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우의 이야기 (하-2) ******************8
"수정씨 사랑을 위해 자신을 희생할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글쎄요 그런 사랑이 있다고 믿고 싶지만
전 자신 없어서요 뭐라고 단정적으론 이야기 하기가 그런데요"
수정과 간단한 저녁을 하고
근처에 호텔 바에 들어가 각테일을 한잔씩 청하고 앉아도
나는 머리속에 다영을 지울수가 없었다
"무슨생각을 그렇게 골똘이 하세요"
"아 미안해요 잠시 환자 생각에"
"후 영우씨도 보기보단 워커홀릭이시네요"
"보기보다요 그럼 제가 환자도 생각않하는 그런사람으로 보이셨습니까?"
"아니요 그렇다기보다 일은일 노는건 노는거 하고 정해서 행동할
사람으로 보여서요"
"그래요 그랬죠 미국에서 공부할때 미국 친구들도 혀를 내둘렀으니까요"
"왜요?"
"공부할땐 사흘밤이고 잠도 않자면서 놀땐 책덮고 근처에도 않갔거든요"
"제가 정확히 보았네요 그런데 지금 생각하시는 환자는 왜?"
"글쎄요 그냥 마음이 쓰이는 저도 처음이예요 사실 의사라는
직업이 감정에 치우치면 곤란할때가 많거든요"
"혹시 환자분이 아름다운 미혼 여성?"
"하하 아니요 남자랍니다"
"그래요 무슨 병으로 ?"
"아 수정씨도 파리에 계셨다고 했죠
그 환자도 파리에서 교통사고를 당하고 한국으로 왔어요"
"그~래요 혹 이름이 정 민철씨가 아니던가요"
"맞아요 그런데 어떻게?"
"그럼 혹 윤다영이란"
"네 그사람의 부인이죠"
"부인이요 그럼 다영이가 민철씨와 결혼했다는 말인가요"
"네 그랬다고 했어요 한국에 돌아와서"
"그때 민철씨는 의식불명 상태였는데 지금은 어떠가요?"
"아직 그런데 어떻게 윤다영씨와 정민철씨를 아는거죠?"
"저는 다영이 친구예요 같이 초등학교 다니고 중학교 다니고
고등학교 다니고 대학교 파리 유학까지 이상하리 만치 인연이
깊은 친구였어요 그애 부모님이 돌아가시기전까지 친하지 않았지만
그애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우연하게 그친구가 남자친구들에게
놀림 받을때 옆에서 도와주게 되어서 그때부터 서로 의지하고
지냈죠 그애도 외딸 나도 외딸이고 생일도 비슷하고 서로 정반대인
성격탓도 컸던것 같아요 그리고 다영이 할머니가 참 따듯하고
인자하신분이셨어요 전 할머니가 않계셔서
그분을 참 좋아했었어요 다영이 집에 놀러가면 항상 이것저것
맛있는거 만들어주시고 당신의 얌전한 손녀딸에게 유일한 친구였던
저를 참으로 많이 아껴주셨어요 임종하실때 저의 손을 꼭잡고 다영일
부탁한다고 하셨을정도니까"
"그랬군요 참 이럴땐 세상이 좁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그런데 민철씨 상태가 아직도 그대로라니?"
"네 아직 의식이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분명히 결혼했다고 하지 않으셨던가요?"
"네 그랬습니다 아마 다영씨가 혼자서 혼인신고를 했다고 들었습니다"
"세상에 그래서 제게 물어보셨던거군요 희생적인 사랑에 대하서"
"그렇습니다 저는 이해가 되지를 않아서요
3년이상을 의식이 돌아오지 않는 환자곁을 참으로
변치 않는 사랑으로 지키고 있는 그녀가"
"그녀 ,그녀라고 칭하시는걸 보니 혹 영우씨 다영일 마음에 두고 계셔요?"
수정이 보기와 다르게 예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구적인 외모에 잔신경은 쓰지 않을꺼란 느낌과 달랐다
이여자라면 나를 이해하고 붙들어 줄수 있을지도...
"다영인 참 예쁜 아이예요 남을 미워하거나
다른사람에 행복을 질투하거나 하지 않았죠
그런데 나쁜일들은 다 일어났어요 일찍 부모를 여의고
유일한 버팀목이시던 할머니도 다영이 좋은 사람 만나는 것도
보지 못하시고 그리고 이젠 정말로 의지할 사람이
생겼다고 생각했는데 민철씨는 정말로 다영일 사랑하고
행복하게 해주려던 사람이었는데 제가 다 질투가 날정도로
저런 사람이라면 저런 사랑이라면 나도 목숨 걸어볼텐데
할정도로 당시 파리의 유학생들 사이에서 두사람의 사랑을
모르면 간첩이라고 까지 할정도 였으니까요 그런데 또 다시
나쁜일은 다영일 피해가지 않더라고요 민철씨 어머님이
다영이 부모님을 죽게한 장본인이란걸 그때문에 결국은 민철씨가
그런일을 당했으니까요
그런데 아직도 그러고 있다니 섭섭해서 그렇게 연락처를
찾으려 해도 연락이 되질않아 행복하게 잘사나보다
아니면 민철씨가 잘못되어 그아이 성격으론 같이 죽었겠다
싶어 간절히 행복해서 나같은거 잊었나보다 하고 그렇게 바랬건만"
수정에 눈가에서 한방울 눈물이 도르륵 굴러
그녀의 뺨을 타고 흐른다
"그랬군요 그래서 그렇게 민철씨 아버님이 아들에 안락사를 원했던거군요"
"안락사를요?"
"네 며느님때문이라고 다영씨 때문에라도 아드님을 포기하고 싶으시다고"
"그래서요"
"후 어림없는 일이죠 다영씨의 강력한 반대로"
"그랬군요 그런일까지 마음이 여린아이가 그런 강단이 있으리라곤
사람에게 저마다 운명이란게 있다고는 믿지 않았는데
다영일 보면 운명이란 있는게 아닌가 싶어요"
하며 그녀는 독한 양주를 마시고 싶다고 했다
나 역시 그러한 기분이라서 우린 양주 한병을 시키고
다영과 민철을 위하여 건배를 하였다
두사람의 사랑이 완성될수 있도록
두사람의 사랑에 완성이란 내 사랑의 무덤이지만
그녀에 대한 나의 사랑을 깊이 깊이 묻어둘수 밖에
없지만 그래도 다영이 행복해질수만 있다면
나는 기꺼이 어떠한 고통이라도 감수하고 싶었다
"영우씨 다영이 좋은 여자예요"
"그래요 좋은 여자지요 너무나 곱고 이쁜여자
그러나 나 아닌 다름남자를 자신에 목숨보다
더욱 사랑하는 여자 내가 필요하지 않은 여자
저하늘에 별같은 여자 하하하 제가 취했나 봅니다 수정씨"
"괜찮아요 취하세요 얼마든지
사실 저 민철씨를 좋아했었죠
다영이 남자친구 처음에는 다영이 남자친구였는데
점점 그사람이 좋아지더라구요 그런데 어쩌겠어요 제사랑이 아닌데
친구에 행복이 제행복 같아서 제가 잠시 착가했나보다
친구가 너무 좋으니까 친구의 사랑하는
사람도 내가 사랑하는것 같은 착각이 드는가보다
그러면서 잠시 제가 친구였기를 간절히 원했던적도 있었죠
민철씨가 사고를 당하고 다영이 얼굴을 제대로 볼수가 없었어요
너무나 미안해서 정신이 번쩍 들더라고요
제 사랑이 아닌 사랑에 집착해서 다영이 사랑에 부정이 탄거 같아서
우리 취해요 취하죠 우리 두사람 참 바보예요
우리에 바보같은 사랑을 위해서 자 건배"
그녀가 술잔을 부딪혀 온다
그랬구나 그래서 그녀에게 처음부터 다영과는 다른 호감을 느낄수 있었던
이유였나보다 서로 빗나간 사랑을 공유하고 있어서 더욱
그녀가 불쌍해진다 나만큼이나 갑자기 그녀가 안쓰러웠다
혼자서 괴로워했을 그시간 명랑한척하던 그녀가 도전적이고
진취적으로도 보이던 그녀에게 이런 여린면이 있으리라곤
이룰수 없는 사랑 때문에 가장 사랑하는 친구에 애인을 사랑하느라
친구에 대한 죄책감으로 많이 괴로워하고 있었음을 느낄수가 있었다
나도 힘차게 그녀의 잔에 부딪혔다
쨍그렁 유리잔 부딪히는 소리가 정적을 깬다
우린 우리를 의아한 눈으로 쳐다보는 바텐더를 의식하며
웃음을 참느라 애를 썼다
갑자기 그녀가 가까이 느껴진다
이런걸 동변상련의 심정에서 오는 전우애같은 기분이리라
그때였다 병원에서 병원 응급시에 사용하는 휴대폰이 울린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