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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산부 배려석에 임산부 여부를 감지하는 센서 설치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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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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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BY 미이나 2002-07-18

그 침묵은 정말 견디기 힘들었다
뭐라고 욕이라도 해주길..어떻게 이럴수있냐고..말해주길 바랬지만
끝내 그는 내맘에 무거운 돌덩이만 남겨둔채 떠나게 만들었다

그때 난 나이 꽉찬 스물여덟 노처녀었고 그도 서른이넘은 나이였다
하지만 우린 결혼엔 무심했고 만나면 애들처럼 손잡고 거릴걷거나
노래부르길 좋아했다
난 그런 만남이 좋았지만 집안에서의 압력을 무시할순없었다
그렇다고 그에게 결혼하잔말을 먼저하고 싶진 않았다
어쩌면 그의 인생에 아직 결혼이란 없었는지도 몰랐다
아니면 나와 결혼까진 하고싶지 않았던가...
아무튼 그당시엔 정말 그리움보단 야속함과 미움이 더컸다

그리고는 그를 잊었다
정말 내자신도 그렇게 사랑한 아니 처음으로 이성에게 애뜻한감정을
느낀 그를 어떻게 잊을수 있었는지...
아마도 우린 어설픈 감정놀음을 했을 뿐이었다고 자위하면서 말이다

뜬금없이 그의 꿈을 꾸고난뒤 정말난 일년전 그때로 돌아간것
같은 착각에 빠져들었다
서둘러 서랍을 뒤져 오래된 검은수첩하나를 꺼내들었다
그속엔 그의 전화번호가 들어있었다

수화기를 집어든 나의 손엔 어떤 흔들림도 없었다
그와 통활 하게되면 무슨말을 할까..망설여 지지도않았다
아니 그럴 여유가 없었다고 해야할것 같았다
뚜--뚜--
몇번의 신호음이 지나자 카랑한 여자목소리가 울렸다
"네 삼웁니다"
"저...거기 최연욱씨좀 부탁드릴께요.."
"네? 최연욱씨요?"
"안계신가요?"
"그런분은 안계신데...잠깐만요 제가 입사한지 얼마안돼서요..
과장님께 여쭤볼께요"
잠시뒤 과장인듯한 남자목소리가 들렸다
"최연욱씰 찾으십니까?"
"네..."
"연욱씨 퇴사했어요..그게 언제였지? 오래됐어요 일년이좀 안됐나"
"네..잘알았습니다 그럼..."
난 서둘러 전활 끊었다
가슴이 터질듯 답답했고 손은 덜덜 떨렸다

그는 우리가 헤어지고 바로 회사까지 그만둬 버리고 어떻게 살고
있는 것일까...
혹시 나때문에 인생을 비관하고...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난 더욱더 불길한 생각이 들어 가만히
있을수가 없었다
난 다시 수첩을 꺼내들어 강종우란 이름을 찾았다
그는 연욱과 가장친한 친구였고 그의 애인과 나,연욱 이렇게
넷이서도 잦은 만남이 있었었다
"저..강종우씨 계신가요?"
"네. 전데요"
"저 희경이예요... 유 희경..."
"아...희경씨!"
"종우씨 저좀 봐도 될까요?"
"무슨일로... 그러죠. 마침오늘 일이 별로없네요
5시 정도면 괜찮을것 같아요"
"그래요 그럼 제가 그리로 갈께요.. 그때 뵈요"
느닷없는 내전화에 종우의 당황한 목소리를 알아챌수있었지만
그는 곧 냉정을 되찾는것 같았다
서둘러 시계를 보았다
아직 12시도 안된 시각이었다
갑자기 5시까지의 시간이 영원이 오지않을것같았고 그에게서
들을 모든일이 두려웠다
괜한일을 저질렸다는 후회와함께 그깟 꿈때문에 다지난일을
돌이키는 내자신이 너무도 우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