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파아랗게 두팔을 벌리고 나를 안아줄 듯 그렇게 나에게 다가왔다. 23세의 여름은 그렇게 부푼 가슴을 ?해 마냥 질주해 나가기 시작했다. "있잖아 언니!" 옆에서 창밖을 무심히 내다보고 있던 순애언니가 깜짝 놀라며 얼굴을 돌렸다. "왜?"
"저기...지성씨 있잖아.." "뭐가 있어?"
일부러 능청스러움을 과시하며 무심한척 물어온다.
"지성씨 애인 있어보여?"
"글쎄.."
하긴 그걸 누가 알까 본인이외에...
옆모습을 쳐다만 보아도 가슴이 콩딱콩딱 뛰는데...
그리 크지 않은 몸에 갸날파 보이기까지 한 귀여운 귀공자 스타일이라고나 할까.. 한번도 남자를 사귀어 보지 못한 지애는 갑자기 불어닥친 마음의 동요를 감당하기 어렵다.
서너시간이 흐른후 모든 인원은 차에서 내려 등산준비를 하기 시작했다.운동이라고는 학교 다니며 걸어다닌것이 전부라고해도 과언이 아닌 체력으로 산을 오르기란 결코 쉬운일은 아니었다.
헉헉거리며 자꾸 뒤처지게 되자 아예 바닥에 자리를 깔고 앉아버렸다.
"그렇게 힘드세요?"
누군가가 내뒤에서 그렇게 물었다.
뒤를 돌아봄과 동시에 지애의 얼굴은 빨갛게 물이들고 말았다.
지성이 씩 웃으며 나무에 기대어 서있었다.
"어머! 왜 아직 안올라가고 거기에 계시는거에요?"
"산에 처음 올라가시는 분들은 많이 힘드실거예요.
산악회에서는 초보자를 항상 보살피게 되어있죠.
이제 다시 움직일까요?"
지애는 지성이 내미는 손을 살며시 잡고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