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의 고양이 울음소리가 좀 심상찮다고 생각했는데 내몸이 귀찮아
아침에야 뒤켠을 가보았다.
눈도 뜨지못한 다섯마리의 조무래기들을 보니 눈물이 나왔다.
탯줄은 어찌 잘랐으며, 하나도 아니고 다섯이나 낳으려면 여간 힘든일
이었을 것인데 혼자서 어떻게 치뤄냈는지....혼자 해산한 어미가 너무
장해보여 순간 내 얼굴에선 미소가 피어 올랐다.
고양이를 보고 대견해하리라곤 상상하지 못했던 나였는데 지금의 상황은
바쁨 아침출근도 뒤로하고 서둘러 우유를 뎁히고 옷가지를 더 가지고 나와
고양이에게 직접 덮어주기까지에 이르렀다.
그렇게 얼마동안이 흐르면서 한편으로 저 어린 것들을 집안으로 들여야
할까 갈등도 했다.
하지만 곧 세상에 나올 내 아이를 생각해서 그 고양이가족에겐 어미의
젖이 잘 나올 수 있을만한 먹거리를 뒤켠입구에 가져다 놓는게 내가
결정한 고작의 일이었다.
여섯마리의 고양이들과 동거아닌 동거를 하게된지 보름정도 지났을무렵
쯤의 난 고양이들에게 이름까지 붙여 부르고 있었다.
엄마고양이는 '에미' 까만색의 뺀질하게 생긴 놈은 '뺀질이' 눈부시게
하얀 털을 가지고 있는 놈은 '스노우' 엄마랑 가장 많이 닮은 놈은
'쥬니어' 조금 우습게 생긴, 아니 귀여운 놈은 '돌삐' 나머지 한놈이
문제였다.
그놈은 첨 날때부터 좀 비실거렸고 다른 놈들보다 덩치가 눈에 띄게
작아 걱정스런 막내라 따로 표시를 해서 우유라도 한모금 더 챙기려
빨간색의 고무줄을 느슨하게 만들어 목에 걸어주었기에 그놈의 이름은
자연스럽게 '빨갱이'였다.
며칠후 남편이 출장을 간 새벽에 가진통이 왔지만 덤덤히 출근을 했고
직원들의 덕담을 들으며 벌건 낙지볶음에 맛나게 밥을 먹고는 한달음에
집으로 돌아와 출장간 남편대신 언니에게 연락한 후 것저것 준비를 마치고
집을 나서며 고양이가 생각났다.
아직 다음 진통이 오기전이라 조금 여유가 생긴 나는 뒤켠의 고양이들
에게 가서 잘다녀오겠노라 인사를 하고, 에미에게 혼잣말을 건넸다.
"너 대단하다...난 아무것도 모르는데 넌 어떻게 혼자서 그일을 다치뤘니?
아파도 참고 잘하고 올께. 애들 잘키우고 있어"
빨갱이가 제일 먼저 고개를 들었고, 돌삐랑 스노우가 장난치다 말고
힐끔보았다.
쥬니어는 에미품속에서 나오지도 않았고 뺀질이는 두리번대기만 했다.
냉장고에 남아있던 햄조각이랑 맛살, 멸치 나부랭이들을 앞에다 놓아주고
남은 우유도 마저 부어주고 나서 집을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