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줌마의 신화는 시작된다 ***************
정경패션의 본사회의실에 두번째로 모든 계열사의 핵심멤버들이 모였다
한이사를 중심으로 긴 타원형의 탁자에 모여 앉은 사람들을 보며 은수는
마치 아서왕의 원탁의 기사들 갔다는 느낌을 갖는다
<그렇다면 한이사가 아서왕이란 말인가>
은수는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며 혼자 생각에 어이없어 슬그머니 웃고만다
정경 패션의 기남종 기획 실장이 아직 완성되지 않은
니트 콜렉션의 카다로그를 모인 사람들에게 돌리고 박은서 디자인 실장이
자신의 노트북을 영사기에 점속시켜 자료 화면을 돌리기 시작하자 약간은 소란스러웠던 실내가 잠잠해진다
"이번에 서은수씨를 모델로 찍은 카다로그입니다 4계절의 주제별로 한번에 출시되는데 이전에 계절별로 그때 그때 제품들을 출시하던것과는 다르게 한번에 4계절을 준비합니다 그이유는 이제 세계가 하나인 시대로 저희 정경패션 싸이트에 세계 어디서든 접속하면 물품을 구입할수있게한다는 전략때문입니다 예로 겨울에 결혼식을 하고 따듯한 곳으로 여행을 할경우 여름옷을 구입하게 어려운데 이경우에도 저희사이트에 접속하면 여름옷을 구입할수 있고 한해가 3-6개월 별로 시즌이 끝나면 경매사이트를 통하여 저렴한가격에 구입도 가능하게 할것입니다"
기남종기획 실장의 이야기가 끝나자 한이사가 질문을 한다
"기실장님 그러자면 해외에 물품을 구입할 경우 대금결제와 제품운송은 어떻게 됩니까?"
"네 그건 저희 정경캐피탈의 카드와 비자 아멕스와 제휴하여 외국의 카드로도 저희 물건을 구입할수 있고 특히 지금 모항공사에서 발행되는 카드와 제휴하여 손님이 물건을 구입하면 마일리지 혜택을 받게 하기로 계약했습니다 또한 운송에 있어서도 저희가 그항공사의 택배씨스템을 이용하기로 하여 만일 비지네스로 해외로 가서 만일 급히 만찬용옷이 필요할때 24시간안에 손님이 원하는 옷을 받아볼수 있게한다는 내용도 저희 전략에 포함되어있습니다"
"만일 이번일이 성공된다면 여성 브랜드만이 아니라 남성 유아용품에도 적용될뿐아니라 주얼리 제화등 전세계에서 활약하는 한국여성 나가서는 모든 여성들에게 우리제룸을 알리는 월드원스탑 씨스템으로 가동할것입니다"
기남종 정경패션 기획실장의 뒤를 이어 신재욱 광고기획실장의 이야기가
끝나자 저마다 사람들의 얼굴에 붉은기가 돌며 긴장하는 분위기였다
이제 한국 사람들은 전세계에서 활약하고 있다 안에서 경쟁하기보다 세계을 겨냥한다 이것이 정경이 앞으로 나갈방향이라는 비전을 제시하자 모인 모든 사람들의 눈에 불길이 인다
"자 그럼 정경패션의 카다로그로 부터 서은수호는 출범합니다 민서영편집장님 우먼시댄 준비되었나요"
한이사의 말에
우먼시대의 민서영편집장은 그녀의 특유의 입가의 미소를 지으며
앞으로 우먼시대가 어떻게 서은수호를 진두지휘할것인지를 이야기하기 위하여 자리에서 일어서며 은수를 한번 쳐다본다
그녀의 눈에 비친 은수는 자신을 처음 찾아올때의 그 서은수가 아니었다
무엇에도 자신없고 도망가던 삶에 지쳐가던 그여인은 이제 더이상 이방 어디에도 없었다
"한이사님이 말씀하신대로 정경패션의 화보가 다음달 우먼시대의 특집으로 실립니다 그리고 서은수씨를 우먼시대 창간이후 처음으로 비인기인이 표지모델로 실리게 됩니다"
<으악 이젠 내가 우먼시대 표지모델이라고 해도 너무한다>
민편집자의 이야기를 듣던 은수는 울상이되었다
그모습을 보던 승규는 나오는 웃음을 참느라 헛기침을 하며 고개를 숙인다
<어찌 저여자를 사랑하지 않을수 있으랴 한없이 맑고 순수한 여자인데
그러나 마음으로만 해야하는 사랑이라 참아야 하는 사랑이라...>
승규는 가슴이 밀려드는 고통에 더이상 생각을 은수로 부터 탈출하려 고갤 젓는다
이방에 모인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 승규는 그사실을 잊지
않으려 노력하며 다시 고개를 들고 모두를 바라 보며 민편집장의 말을 잇는다
"지금 본사에서는 저희의 이번일에 반대하는 세력도 만만치 않습니다
보통의 아줌마에게 회사의 사운을 걸고 하는 우리의 일들이 저들에겐 한낮 아이들의 유치한 장난이라고 치부하고 있습니다 여기 모인 모든분들은
앞으로 실질적으로 정경을 경영할사람들입니다 이번일이 한낮 젊은이들의 치기어린 장난이 아니란걸 보여줍시다"
한승규이사의 말이 끝나자 모두가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치기시작한다
이제 서은수의 신화는 시작된다
아니 모든 한국 아줌들의 신화는 시작된다
은수도 가슴 가득 밀려드는 벅찬 감동에 자리에서 일어나 힘차게 박수를 친다 주마등같이 지나가는 지난일들
처음 우먼시대에서 도망가던일, 한승규이사 그를 처음 만났던 계단
남편과의 마찰과 화해 승규와 가보았던 바닷가 우박사와의 면담
지난 6개월이 마치 몇년은 지난것 같아서 은수는 더욱이 감겨스러웠다
회의가 끝난후
한이사 모인 모든 사람과 한사람씩 악수를 나누며 은수앞에 섰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기대 많이 하고 있습니다"
<당신 최고야!>
"다 이사님 덕분입니다 앞으로도 잘부탁드립니다"
<고마워요 당신이 도와줘서예요>
두사람은 모두가 들을수 없는 두사람만의 대화를 나눈다
마음이 통하는 친구처럼 그이상이지만 그이상일수 없기에 친구처럼
그리고 승규는 은수의 곁을 떠난다 서로의 시건이 서로를 붙들지만
그도 은수도 이내 서로를 외면하고 각자의 자리로 멀어져간다
그들에겐 서로보다도 지금 더욱 중요한일이 있었다
그건 아줌마의 신화를 창조하는 일이었다
서은수 그녀는 더이상 시장 아줌마와 생선값을 한푼이라도 깍기위하여 싸우던 자신이 입는 옷은 아까워 시장가서도 여자옷집은 근처도 가지 않던 그런 아줌마가 아니었다
요란하지는 않지만 밝은 등불과도 같은 존재로 아줌마들에게
진정한 아줌마의 즐거움을 선사할것이다
그래서 은수는 한껏 가금이 부푼다 이제껏 참아야 하는게 다인줄알고
엉뚱한곳에 화풀이 하던일은 하지 않는다
미소짓는다 아는 사람에게 뿐아니라 마주 치는 모든 사람에게 미소짓는다
아파트 베란다에 꼿에 물을 주다가도 아래 지나가는 아이들에게 손흔들어주고 아랫충 할머니에게 안부를 묻고 우체부아저씨에게 시원한 음료수 한병 전해줄 만큼 그녀는 여유로워졌다
아이들에게도 공부를 강요하지 않는다 자신이 아이들에게 다가가
지난주엔 그동안 배운 컴실력으로 아들에게 마음의 편지를 썼었다
아들 진성에게 어제 답장을 받았다
엄마를 걱정하고 사랑한다는 아들은 이제 더이상 어린애가 아니란덜
은수는 알았다 그래서 마음으로 부터 아들을 해방시켜주었다
다만 사랑으로 지켜보기로 남편과 약속했을뿐 모든것이 변하는데
자신의 생각에 안주했었던 은수는 모든것에서 자유로울수 있어 그동안 자신이 격은걸 그대로 가만히 있을수가 없었다
한사람에게라고 더 자신과 같은 마음의 자유를 주고 싶었다
그러기위하여 은수는
그런생각을 아는 승규는 서로를 붙들고만 있을수가 없었다
은수 보다도 자신의 어머니의 한을 더이상 자신의 어머니같이 사는 여자들이 한국에 없기를 바라는 승규의 마음이 더컸기에 승규는 조용히 돌아설수가 있었다 수없이 깨물던 입술이지만 오늘은 더욱 아프게 깨물며 돌아선다 이제 남은 6개월 이면 그녀를 영원히 가슴에서 지워야 한다
그때까지 눈이 아프도록 그녀를 보리라 그녀를 담아두리라 승규의 어깨에 짙은 외로움이 쌓인다
그런 승규의 외로움을 뒤로 하고
우머시대의 첫 비인기인을 모델로한 서은수호는 출범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