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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님이 하신 김치를 친정에 나눠주는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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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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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BY 미소 2001-09-04

"몇개월이라고 했었지?"

"....."

"엄마. 3개월이라고 말씀드렸잖아요"

"그래.. 앞으로 어떡할 작정이냐?'

"윤주 착한애예요 잘하고 살꺼예요
그리고 제가 이 사람 책임져야 해요"

"책임을 지다니?
애가 혼자힘으로 들어서는거냐?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법이라고 했다 암튼 알겠다. 애가 들어섰는데 어쩌겠니...
남들보기 남사스러니까 사진관가서 사진만찍고
결혼식은 접기로 하자.. "

"엄마.... 너무하시는거 아니예요
결혼식을 어떻게 그냥 넘어가라고 말씀하실 수 있으세요?"

상철은 마지막말을 남기고 착착한 맘에 담배를 테우러
자리에서 일어서고 윤주와 어머니, 단 둘이 남게되었다.

"나는 직선적인 성격이라 있는데로 애기를 하는 사람이니까
오해없이 듣거라"

"....예"

"우리 친정이 7남매다. 너 예단이며 혼수며 해올 수 없다는거
상철이한테 들었는데, 어떻게 할려고 결혼식을 하겠다는
애기가 나오는거냐? 상철이한테는 네가 잘 애기하거라
그리고 노파심에서 애기하는 건데 남자한테 쑥덕쑥덕 애기하면
부모지간에 의나고 콩가루 집안 되는거 명심해라. 알겠니?

"...예"

그렇게 그렇게...
그 둘은 아픔이 묻어나는 사진만 있는 부부가 되었고
자그마한 14평 아파트를 마련해 둘만의 행복을 가꿔나갔다

5개월이 되자 배가 서서히 불러오고 주부의 길에 접어 들어
행복한 집에서 칭찬이라는 반찬과 사랑이라는 밥으로
둘의 사랑은 새록새록 커져만간다

아침이면 찌개가 짜지지 않도록 신경을 고추세워 아침상을 마련하고
저녁이면 장을봐다 맛깔스런 저녁을 그에게 선사했다

또 다른 윤주의 면모에 상철은 깊은 정이 생겨난다

다달이 배가 불러와 산달이 가까워지자 임신중독증이여서 발이 붇고 누르면 골이 푹패인 것 같아 상철이 출근하고 나면 밥조차 먹을 수 없는
상태에 이르자 출산때까지 시댁에 들어가기로 결정을 했다

"이제 엄마도 널 인정하실꺼야. 그리고 배가 이렇게 불러왔는데
심한 말씀이야 하시겠니... 우리 그렇게 하자?'

"응.. 알았어요, 그렇게할께. 그리구 나... 잘 하려구 노력할께"

"고맙다 윤주야...우리 잠시만 고생한다 생각하자 아주 잠시동안.."


상철의 생각은 어리석었다
그것은 윤주의 보호막을 걷어내는 것이였기에
그 일은......
일어나지 말았어야 했다. 윤주에게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