너 지금까지 내가 하는말 다 거짓이라 믿었지?
조금만 기다리라고 하는것도 아이들이랑 다 같이 살자는 것도
너....나를 믿지 않은거야.....
그래 그렇겠지. 하지만 어떻게 그럴수 있어?
내가 왜 사는지 알잖아? 언젠가 너랑 같이 할수있다는 희망때문이야.
널 사랑하는 마음이 얼마나 깊은지 알잖아 너도?
그녀: 그래 잘 알아. 하지만 난 이대로가 좋아.
나 때문에 다른 사람이 상처받는거 싫어. 내가 이혼하는건 내 문제야.
그건 오빠를 만나기전부터 결정된거야.
( 솔직히 반반이야. 아니 믿고싶은 마음과 믿지않아야 한다는 마음이 늘 싸워. 그래서 너무 혼란스러워)

그: 그럼 왜 다시 남편하고 합칠려고 하는거야?
그녀: ........
(그래. 정말 다시 살기 싫어. 다시 시작한다는게 얼마나 힘드는지 알겠어.
무엇보다 오빠때문에 힘든거야. 마음속에 두명이 있을 자리가 없어.)

그: 나 지금까지 너희 부부일이라 아니, 너 마음 아플까봐 말 안 했는데
네 남편이랑은 합치지 말았으면 해.
그러니 차라리 나를 포기하고 남편이랑 헤어져.
그녀: ........
(그러게. 오빠만 없었다면 더 일찍 결론이 났을건데. )

그: 나 알아. 너 나때문에 남편이랑 못 헤어지는거. 아니, 어떤때는
너의 말속에 비춰지는 남편에 대한 생각이 참 애틋한것 같아.
10년을 넘게 공유한 삶이 그리 간단하지는 않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정말 나 많이 질투가 났어.
왜 난 그렇게 살지못했나 하고.....
외출할때 다정하게 손잡고 다니며 집에 오면 한시도 남편곁을 떠나지 않고
수다를 떨었고 늦는 남편 기다려 꼭 같이 앉아 밥 먹었다는것도
테레비 볼때도 꼭 붙어 봤다는 것도 나 얼마나 부러웠는지 알아?
그녀: 그래 그랬지. 몇년 전 일이 정말 몇십년전 일 같구나.
너무나 슬퍼. 이젠 그 기억이 나를 더 힘들게 해. 나를 더 비참하게 만들고
그러면 뭘해...이제 난 항상 혼자인데..
(당신은 알까? 매일 혼자 자야 하는 내 마음을....
남자가 그립다는게 아니고 허전해. 따뜻한 체온이 그리운거....)

그: 왜 혼자야? 그래 넌 항상 그랬어. 나 한테 마음을 주는것 같으면서도
언제나 눈빛은 딴 곳을 보고 있는것 같았어.
너의 공허한 눈빛을 볼때마다 내 마음이 얼마나 서늘해지는지 알아?
넌 항상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지. 그러면서도 내가 꿈꾸는 미래를 듣고는
같이 있어줄것처럼 말하고 속으로는 날 비웃었지.
그녀: 아니야. 그런게 아니라는거 잘 알잖아. 나도 꿈꾸었어....하지만...하지만

그: 하지만, 아니라구? 저 남자 나만 덩그러니 혼자 만들어놓고 자기는
그냥 살아갈것 같으니 너 겁나는거지? 그런거야?
그녀:.......
(그래! 나 지금도 많이 외로워....더 이상 외로워지면 나 너무 힘들어)

그: 그래...그랬구나....마져...너 이해해....
그래 그럼 이렇게 하자. 너 나 혼자될때까지 기다려.
나 먼저 혼자되고 나서 너 부를께. 그럼 너 그땐 꼭 나 한테 와야 하는거야.
알았지?
그녀: 오빠....제발 그러지말어....

그: 울지마 바보야! 그럼 나보고 어쩔란 말이야!
그래 너 마음데로 해!
난 원래 행복이란것과 인연이 없는 놈이니까......
더러운 내 인생! 내 주제에 뭘 바란다는게 우습지.
그녀: 미안해....미안해.....울지말어 오빠. 내가 잘못했어.

그:남주야
그녀: 응....

그: 그래 우리 나쁜 사람이야. 정말 나쁜 사람들이지.
하지만 나 정말 살면서 딱 한번만 잘못하고 싶어.
그리곤 평생 속죄하는 심정으로 살고싶어. 너랑 아이들이랑....살면서
그러니 나보고 가라고...떠나가라고 말하지마.....그냥 기다릴께...
우리 서로 기다려야 해. 조금만 참으면 안 될까?
그녀: 모르겠어. 정말 모르겠어.

그: 그래. 아무생각도 하지마. 그냥....조금만 기다려.
나 너 오래 혼자 두지 않을꺼야.
너 많이 외롭게도 하지 않을거구.
나 봐봐. 울보야.
그녀: 치. 오빠도 울어놓구....

그: 남주야
그녀: 응

그: 미안하지만
정말 미안하지만
너를 사랑할수밖에 없어.....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