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인가를 통해서 자신이 똑바로 보여지게 되는경우가 있다.
자신이라 믿고 살아온 그 실체가 사실은 타인이 원하는대로 살아온 허상에 지나지 않을뿐이란걸 문득 깨달을 때가 있다.
내 의지와는 다르게 흐르고 흘러 지금 서있는곳이 어디인지 어디쯤인지 어디로 가야하는지 한치앞도 안보이는 짙은 안개속에 서있는것 같은 기분.그럴 나이인가....
그를 떠올리면 그시절의 내가 늘 함께 따라나와 지금의 나를 지켜보고있는것 같았다.
늘 생기가 넘쳐났었고 앞으로 다가올 내앞의 세상을 호기심 가득어린 초롱초롱한 눈으로 기대에 차서 바라보던 그 때.
이루고 싶은 꿈도 있었고 이룰수있으리라 자신에 차있기도 했었다.
작을일에 감동할줄도 알았고 불의를 보면 분개할줄도 알았다.
언제부터였을까.
처음부터 그런것들을 전혀 갖고 있지않았던 사람처럼,나는 변해있었다.
ㅡ나도 많이 변했어.아마 알아볼수가 없을걸.
옛날의 내모습 어디에도 안남아있어.
그가 어쩌면 갖고 있을 그 시절 나에 대한 기억이 부담스러워 언제나 변명하듯 말했다.
ㅡ하하,나도 그런걸.우리 나이를 봐.그런걸 기대하면 안되는 나이잖아.
네가 나에게 중요한 이유는 그런대 있는게 아니야.그냥 너라면... 네앞에서라면... 내가 아무에게도 보일수 없던 마음속 깊은 곳을 다 드러낸다해도 전혀 부끄럽지 않을거 같은 느낌이 들어.너만 생각하면 그래.
언젠가 잊어버렸던 내 다른 반쪽을 다시 ?은 것 같은 느낌.그래서 이제야 비로서 온전하게 하나가 된것같은.....
그럴수 있을까.내가 그를통해서 잊고 지내왔던 과거속의 나를 다시 ?아내어 되살려 볼수있게 되었고 그래서 지금의 나를 바로 볼수있께 된것처럼,그도 그럴까.
그렇게 서로 소중한 의미가 되어 우리앞에 놓인 생을 함께 바라보아도 되는것일까.
몇차례 폭설이 지나간뒤 남쪽의 붉은 동백이 일제히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했다는 신문기사를 읽다가 동백꽃낙화 같은 눈물을 한방울 뚝떨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