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속이란 영화가 있었다.얼굴을 알기전에 먼저 서로를 사랑하게 되어버린 그들.
만난적없기에 둘은 가금씩 스쳐지나도 알아볼수가 없다.래코드점 계단을 서로 내려가고 오르며 엇갈려가는되는 그장면.그렇게 철저하게 타인에 대해 무관심한 얼굴로 스치는 순간들.....분명 우리도 그처럼 서로 알아보지 못하고 스친적이 있었을것이다.
비오는날 우산을 받고 거닐던 시청앞거리에서....
복잡한 인파로 붐비는 1호선 전철안에서...
새해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던 정동진 바닷가에서...
가을이 한창이던 미술관,그안에 있는 창이 넓은 카페에서 같은 시간 같은곳을 바라보며 차를 마시고 있었을수도...
신기하게도 정말 그랬다.
그가 알고 있는곳을 나도 알고 있었으며,내가 다녀온 곳을 똑같이 그도 다녀왔으며 그가 좋아하는 영화를 나도 보고 감동받았었고 내가 먹은 음식을 그도 같은 음식점에서 맛나게 먹은기억이 있다고 했을때.
우린 그냥 허허롭게 웃었지만,표현 하기 어려운 어떤 감정이 밀려와 가슴이 저리기도 했다.
ㅡ우린 전생에 무엇이었을까...
윤회라는게 있다고 했다.이생에서 한평생 살고난후 그 인연은 다음 생엔 다른 무언가로 다시 태어나 계속 이어지게 된다고 들었다.그러면 우리는 전생에 무슨인연으로 짧게 만났다 헤어져야했고 오랜 시간 지난후에도 잊혀지지않고 이렇게 다시 인연이 닿아있는것인가.
ㅡ오래전 절마당을 함께 뛰놀던 사이좋은 도반이었거나 아니면 슬픈 비밀을 간직한채 해어진 연인이었을까...
ㅡ우린 분명 같은시간을 살고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그러한데 같은 공간에서 너무도 여러번 서로 알지못한채 스쳐지나기만 했구나....우린 운명인거야.오래 이어질 운명...우리만이 그 끝을 볼수있는....
그렇게 믿고 싶어할수록 그렇게 믿어졌으며 그렇다 생각할수록 확신이 강해지는것 같았다.
그는 내게 먼지같은 사람이었다.늘 곁에 존재하고 있지만 보이지않을 뿐인.훅하고 살짝 불면 어디론가 흩어졌다가 이내 소리도 없이 고스란히 내려 쌓이는 내 마음 끝닿은 곳에 수북히 쌓여있는 먼지.어디든 날아다닐수 있는 그가벼움으로 나있는곳 어디라도 함께 할수있는.....
눈을 바로 뜨고 햇빛을 통해 보면 반짝거리며 자유로이 유영하는 먼지처럼 그의 존재는 그렇게 가을이 다갈때까지 마음속에 그 두께를 더해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