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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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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병II


BY dudghkchry 2002-07-19

향수병이라는 말에 명보는 잠시 눈을 감았다. 그리고 그동안 자신에게 있었던 일을 정리해 보았다.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향수병이라니....
이게 나이를 먹는다는 징조인가?
"형...."
깊이 생각에 잠겨있다 낯선 목소리에 명보는 살며시 눈을 떴다.
오래 눈을 감은터라 상대방이 흐릿하게 보였다.
"잤던거야?"
"누구...."
"휴~~아까 그렇게 싸웠다고 이젠 같은팀 동생도 못 알아보나?"
기현의 밝은 목소리에 명보는 눈을 치떳다. 아까 싸워서 화해하고 돌아선 기현이 아니라 평소 기현으로 돌아와 있었다.
"어디 갔던거야?"
잠시 차가운 냉소를 던지는 명보...하지만 아무렇지도 않은 듯 명보가 누워있던 자리 옆에 털썩 앉아 버렸다. 그리고 명보를 보고 활짝 웃어 보였다.
"뭘 그렇게 웃어?"
"킥...형..."
"응?"
"배 안고파?"
"휴~~그러고 보니 아까 훈련하고 너랑 싸운후부터 먹은게 없네...쩝...선홍이 형은 뭐하는 거야? 밥도 안주고..."
명보는 허기지는 배를 어루만지며 서운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 모습이 만약 보기 좋기만 한 기현...
"이거 먹어..."
기현은 명보 앞으로 하얀 봉투를 내민다...
"이게 뭐야?"
"풀어보면 알아...어서 먹어...맛있는 거니깐.."
기현이 내민 봉투를 명보는 아무런 의미없이 풀었다. 하얀봉투를 열자 그 속엔 따뜻한 만두가 담겨 있었다.
사온지 얼마 안돼 보인 다는걸 알려주듯 만두에는 김이 모락모락 나 있었다.
"네가 산거야?"
"응..."
"휴~~돈이 어디 있어서..."
"괜찮아...뭐 만두값이 천만원이나 하나? 식기전에 어서 먹어..."
"먹어도 돼나 모르겠다..."
"괜찮대두! 많이 먹어!"
"고마워...."
"뭘..."
명보는 기현이 준 만두를 집어먹었다. 따뜻한 김과 함께 입속에 전해지는 기현의 따뜻한 마음이 명보의 눈을 핑 돌게 만들었다.
"와~~너희 둘 뭘 그렇게 맛있게 먹냐?"
샤워를 하고 온 듯이 보이는 선홍의 피부에는 맑은 물방울이 똑똑 떨어지고 있다. 까만 피부는 더욱 까메 보였다.
"어~~형...."
"둘이 화해 한거야?"
"응...."
"휴~~설기현!"
"응?"
"홍명보?"
"응?.."
선홍은 한동안 말없이 명보와 기현의 얼굴을 번갈아 보았다. 명보와 기현은 영문도 모른체 선홍의 행동을 가만히 바라만 보았다.
"기현이 나이가 몇이나 되지?"
"나?"
"그래..여기 설기현이 너 말고 또 있냐?"
"24이지?"
"휴~~젊네..."
"젊긴..."
"야!"
"아? 왜때려?"
선홍은 기현의 머리를 가볍게 때렸다. 영문을 모른다는 듯 기현은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그런 기현의 표정에 귀여운 듯 미소만 짓는 명보...
"명보는 올해 몇이지?"
"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