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도 다음날도...
그의 동생의 연락을 기다렸지만
오지 않았다
은주는 기다리다 못해
병원을 찾아갔다
가는길에 꽃집에 들려
장미한다발을 들고서
병원...
세상엔 어떻게 이런 많은 사람들이
병에 시달리고 있을까 싶을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오가고 있다
터벅터벅..
은주는 병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실례합니다"
그의 방호수를 물었다
하지만 간호원말이 면회사절이란다
잠깐이면 된다고 몇번을 사정해도
거듭 은주는 거절을 당했다
힘없이 은주의 손이 내려졌다
돌아서려는데 누군가 반가운듯이 달려와
아는체를 건넨다
"은주씨"
"안..안녕하세요"
반가움에 은주는 웃음을 건넸다
"네...연락못해 죄송해요
경황이 없었어요"
"네 오빤 어때요"
"형은...괜챦아요"
"아! 하느님 감사합니다"
순간적으로 은주는 신에게 감사의 기도를
올리고픈 맘이었다
은주는 잠깐만 보고 가겠다고
한사코 고집을 부렸다
그는 승낙했다 결국...
은주는 그를 따라 상민이 있는 병실로
들어갔다
잠을 자는것일까
그는 조용히 누워있었다
몇일새에 얼굴이 말이 아니다
"오빠!"
"쉿...그냥 두세요"
"아..네"
아마 자고 있는 모양이다
은주는 한참을 그의 잠든 모습을
바라보았다
얼마나 그리운 얼굴이던가
은주는 슬그머니 그의 손을 잡아 보았다
따스한 체온...
그제서야 은주는 맘의 긴장을 풀었다
"고마워요...고마워 살아주어서"
이제 나가야 한다고 그의 동생이 말한다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
하지만 억지로 은주는 돌아서야 했다
아쉬운 이별...
이것이 영원한 이별은 아닐테니 돌아서 참자
잠시..그래 아주 잠시면 되는거야
다시 볼수 있을걸뭐...
은주는 누워있는 상민의 이마에 입맞춤을
하고 나왔다
"은주씨"
"네"
"이런말...미안하지만 오지 않았음 좋겠습니다"
"네 제가 뭐 잘못이래두"
"아니 아니 그건 아니에요
다만 지금의 형은 안정을 해야 하니까...
그러니까..."
살짝 내리 깔은 남자의 표정이 흔들렸다
미안함에 그러리라...
"알았어요 그렇게 할께요 그럼 되죠"
"네 와줘서 고마워요 형도..
형도 아마 고마워 했을거에요"
"왠지..말이 과거형으로 들리네요
고마워 했을거라니...
지금 잠들어 있는거 아닌가여"
"그..그래요 그건..
별뜻 아니니 돌아가세요 안녕~"
그가 먼저 돌아서 갔다
냉정한 사람인걸까 상민과는 형제라도
또 다른것일까
은주는 단지 그가 상민의 동생이란
이유 하나로도.그와 피를 나눴다는 이유만으로도
충분히 좋아질거 같은데...
섭섭한 맘을 안고 은주는 되돌아 왔다
병원....
상민의 동생 정민은 눈물을 훔쳤다
형이 사랑했던 여자...
맘아프지만 그렇게 돌려보내야 했다
미안해 형...
나 용서해 줄거지...
나 잘한거지 형...
그렇지...
엄마는 멍한 얼굴로 돌아오셨다
"엄마"
"아냐 아닐거야 그렇지 정민아"
"엄마!"
"인정할수없다. 내눈에 흙이 들어가기전엔
절대 안돼"
"엄마...늦었어요"
"아니야! 절대 절대루 그렇지 않아
살릴거다 내가 어떻게든 내가 살릴거여!"
정민은 말이 없었다
어떻게 자신조차 인정할수 없는 이 사실을
엄마한테 인정하라 종용할수 있겠는가
저렇듯 평온하게 누워있는 형이
뇌사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