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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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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일까 필연일까


BY 김隱秘 2002-12-28

0000 우연인가 필연인가 0000

란같은 여자와 찾아간 곳은 민아와 탐욕의 술을 마셨던 삼일공원 위의 조그만 별장이었다.
왜 여기를 온걸까?

"저의 거래처예요."
"아, 네..."
"우리 회사에서 몇가지 제품을 공급하고 있거든요"

우린 곧 방으로 안내 되었다.
그리고 금새 사람이 붙고 음식이 나온다.

"술 올릴까요?"

웨이터의 말에 난 기겁을 했다.

"아, 아닙니다. 몸이 영.."
"왜, 한잔하시죠..."

그녀가 내 속을 꿰뚫어 보는듯 웃었다.
수저를 들면서 생각해 보았다.
이 집 말고도 거래처가 많다면.....
회사가 개발한 기적의 그 신약이 공급되고 있을 수도.....

식사를 마치고 우린 몇 장소를 들렀다. 모두가 조용한 별장이나 별미 음식점이거나 조용한 곳에 위치한 별궁 같은 곳이었다.

그렇다면 회사는 신약을 개발하여 조용한 장사꾼들에게 공급하고 있는 것인가.....
조심조심 하루가 지나 갔다. 저녁별이 총총이 떠 있다.

"기사님, 둔곡으로 가요.."

난 란 같은 여자를 쳐다 보았다.

"죄송해요. 거기다 내려 드리고 저는 갈께요"
"같이 계시다 가셔야지요..."
"^^ 아니에요, 저야 이제 도토리 신세인데요...."
"놀리지 마십시오.."
"참 좋으시겠네요^^"
"사모님은 더 좋으시면서.."
"네?!"

난 너무 놀랐다. 어제 본 영상을 생각하며 터져 나온 말이었다.

"아니에요. 사모님과 사장님의 평소 모습이 하도 다정해서요.."

그녀가 야릇한 표정을 지었다.
나는 무슨 말이든 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오늘 다녀온 곳은 다 술을 파는 것 같던데.."
"아, 네 그랬나요. 그러고 보니 그랬네요. 정확히 보셨네요."

이내 둔곡리다. 나와 란같은 여자는 차에서 내린다.
언제 전화를 받았는지 별장 여자가 나와 서 있다. 붉은 색 원피스를 입은 그녀의 몸매가 참 길어 보인다.

"야, 출장 갔으면 그냥 회사로 가지 왜 이리로 오는거야?"
"응, 이사님 좀 여기다 모셔다 드리고 갈려고.."

란같은 여자는 차 한잔을 마시고 나를 거기다 남겨 두고 돌아 갔다.
별장여자 순미의 표정이 너무 순종적이서 부담이 되는 밤이었다.
이렇게 조심스런 대접을 받아 본 적이 있었나...
어디선가 밤 산새가 울고 산노루가 굴 속에서 암노루의 엉덩이를 비빌 것 같은 밤이 달빛에 젖어 고요한 나라로 항해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