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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산부 배려석에 임산부 여부를 감지하는 센서 설치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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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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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BY 미이나 2002-07-18

"가지마! 제발..."
화들짝 꿈에서 깨어난 나는 한동안 멍하니 앉아있었다
방금꾼 꿈이었지만 너무도 생생해 마치 현실같았다
꿈속에서의 그는 초췌했고 그눈빛은 슬펐다
왜그랬을까...
도대체 왜 그가 그런 모습으로 나타난것일까...
내가 아는 그는 절대 누구에겐가 매달릴 사람이 아니었다
특히 여자,아니 나에게 말이다

그런 꿈을 꾼탓일까..
일어나서 한참이 지나도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스므평 남짓한 나의 스위트홈..
아니 남편과 나의집...
그러고보니 일년이 지났다
그와 이별하고 남편과 결혼하고 한차례 홍역을 치룬지...
서너달전 난 아이를 유산하고 말았다
그일은 남편과 나에게 충격이었고 난 남편에 대한 죄책감으로
괴로워 해야 했다

거실중앙 커다란 뻐꾸기시계는 아침 9시가 다가옴을 알렸다
평소같음 이시간까지 늦잠을 잔다는건 생각도 못할일이지만
지금 남편은 일주일간의 장기출장중이고 벌써 삼일이 지났다
아직은 신혼이라 오랜동안의 출장이 부담스러울꺼라는 주위의
우스갯소리도 있었지만 난 오히려 오랫만에 맛보는 자유를
즐기고 싶었다
하지만 삼일을 아무 의미없이 보내고 말았다
이런 내가 한심하다..

간단히 아침을먹고 커피를 마시고나자 뜬금없이 아까 그꿈이 다시
생각났다
최 연욱....
불과 이년전 까지만해도 그와난 연인사이였고 불타는 사랑까지는
아니어도 나름대로 예쁜사랑을 키워가고 있었다
밝고 재미있는 성격의 그지만 항상 다른일에 ?겨 나에게 소홀해
지기 일쑤인 그를 항상 난 바라보기만 했고 그래도 그는 우리사랑
이 언제나 변함없을 꺼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사실 그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잦은 만남보다 가끔얼굴보아도 그 애뜻함에 가슴이 따뜻해지는...
마치 수줍은 사춘기 소년소녀들 처럼 말이다

그는 우리가 헤어지던 그날까지도 의연했고 이상하리만치 침착했다
도대체 이남자가 날 사랑하기나 한건지 의심이 들정도로...
이제막 여름으로 들어서려던 유월 어느날..
그날도 여전히 약속시간 조금늦게 바삐 걸어왔는지 그의 얼굴은
약간 상기되어 있었다
그는 앉자마자 그날 있었던 일을 주저리 주저리늘어놓았다
여느날처럼...
"배고프다 밥이나 먹으려가자"
"나..오빠한테 할말있어"
"무슨? 밥먹고 하면 안돼?"
"나지금 심각한 얘기하려고 하는거야! 모르겠어?"
난 이순간에도 다른때와 마찬가지로 밥타령이나 하는 그가 너무도
야속하고 미웠다
그제서야 표정이 진지해진 그가 물을 한모금 마셨다
그리곤 날 바라봤다
그눈빛은 차갑고도 깊었다...

"나...결혼할까해.."
"결혼? 누구랑?"
그는 너무도 태연하게 물었다
난 나도모르게 냉정하게 말했다
"그건 알아서 뭐할려구!"
평소엔 그렇게 말이 많던 그가 이상스러울만치 아무말이 없었다
그 침묵은 정말 견디기 힘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