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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잔등에 맺힌 땀을 훔치며 성만이 이름을 돌림노래 부르듯이 불러댑니다.
"영미 왔다. 성만아~ 노올자~"
"현아두 왔다. 성만아~ 노올자~"
"나, 여기 있구만!"
등뒤에서 성만이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돌아보자 성만이는 벌써 집 앞개울 위 얼음판에서 썰매를 타고 있습니다.
"야, 나도 태워 주라!"
"나두 나두"
한 명이 썰매를 타면 나머지 둘은 끌어주고 밀어주며, 점심시간이 지날 때까지 얼음을 지치고 놀았습니다. 한창 재미나게 노는데, '꼬르륵, 꼬르륵' 요놈의 배꼽시계가 요란스레 울려댑니다.
현아가 먼저 얘길 합니다.
"영미야, 배 안고퍼? 난 배고프다"
"나두 배고파."
"우리, 물괴기 잡으러 갈까?"
성만이가 뜬금 없는 소리를 합니다. 이 겨울에 어디 가서 물고기를 잡습니까?
"야, 얼음이 얼었는데 어떻게 물고길 잡냐?"
"더 쉽구먼. 잠깐만 기달려!"
말 끝나기가 무섭게 성만이는 썰매를 어깨에 짊어지고 집으로 쏙 들어가 버렸습니다. 에이, 성만이 허풍쟁이가 또 무슨 허풍을 떨려고 저러는 걸까? 잠시 후 썰매대신 커다란 도끼를 짊어진 성만이가 나타났습니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입니다.
"물고기 잡으러 산으로 가니?"
"글세, 나만 믿구 따라오라니까"
위풍당당한 성만이 말에 속는 셈치고 따라 나섰습니다. 개울을 따라서 얼마나 걸었을까! 물 속 바윗돌이 보일 정도로 얕은 계곡에 도착한 성만이는 도끼를 내려놓습니다.
"다 왔어. 여기여!"
"여기, 이렇게 얕은데서?"
"물괴기두 겨울잠을 자. 겨울에는 움직이지 않고 돌 밑에 요래 숨어 있거든. 그놈들 있을만한 돌을 골라서 도끼로 내려치면 기절하는구먼! 그때 재빨리 건져내면 끝!"
"와, 너 대단하다"
"저번 주에 아빠랑 같이 왔을 때 아빠가 잡는걸 잘 봐뒀지. 흠흠, 나 허는 거 잘 봐!"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간 성만이는 물고기가 잠자고 있을 법한 평평한 돌을 골랐습니다. 그리곤 돌 주위 얼음들을 도끼 날로 찍어 깨내고는, 손바닥에 침을 뱉고 힘껏 도끼자루를 움켜쥐었습니다. '킁' 소리를 내면서 머리 위까지 들어올린 도끼 등이 돌 위로 떨어집니다. 정말 손가락 만한 붕어 몇 마리가 배를 뒤집고 떠올랐습니다.
"붕어다, 붕어! 야, 신기하다"
"야, 빨랑 건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