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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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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회]


BY 하늘 2001-11-26

몇번을 기도했나 모른다 그녀가 그곳에 있어주기를
하지만 기도의 응답이였을까
다행히 다음은 그 좌석한켠에 있었다

"다음아!" "정화야.."
"어딜갈려구?" "그냥 바람이 쐬고 싶었어 집에있음 견딜수 없어서"
"같이 가자" "뭐?" "잔말 말구 같이 가자
나도 바람 쐬고 싶었거든 같이갈사람 없어 못갔는데..."
"애들은 어쩌구?' "걱정말아 애들이람 껌뻑죽는
사람들 많으니까 몇일은 얼싸좋다하고 봐주실거야"
"고맙다" "그런말 하지마~ 너라면 이런때 모른체 할거니?"
다음은 암말도 않했다
그래 ...혼자보다는 그래도 둘이 나을까

친구랑 고속도로를 달렸다
다음은 창문을 열고 찬바람을 폐속 깊이 들이마셨다
시원하다...

친구의 차는 다음이 낯익은 도시로 들어섰다
"어..여긴!!!" "훗 너도 잘 아는구나 내가 좋아하는곳이야"
"그래~나에게도 좋은추억이 많은 장소야"
"그러니..거참...다행이다 그래도~"
친구와 함께 묵을호텔에 체크인을 했다
정화가 알아서 척척해주니 다음은 고맙고 그리고 편했다

저녁을 먹고 둘인 바닷가를 거닐다
포장마차에 들어섰다
잘 마시지도 못하는 독한 소주를 앞에두고
주거니 받거니 잔이 오가고
뭔가 뜨건것이 올라와서 다음은
열심히 속을 눌러야 했다

정화의 힘겨웠던 이야기를 시작으로
다음의 이야기까지
이런저런 사는 이야기가 오가고
눈물이 가볍게 볼을 타고 흐른다

그래도 잘 참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잘 숨겨왔다고 생각했는데
아마도 술의 힘인 모양이다

"바람이라도 쐬자"
"그래 바람에 확 날려버리지 모"
차가운 바다바람이 오히려 상쾌하다

잠시 정화가 화장실을 간사이
바위에 다음이 앉았다
"안녕하세요?"돌아보니 낯선 인기척이 난다
"......."
"혼자 오셨나요?" "아니요"
"일행이 있으신가보죠 그럼 잠시 어딜 가셨나봐요?"
"화장실에요" "네...그럼 오실동안만
이야기 나눠도 될까요?" "......."
"어디사세요?" "서울요" "놀러오신건가요?"
"나를 찾으러 온거에요" "나를? 언제 잃어버렸는데요?"
"언제라..잘 모르겠네요 언제인지는 정확하게
하지만 잃어버린건 사실인거 같아요"

"모하는 분이세요?" 내가 뭘하는 사람이였을까
누구였지...한사람의 아내 아이들의 엄마
그리고...뭐였을까?
문득 그런 질문이 돌아온다
"모르겠어요 내가 뭘했는지"
"많이 뭔가 응어리가 있는분 같네요"
"난 아줌마에요!" 헉..왜그런말이 술술 나오는걸까
"당연히 남편은 있구 그리고 애들이 둘이죠
하난 아들이고 하난 딸..."
"네 그러시군요 근데 왜?"
"왜 이곳엘 왔냐구요? 그냥...좀 쉬고싶었을 뿐이에요"

"누구니?" 언제인가 정화가 곁에 서있다
"아는분이야?" "아..아닙니다 혼자계시기에 잠시
말을 걸어본거 뿐이에요"
의심의 눈초리로 정화가 째려본다
"오해는 마세요 정말이에요...
단지 이전의 내모습이 떠올라서 말이져
왠지 그냥갈수 없었어요"
"이전의 내모습요?"
"하..뭐 별거 아닌데요 한때 무척 힘들었던 적이 있었거든요
그때 나도 똑같이 저런 포즈로 세상을 고만 하직할까
모 이런 고민에 휩싸였죠 사랑하는 여자한테
채였거든요 직장도 떨어지고...
정말 막막했었어요"
"지금은?" "지금은 괜챦아요 시간이 지났으니까...
취직도 했고 자리도 잡았구 그리고 또 얼마후면
결혼도 할거 같구요"
겸연쩍은 듯이 그사람이 웃는다
"축하드려요"
"하..모..감사합니다"

"우리친군 그런건 아니니 염려마세요 "
"그럼 다행이구요...표정이 넘 어둡고
슬퍼보이는게...좀 그런분위기를 풍겼습니다
내가 맡았던 죽음의 냄새가 나는거 같아
실례인줄 알지만 이렇게 말을 걸었습니다"
"고마워요..." "그때만약 제가 죽었더라면
저는 그저 세상에 있었는지 없었는지도 모를
그런 놈이 됐겠죠 하지만 그러지 못했습니다
살다보니 어느덧 상처가 아물더군요
모 다 잊지는 못하지만...그래도 어느정도 살아갈
용기가 생겼다고나 할까요?"
"시간이 약인거겠죠"
정화의 말이 가슴으로 스쳐간다
시간이 약이다...정말 시간이 지난다면
이 아픔도 차츰 희미해져 갈수 있을까...

바다를 보면서 한없이 밀려왔다 가는
물살을 보면서 다음은 그런 물음을 던져본다
나는 누구지?
나는 무엇이지?
그런 끊임없는 물음들이 아프게 다가온다

"다음아...이런말 어느정도 너에게 위안이 될런지 모르겠다
지금 니 모습...만약 니 엄마가 보신다면
뭐라고 하실까?
슬퍼해준다고 기뻐해주시겠니?"
다음은 고개를 저었다
"휴우...그럴거야 어머님은 아마 더 많이 슬퍼하실거야
아마 모르긴해도 자식에게 아픔을 주신것을
가슴아퍼 하시겠지 다음이가 더 잘살아
엄마몫까지...그게 어머님이 원하는거 아니겠니?"
"......." "천천히 생각해봐...무엇이 더 옳은건지...춥다 들어가자고만..오늘은 많이 마셨으니 그냥 암생각없이 푹 꼬라져 자자"
"그래" 정화와 어깨를 맞대고 다음은 호텔로 들어갔다
그래 암생각 없이 자자 푹꼬라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