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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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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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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BY Mia0409 2002-01-24




***************** 변화 ***************************

은수는 잠결에도 들려오는 파도치는 소리를 들은것이 꿈이려니 하며 이제는 잠에서 깨어야겠다고 생각하지만 들려오는 파도소리 그리고 파도소리보다 가까운곳에서 들려오는 감미로운 음악소리를 들으며 오랫만에 느껴지는 편안함과 숙면후의 나른함에 눈을 뜨기 싫어서 겨우 기지개를 켜다가 억지로 뜬눈 앞으로 펼쳐진 바다를 보고는 입을 다물줄을 모른다

놀란 은수가 주위를 둘러보니 자신이 웬낯선 차에 타고있고 차는 어딘지 모를 바닷가에 세워져 있었다

<어머! 한이사>

그제서야 은수는 아침에 있었던 일이 생생이 떠오르고 자신이 한승규이사의 차에서 잠이 들었으며 한이사가 자신을 이리로 데리고왔음을 알수있었지만 운전석에도 바닷가 주변에도 한이사의 모습은 보이지를 않고 다만 자신이 한이사의 자켓을 덮고 있을뿐이었다

은수는 차에서 내려 주위를 둘러보지만 인적이 드문 바닷가엔 아직 철이 일러서인지 사람의 흔적이 없고 아직은 쌀쌀한 4월의 바닷가가 은수의 몸을 을씬스럽게 해서 차에 두고 내린 자켓을 다시 몸에 걸치고 백사장을쪽으로 몸을 돌려 바다가까이로 걸어간다

그녀는 쉼호흡을 크게 한번 한후 페부깊숙이로 바닷가의 공기를 들이키고
내뱉으며 마음껏 오랫만에 느껴보는 영혼의 자유를 만끽한다

<이렇게 좋은걸 새장안의 새처럼 갖혀지냈구나>

은수는 두팔을 벌리고 얼굴을 하늘을 향한체 몸을 빙빙 돌리며 백사장위에 자신의 흔적을 남기며 즐거워 한다

"혼자 잘노시네요?"

언제 나타났는지 한승규이사 그가 그녀의 곁으로 다가선다

"어~머 주책이죠 뭐"
"하하 보기 좋은데요 활력있어 보이고"

하며 승규는 그의 손에 꼭 쥐고 있던 커피캔을 하나 은수앞으로 내민다

커피캔을 받아드니 따듯한 기운이 전해받은 은수의 손을 타고 온몸을 훈훈하게 한다

"한이사님 보기보다 자상하시네요"
"왜요 보기에는 하나도 않자상한가보죠?"

승규와 은수는 나란히 캔의 뚜겅을 따고 커피를 마시며 누가 먼저라고 할것도 없이 나란히 백사장을 걷는다
철이른 바닷가 백사장에 두사람의 발자국이 나란히 흔적을 남기지만 밀려오는 파도가 자신의 몸으로 두사람의 흔적을 지우며 따라나설뿐 여전히 빈백사장에는 누구 한사람 올생각도 없는지 정적만이 감돌뿐이었다
한참을 그렇게 건던 두사람중 먼저 말문을 연것은 승규였다

"많이 힘들었나봐요?"

은수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이고는 고개를 숙이며 한발 뒤쳐져 승규를 따라걷는다 혹 자신의 얼굴에 떠오르는 슬픔을 그가 볼새라
하지만 승규는 굳이 그녀의 얼굴을 보지 않아도 그녀의 아픈 마음이 느껴져와 괜스레 일을 벌인 자신이 한없이 그녀 앞에 미안해진다

"미안해요!"
"아니 아니예요 제가 오히려 죄송해요 이런일을 벌여서 성형외과에 앉아있으려니 자신이 한없이 한심해져서"
"사실 글을 보고 한은수씨가 아주 강한 사람인줄 알았어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아무리 외국이라지만 배울만큼 배운 사람이 깡통줍기를 했다고 해서 약간은 뻔뻔하고 무슨일이든 해낼수 있는 그런 사람인줄 알았어요"
"저도 제사신이 그런줄 알았어요 아니 그렇게 살려고 했어요 학교때 잘나갔던 제자신을 잊고 싶었어요 자꾸만 생각하면 제자신에 대한 욕심이 앞서서 가족을 힘들게 할까봐 대도록 제자신을 잊고 살고 싶었어요"
"그런데?"
"그런데 그동안 억지로 제자신을 감추고 살아온것이 힘들었나봐요 이젠 저도 지쳐가네요 서른아홉이란 나이가 저를 깜짝 놀라게 해요"
"은수씨 서른 아홉으로 않보여요"
"위로해주어서 고마워요 그런데 제 육신보다 제마음은 육십이 훨씬 넘은 사람처럼 주름지고 지쳤죠 그래서 이일을 통해서 바로 서고 싶었어요 제나이를 찾고 싶었죠 그런데 그동안 나를 감추고 살아온 세월이 습관이 된 제자신이나 제 주변사람들이 못견뎌하네요"
"제가 이야기 하나 할까요"

은수는 이야기하나를 해주겠다는 승규를 바라보지만 승규는 시선을 바다에 고정한체로 입을뗀다

"예전에 어떤 여인이 한사람있었어요 마음이 곱고 남편과 아이들이 전부인 그런 여인이 남편을 하늘같이 믿고 자식들이 잘크기만을 일생의 최대목표인 그런 여인이었죠 자신은 항상 뒷전이체 남편과 자식일이라면 불구덩이에라도 뛰어들수있는 그런 여인 그런데 어느날 그여인에게 일이 생겼죠하늘 같던 남편에게 여자가 생긴거예요 착한 여인은 혼돈의 나날을 보내게 되었고 어느날 남편의 여자를 찾아갔죠 남편의 비서라는 여인은 자신보다 나이가 많고 인물도 그만했지만 세련된사람이었죠 그시대에 앞서가는 그런 여자 남편과 대화가 통하는 그런 여자 몇마디 못해보고 본부인인 자신이 오히려 그녀의 눈치를 보다가 남편의 사무실을 나온 여인은 갈곳이 없어더랍니다 어렷을쩍 집안의 고명딸로 부모님은 물론 오빠들의 귀여움을 독차지 하며 고등학교까지 공부도 잘해서 항상 인기있던 자신이었는데 아버지의 권유로 집안에서 정해준 혼처인 지금의 남편을 만나 아이들이 좋아 선생님이 되어보겠다는 꿈을 접은체 남편의 날개밑으로 자신의 날개를 접은체 살아온 세월이 송두리체 날아가더랍니다 그래서 그여인은 오빠에게 전화를 걸어서 아이들을 부탁하고는 자신의 고향인근의 기찻길에 몸을 던졌더랍니다"
"어머나~"

승규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은수는 이야기속의 여인이 자신과도 같아서 마음이 아파오고 어느덧 자신의 눈가에 흐르는 눈물을 느끼기도 전에 승규의 눈가에 맺힌 눈물을 먼저 깨닫는다

"혹~시"
"네 제 어머니 이야기랍니다 어렸을적 어머니가 갑자기 돌아가신 이유를 몰랐습니다 외삼촌에게 군대를 제대후 이야기를 듣고는 곧 우먼시대를 창간을 제의했고 유학을 다녀온후 이시대가 우리 어머니 시대는 아닐지라도 여전히 가부장적인 사상에 사로잡혀 홀대 당하는 나의 어머니같은 이들을 위하여 이번일을 기획했던겁니다 제자신이 남자로써 제아버님을 이해 못하는것도 아닙니다 지금의 어머니는 그때 나의 어머니를 죽게 만든 그장본인이지만 그분을 탓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그분 역시 아버지의 부인으로 안주후 나의 어머니보다 나은 삶을 사시는건 아니니까요 그래서 원망보다는 다만 남자들의 권위에 짓밟히는 여성들이 아니고 당당히 자신을 꾸리며 살아가는 여성들이 이시대의 어머니였으면 해서 기획한일이었습니다 당초의 제 기획과는 상관없이 비지네스맨이신 아버님의 재가를 얻기위하여 그룹차원에서 지원받게 되었던겁니다"

은수는 그토록 냉정하던 승규의 본모습을 보게된후 자신의 마음속에 소용돌이 치는 그에 대한 연민에 그에게 다가가 그를 안아준다 남자가 아닌 같은 아픔을 지닌 동료의 마음으로 그를 자신의 가슴 깊이 뭍은 은수는 그의 어머니의 마음으로 돌아간다 기찻길에 몸을 던진 그어머니의 마음이 얼마나 깊은 상처를 받았길래 어린 자식들을 두고 그리했을까 같은 여자로써 그의 어머니의 아픔이 은수 자신의 마음속으로 헤짚고 들어와 은수의 마음 또한 갈기갈기 찢어놓는다 그래서 은수는 쉽사리 자신의 품에 안은 이남자를 떼어놓지 못한다 승규 또한 오랜동안 맡을수 없었던 어머니의 향기를 은수에게서 맡으며 그녀에게 몸을 떼지 못한체 둘은 서로를 보듬고 오래동안 그렇게 바다에 서있을뿐 두사람사이에 끈적거리는 욕망도 서로를 탐하는 탐욕은 더구나 없었다 다만 서로의 아픔이 서로를 껴안고 있을뿐...

"괜찮으세요"

다음날 자신을 데리러온 윤기자와 김기자가 걱정스러운 눈길로 자신을 맞는 차속에서 은수는 어제와는 다른 자신에대한 변화를 깨닫는다

<그래 나만이 아닌 우리 모두를 위해서 나가는거야 이대로 주저앉을수는 없어 자 모두 지켜봐요 이세상 아줌마들이여 이 서은수가 변화되는 모습을 보고 단한사람이라도 용기를 얻는 여성이 생긴다면 난 무슨일이든 할꺼예요 아줌마이란 타이틀을 지닌 여성들 화이팅!>

"네 괜찮아요 오늘은 어디부터 시작이죠?"

어제와는 사뭇다르게 적극적으로 변화된 은수를 보며 윤기자와 김기자는 서로에게 어깨를 들썩이는 제스처로 은수의 페이스에 따라 자신들도 어제와 다른 열정을 느끼며 하루의 일정을 은수에게 이야기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