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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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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BY asa3535 2001-12-31


파란 라이터 1-3.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책을 마자 꼽고 밖으로 나가려했다. 바로 그 순간이
었다. 엄청난 여행이 시작된 것은.
한치 앞도 분간할 수 없는 어둠이 내 몸을 감싸 돌았다. 한 순간에 칠흙같
은 어둠으로 변해버렸다. 그 어둠은 한 줌의 검은 재로 변해버린 쪽지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서둘러 주위를 더듬어보았다. 불행히도 아무 물체도 만져
지지 않았다. 나는 몹시 두려웠다. 무엇인가가 손에 걸려야 안심이 될 듯 싶
었다. 하지만 아무것도 손에 닿지 않았다. 아무것도.
확장된 나의 동공은 빛을 찾아 이리저리 헤매었다. 그 때, 멀리서 불빛이
보였다. 한 점에 불과했던 불빛이 천천히 나에게로 흔들거리며 다가왔다. 오
래된 군워커의 저벅저벅 소리가 점점 또렷이 들려왔다. 분명 사람의 발소리
였다. 불빛에 그의 희미한 외모가 비춰지기 시작했다. 이쯤 되면 독자 여러
분들은 벌써 그가 누구인지 짐작이 갔으리라. 하지만 당시 나로서는 전혀 짐
작할 수 없을 뿐더러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을 때보다 더한 두려움과 공포가
엄습해왔다.
그렇다. 그 어둠을 밝힌 횃불의 주인공은 고등학교 2학년 시절 나에게 파란
라이터를 팔았던 그 노인이었다. 물론 내가 그를 단번에 알아 본 것은 아니
었다. 그는 여전히 초라한 행색이었다. 아니 그 때보다 갑절은 더 늙은 듯
했다. 하지만 그 눈빛만은 여전했다. 고귀한 영혼의 그 눈. 나는 그 눈을 들
여다보고 그를 알아보게 된 것이다.

"오랫만이오. 나를 알아보시겠소?"

앙칼진 그의 목소리가 오랫만에 반기는 소리치고는 친근하진 못했다. 하지
만 나는 답례할 수 밖에 없었다.

"파란 라이터를 팔았던......"
"맞아요. 제대로 기억하고 있구만."
"대체 어떻게 된 일이죠?"

나는 다급해졌다. 그 노인이 망할 놈의 파란 라이터로 나를 어떻게 홀릴지
는 모르겠지만 빨리 탈출하고 싶었다. 이 지긋지긋한 어둠으로부터 말이다.

"당신이 파란 라이터를 사간 후 참으로 오랫동안 기다려왔소. 무려 3000년
동안 이 어둠 속에서 말이오!"

도대체 이 노인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하나도 알아들을 수 없었다. '나
를 기다렸다고? 지극히 평범한 나를 무엇때문에? 게다가 저 노인은 3000년
동안이라고 분명히 말했다. 하지만 파란 라이터를 산지 고작 3년밖에 지나지
않았는걸' 노인의 이러한 행동은 나로 하여금 점점 더 극적인 심리상태로 몰
아갔다.

"이봐요! 지금 무슨 수작이죠?"

그런데 그는 실실 웃어대면서 이렇게 대꾸하는 것이 아닌가.

"수작이라뇨? 그 파란 라이터가 아무것도 가르쳐주지 않던가요?"
"네?"

갑자기 그의 얼굴이 심하게 일그러졌다. 그리고는 바닦에 주저 앉는 것이었
다. 그는 코를 후비며 나를 홀깃 쳐다보았다.

"이거 일이 난처하게 된것 같군. 내가 사람을 잘못 보았단 말인가."

"아, 그럼요. 잘못 봐도 한참 잘못 봤습니다, 노인. 어서 나를 원래 있던 자
리로 돌려주세요. 그리고 대체......당신은 누구죠?!"

"그 전에 알아볼게 있소. 윗도리를 벗어보시오."

"네? 싫어요. 도대체 무슨 수작이죠? 당신 변태아니야?"

"어서, 지금 급하다고!"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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