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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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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회]


BY 오필리아 2001-08-24

엄마가 왔다..
어머님은 아무일 없다는 듯이...웃으면서 엄마를 맞았다..

"사돈.. 오세요?"

사돈이라는 소리...
그 소리...
참으로.. 오랜만이었다..

내가 문주를 낳고나서..
엄마는 한번도... 어머님으로부터 당연히 들어야 할 그 호칭을 듣지 못하고 있었다...

"네.. 사돈...그간 안녕하셨구요?"

"그럼요..우리 애가 친정엘 가고 싶다고 해서.."

"아.. 네... 제가 그럼 며칠 데리고 있겠습니다.."

"아니에요.. 천천히..."
어머님은 거기까지 말씀하시곤 입을 닫으셨다...

"문주야.. 그럼 잘 다녀오너라..."
어머님은 문주를 보고 손을 흔드셨다...

"그럼.. 어머님..."
나는 어머님께 고개를 숙였다...

우리 두 모녀를 태운 엄마의 차가 출발했다...
불쌍한 두 모녀...

그날.. 저녁.. 남편은 친정으로 찾아왔다..

"장모님.. 장인어른.. 안녕하셨어요?"

"아이구.. 우리 사위.. 얼굴 오랜만이네.."
엄마와 아빠는 기뻐하였다...

그날....
저녁...
나는.. 문주와.. 남편과.. 저녁식사를 하러 갔다...

내가 문주를 가지고나서 갔던 그 레스토랑...
우리가 둘째를 가지자는 약속을 하던 그 레스토랑이었다...

나의 지옥같은 삶의 구비구비.. 잠깐이라도 행복하던 시절의 추억이 서려 있는 곳이었다...

밥을 먹으며...
남편에게 말했다...

"우리 중 누가 오래 살까? 아마 당신이겠지?"

"글쎄...."

"만약에.. 내가 죽으면 당신 재혼 할거지?"

"무슨 소리야.. 난 당신이랑 연애할 때.. 당신이 죽었어도.. 결혼 안하고 독신으로 평생 살았을텐데..."

"에이.. 바보같이... 그 말을 누가 믿어?"

"당신.. 여유로와 보여.. 처가에 진작에 올걸.. 근데.. 어머님이 당신한테 혹시 심하게 말씀 안하셨어? 친정에 온다니까..."

"아니.. 어머님이 그냥 가라고 보내주시던데..."

"그..그래?"

"만약에.. 내가 죽으면... 문주는 엄마가 키우게 해줘... 당신은 어머님 등쌀에 재혼해야 할테고.. 그럼.. 문주 걸림돌 될테고.. 그럼... 당신 어머님.. 하나뿐인 맏아들 위해서 당신이 문주 키우겠다고 하실테고.. 하지만.. 어머님.. 말씀만 그럭하시지 기운 없으실테고..그럼 우리 문주 천덕꾸러기 될테고... 우리 엄마한테 문주 맡겨...알겠지?"

"왜.. 자꾸 죽는다는 얘길해? 기분 나쁘게... 어서 밥이나 먹자.."

"그래... 하지만.. 만약.. 그런일이 생긴다면.. 내가 오늘 얘기한데로 해 주기다.."

"그래..그래...문주야.. 오늘 니 엄마 정말 이상하다..그치?"

문주..
그 애를 바라보았다...

눈물이 났다...
앞으로.. 이 아이의 인생은 어떻게 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