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후 4시!
"빨리 빨리 가! 빨리 안 따라오나~"
앞서는 아이, 뒷따라 오는 아이를 보고 나는 언성이 높아진다.
올 겨울 들어 제일 추운듯한 바람을 맞으며 걸음마 수준으로
가는 아이들을 보자니 속이 치밀어 두고 볼수가 없다.
한 2주는 되었나...
콜록 콜록 감기는 약을 먹어도 도망을 갈줄 모른다.
내가 이기나 너가 이기나 식으로 이 놈의 감기는 눌러 있을대로
눌러 있다.
좋다는 칡뿌리까지 달여 먹였는데 엄마의 정성은 나몰라다.
짜증내며 걷는 내 걸음은 아이들때문만은 아닌듯 하다.
"이 놈의 의사들은 대충 알아서 한껏 약을 지어주면 안되나!
간질나게 찔끔찔금 지어 주니, 나을라 치면 또 병원에 가야되고...
지 새끼 약 많이 먹이는 부모가 어디있겠나, 감기가 도망간듯하면
어련히 약을 안 먹이려고, 진료비에 약값에 한번 출동하면 만원은
우습다 하니, 우~와 왕 짜증!"
한번 걸린 감기가 거의 2주를 육박하다보니 오늘이 3번짼가....
등에 업힌 아이는 콧물만 비치니 대충 넘어 가보기로 한다.
그래도 요즘은 옛날처럼 일요일이라고 열 나는 아이를 안고 발을
동동 구르지 않아서 좋다.
무슨 이유에선지( 의사님들의 봉사정신이 투철한 탓이겠지) 일요일이며 평일 10시까지도 문을 열어 주시니 고맙기 그지없다.
병원을 들어서는 나는 얼굴을 편다.
왜냐면 언제나 보는 상냥한 간호사는 없고 가끔식 만나는 얼굴예쁜간호사가 (맘은 영 아닌지 항상 무표정이다. 오늘은 일요일에 근무 서게되어 열나있는지 더 무겁다)앉아 있기 때문이다.
"너 마저 내 기분 우울하게 하면 안 된지. 아픈사람 들어서면
다 낳게 해 줄듯이 반가이 맞아줘야지. 그래 너가 어려우면 내가 웃을께."
언제나 그랬듯이 간호사가 나에게 던지는 한 마디" 들어가세요!"
.........
오늘도 난 이틀치 약 처방전을 들고 나선다.
제발 이 약먹고 낳기를 바라며 간절히 간절히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