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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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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BY mooneun 2001-12-22

4.포트리스와 커미.

포트리스...그의 아이디다.나의 아이디에 의미없는 것처럼 그의 아이디에도 의미는 없었다.
그건 우리가 주고받는 메일의 의미와도 같은 것이였다.
그의 첫메일....그는 누군가가 볼것을 의식했는지 안녕하세요라는 제목을 붙였다.
매일 수십통씩 받는 광고메세지처럼 특이한건 없었다.
먼저 그는 나와 나의 아이에 대한 안부를 묻는다. 웃음이 나왔다.
솔직히 얼굴이라도 한번 스쳤으면 그의 이미지를 떠올리며 가슴이라도 떨렸겠다.
그러나 모니터에 성글게 박힌 까만 글씨들은 그를 남자라는, 나와 반대성을 가진 그 어떤 존재로도 인식되지않았다.
나는 아무주저없이 회신을 보냈다.
나역시 그와 그의 아이안부와 날씨에 대한 짤막한 감상정도였다.
나는 남편이 봐도 상관없겠다싶어 멜을 지우지도 않았다.
그는 누군가를 의식한듯 싶었지만 난 의식하지않았다는점....
그는 날 여자로 생각하고 멜을 보냈는지 알수없지만 나에게 있어서 그는 그저 친구정도?아파트 엘레베이터에서 가끔 부딪치는 이웃집 사람정도?.....후후후...그건 나의 착각이였을까?
지금생각해보면 그런거 같다.
세상은 내가 생각했던대로 돌아가주질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