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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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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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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BY 오필리아 2001-08-20


내가.. 딸 아이를 낳은 그날밤...
엄마와 나는 어머니의 배려로 병실에 같이 있게 되었다...

"오늘 밤에는 제가 여기 있을게요...사돈.."
엄마가 애원조로 어머니에게 말하는 것이 들렸다..

"그럼.. 그럭하세요..저는 동재랑 집에 들어가서 자고 내일 다시 오겠습니다..동재야, 가자.."

남편이 한치의 주저도 없이 어머니를 따라 나섰다...
한 마디 인사도 없었다...
남편은 그랬다..
그런 성격의 소유자였다...

온화한 차가움...
그것이 그가 가진 성격의 전부였다..

엄마는.. 그렇게 자신의 어머니를 따라가는 사위를 서운한 눈빛으로 바라만 보고 있었다...

어머니와 남편이 자리를 뜨자...
엄마는 왈칵 눈물이 쏟아지는 것 같았다...

"나가서 필요한 걸 좀 사올게.. 여기 있어.. 엄마 금방올게.."
엄마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덩그렇게.. 그렇게 혼자만 병실에 남았다..

내가 딸을 낳았다는 사실..
그리고 내일 모레면.. 내가 퇴원해서 시댁으로 들어간다는 사실...
엄마를 아주 오래.. 볼수 없다는 사실...
여러가지 생각이 교차하면서...나를 혼란으로 몰아넣었다...

그날밤....
엄마와 나는 병실에 나란히 누웠다..
엄마는 내 침대 옆에 놓인 보호자용 침대에 누웠다...

"엄마.. 나 어떡하지? 나 딸을 낳아서... 어떡하지?"

엄마는 웃었다..
"괜찮아.. 딸이 어때서?"

"나 아이 또 낳아야되는거지?"

"그럼.. 하나만 낳을려고 했어?"

"하지만.. 만약에 내가 또 딸을 낳는다면?"

"그럼.. 그 땐.. 니가 알아서 결정하는거지.. 더 낳을지 말지..."

"그렇게 될까? 그렇게 할 수 있을까?"

"그건 나중일이야.. 애 낳은지 세시간도 안됐어.. 지금은 그런거 생각하지마..자자 얼른.."

엄마가 일어나 불을 껐다...
참았던 눈물이 흘렀다...


나의 눈물이 엄마의 한숨 소리를 적셨던 그날밤....
밤새 엄마는 그렇게 그렇게 한숨만 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