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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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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BY 바리 2001-09-05

좀 쉬고 싶다. 머리속이 온통 뒤죽박죽이다. 여기서 내가 뭘 어떻게

해야하는지... 어떻게 살아가야하는지.. 모르겠다. 그 화무라는 장로

는 내가 쉬고 싶다고 하자 아리수들의 집이라며 날 이리로 데려왔다.

이 시대엔 왕들이 사는 궁궐같은게 따로 없나보다. 그냥 딴

집들과 마찬가지로 나무로 뼈대를 잇고 지붕도 나무로 덮여있다. 완전

목조 전원주택이다. 침상하나, 탁자와 의자(이 시대엔 입식생활을 했

었나보다. ) 그 옆칸에 부엌으로 보이는 시설이 돼있고 내 시중을 들

어줄 여인이 자는 방이 있다. 참 단순하기 그지없는 시설이다. 이런때

조용한 음악이라도 들을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오디오가 그리워진

다. 지금 거긴 낮일까 밤일까. 오빤 뭘하고 있을까. 낮이면 아직 자거

나 누워서 뒹굴거리고 있을꺼고 밤이라면 친구들과 술한잔 하고 있

겠지? 나두 술한잔 하고 싶다. 여기도 술이 있을래나? 나중에 한번

물어봐야 겠다. 이렇게 가만 누워있으니까 자꾸 보고싶다. 헤어진지

3일짼데 너무 보고싶다.

" ..........수 님.."

"아리수님... 이제그만 일어나셔야죠. 벌써 날이 밝았습니다. 아리수님?"

웅~ 뭐야 아직 시계도 안울었는데... 이씨.....

얼핏눈을 뜨니 누가 날 쳐다보고 있다. 참 이쁘게 생겼는데.. 이상하

네 난 혼자사는데 문도 잠겨있을꺼고.. 으이고 엄마야 귀신인가봐.

" 으악 귀신이닷. 엄마~~~ "

"아리수님 귀신이라니요. 저예요. 어제 인사드린 수빈이에요. 아리수

님시중들 수빈이라구요."

시중? 누구 누굴 시중들어? 재가 날? 왜? 난 가정부쓴일없는데........

"아리수님 그만 일어나셔서 세수하고 아침 드세요. 오늘은 사람들한

테 정식으로 아리수님을 소개할꺼라고 화무님이 그러셨어요. 그러니

빨리식사하시고 준비하셔야죠. 빨리요....."

아리수.. 그래 난 아리수지. 꿈이었음 했는데 아니었네. 에휴 복도 지

지리도 없는 년... 이왕 이렇게 됐으니까 나도 통치라는거나 한번 해

볼까? 내가 왕이니까 뭐든 다 내 맘대로 할수있을꺼 아니겠어?

이거 신나는데?..

수빈이가 냇가에서 떠온 물로 간단하게 세수를 하고 탁자에 앉았다.

뭐 화장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편하고 좋다. (여기선

내가 화장하고 나타나면 다들 이상하게 볼테지?)

아침으로 내온 메뉴는 너무 간단하다. 이거 내가 왕이 맞긴 맞나..

이 시대부터 밥을 해먹었나 보다. 하긴 *고시씨의 후손들이 있어

농사를 주관하던 시대였으니 당연한 일이겠지만.. 밥에 이름모를 나물

2가지 그리고 말린 고기.. 이게 다다. 정말 간단하지? 밥은 많이 거칠

었지만 그런대로 먹을만 했다. 나물도 ..

"식사 다 하셨으면 이쪽으로 오세요. 옷을 갈아 입으셔야해요. 그 옷을 입고

나가실순 없잖아요."

여긴 단순한걸 무척이나 좋아하나보다. 옷도 뒤쪽을 다 터서 매듭으

로 묶기만 하면 끝인걸로 돼어있다. 밑이 터진 자루를 입은 기분이다.

그 대신 허리엔 가죽끈으로된 띠를 둘러묶어서 끈을 길게 늘어뜨리게

했다. 이건 좀 이쁘다. 문젠 머린데... 이거 자는동안 이리 눌리고

저리 눌리고 해서 삐죽삐죽 짧은 머리가 참 가관이다. 그래서 남는

천을 하나 달래서 두건형식으로 머리를 가려 묶었다. 이러니 좀낫다.

자 이젠 사람들을 만나러 가는 일만 남았네.. 후우 긴장이 된다.

내가 잘 할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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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시씨 -- 환웅이 태백산으로 내려와 신시를 열때 '우가'란 직책을 맡아짐승을 잡아 기르는 법과 농사를 짓는 법을 가르친 사람.
이 고시씨의 후손들이 단군조선시대까지 이어지면서 고대 중
국에도 농사짓는 법을 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