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이 술을 많이 마셨던날 이후로
미진은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자신이 미처 헤아리지도 그리고 몰랐었던 부분을
미진은 알게 된거 같았다
내인생의 주인공이 나라서일까
항상 가장 힘든사람도 나인거 같고
가장 아픈사람도 나인거 같구
가장 슬픈사람역시 나란 생각을 많이 가졌었다
하지만 상대방역시
그런 아픔.그런 슬픔.그런 힘듬을 가지고
살아가는가보다
얼마나 이기적인가
사람이란...
아니다 아니다해도 내주위보기에 급급할뿐...
역시 우물안 개구리일 뿐일때가 더 많은듯하다
그건 정민의 생각도 마찬가지였다
누가 그렇게 하라고 딱히 일러준것도 아니건만
어느샌가 안그럴려고해도
자기도 모를 편견에 쌓여 살게 되었었다
그것이 기준이 되고
가치판단이 되고...
결국 자신의 삶을 좌지우지했던것이다
하지만 딸을보며 그는 많이 달라졌다
그동안 자신이 살아왔던 삶도 돌아보게 되었고...
어쨌든 그는 지금과는 다른 시각으로
모든것을 볼수 있게 된것이다
두사람은 마주앉아
차를 마시고 있었다
"지난번에..."
미진이 말을 꺼내자 정민이 차잔을
테이블위에 내려놓았다
"지난번일로...나 생각 많이 했어요"
"......"
"모르겠어요 내가 왜 그랬는지
하지만 당신은 늘 흔들림이 없었고
자신에 꽉차있었어요
난 내가 잘 사는건지 올바르게가는건지...
판단이 서질 않았구요
늘 흔들렸던거 같아요 다만 표현하지 못했을뿐..."
"미안하오 나역시...당신을 이해하지 못했어
나는 단순한 사람이야
복잡한것은 몰라 당신이 말해주지 않았다면
난 아직도 그모양 그대로였을테지"
"그래요 우리 정말 너무 속마음을 털어놓지 못했어요
그렇게 오래 살았어두 말에요
남이나 다름없었죠"
"그랬어. 당신한테 미안하네
항상 일때문에 당신 힘들거란거 헤아리지 못했소"
"그래요...지금은 이해하지만
그땐 당신이 정말 섭섭했어요
여자는...많은 부와 명성 그런걸 원하는게 아녜요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봐주고
자길 이해해주는 그런 남편을 바래요
아내가 하는이야기가 다소 지루하고 재미없어두
고개 끄덕여줄수 있는 남자...
네에..
나두 그런 당신을 원했어요"
"왜 한번도 그런이야기
내게 하지 못한거요
했더람 좋았을텐데"
"글쎄요 왜그랬을까
만약 내가 그랬다면 당신은...
당신은 그렇게 해줬을까요"
"아마도 그때의 나람 그렇게 하지 못했을것이오
그때의 난 무엇보다 일이 우선이었던거 같아
결국 일도 나나 당신 그리고 아이들을 위해
해야했던 것인데..나는 대체 거기서
무엇을 찾고 있었을까"
"난 정말 뒷모습보는게 젤 싫었어요
늘 뒷모습을 보는게 일이었죠
당신이 출근하는모습
퇴근해서는 밥먹고 씻고 그리고 내게서
등돌려 자는모습...
그런 생각했었어요 당신이 내게서 점점 멀어져 가는 것일까하고
많이 쓸쓸했네요"
"난 일에 지쳐 왔었구
그리고 당신은 항상 바빴쟎소
그래...늘 아이에게 당신 시선이 꽂히곤했지
나역시도 소외감을 느낄수밖에..."
모처럼 두사람은 시간가는줄 모르고
이야기꽃을 피웠다
지금이라면 미진도 많이 지혜로울거 같다
왜 말을 안하고 산것일까
아주 작은것
감정표현을...
좋음 좋다고 싫음 싫다고
그렇게 했더람 좋았을것을...
정민역시 그런생각을했다
왜 좀더 아내에 대해 알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을까
분명 사랑해서
그리고 함께 있고파서 결혼한것인데...
넘 가까이
늘 있어서 당연시했던건 아닐까
인생을 한번 더살수 있다면
참 좋을거 같다
한번 연습하고 살면
아마 덜 실수하고
덜 후회하고
덜 상처 받으며 살수있을수 않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