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에서 그를 기다리는 시간은 정말 지루했다.
한 번 본적은 있지만 아무리 생각을 해도 그의 얼굴을 기억해 낼 수 없었기에 더욱 그랬다. 많은 사람들 속에서 잠시 곁을 스쳐간 그 사람을 공항에서 알아 본다는 것은 나에게는 무리였다. “그래 먼가 촌기가 있는 그런 여자가 분명해”하면서 혼자 그년의 얼굴과 외모를 그려보며 한시간을 보냈다.
그녀가 탄 비행기의 모든 사람들이 다 내렸는데도 난 아직도 그녀를 찾지 못하고 있었다. 공항 전체를 구석구석 뒤지면서 에어컨으로 춥기까지한 공항내에서 식은땀을 흘리면서 난 정신없이 이리저리 다니기 시작했다.
혼자 온다고 했을때 그냥 다음에 오라고 할 것을 괜히 괜찮다고 한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영 기분이 상했다. 도데체 이 시골 여자는 어디로 간것일까?
잔뜩 긴장이 되어 숨도 쉬지 못하고 있는 내 앞에 왠 젊은 아가씨가 다가섰다.
“대성씨 맞나요?”
으악~ 도데체 이 연인이 내가 찾던 그녀인가!!!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그런 여인이 내 앞에 서있다.
난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내가 혼자서 그리던 모든 시골 처녀의 그림들이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만나기만 하면 이마에 굵은 주름살을 몇 개 만들어 보이며 기다림에 지친 나의 불편한 마음을 전하려고 했던 나의 모습들은 이미 먼 이국으로 떠나는 비행기의 화물칸에 실어 보낸 듯 이미 나의 마음속에서 없어져 버렸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긴머리 소녀,
노랑색의 예쁜 물을 들인 그녀,
살에 달라 붙은 그녀의 의상은 나의 시선을 받아 주지를 않았다.
아무런 말도 없는 그녀 앞에서 나의 얼굴은 홍당무가 되어 버렸다.
상황을 파악한 것은 그녀가 미안하다는 인사를 건낼 때 였다.
정신을 차려 고속버스표를 건내며 차량으로 안내를 했다.
떨리는 마음, 흥분된 나의 온 몸은 이 공주를 어떻게 내가 모실 수 있을까 하는 근심과 행복으로 가득차 있었다.
태연한 모습으로 그녀의 옆에서 창문 너머로 보이는 이곳저곳을 설명하다 보니 금방 목적지에 도착을 했다.
고속버스만 타면 멀리와 함께 잠에 젖어 있던 예전의 나의 모습이 아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