꽈당.
한밤중에 잠을 자다 놀라
은주와 미진은 눈을떴다
뭐지...
미진이 황급히 껐던 불을 켰다
"어머..."
"아..아버지!"
"아니 대체 이게 무슨일에요
왜이렇게 취한거에요"
놀라는 엄마목소리 뒤로
은주역시도 놀라긴 마찬가지였다
"은주야 미안하다...
내가 내가...몹쓸놈이구나
그러는게 아닌데...
그러자고 한건 아니었는데...."
"여..여보!"
"미안해 정말 미안하다"
"어짜자고 술을...마시지도 못하면서"
"그래...술 못마시지
하지만 마시고 싶었어 오늘만큼은 하하하
취하고 싶었지
취하니까...정말 기분좋다
너무 너무 기분이 좋아......"
"......"
"은주야 아버진 말이다
그냥 딴생각 안하고 열심히
아버지의 할일을 다하면 되는줄 알았구나
먹고 입고 쓰는거
사는데 필요한 돈만 주면
가정이란 잘 돌아가는 거려니 그렇게 생각했다
너의 엄마에게도 한눈 안팔고
그저 이럼 잘하는것이라 생각했구나
참으로 어리석었지
누가 그렇게 말해주었으면 좋을텐데
아무도 내겐 그런이야기 해주지 않았다
그저 어느날 결혼을 했고
남편이 되고 아버지가 되고...
그랬구나"
미진의 눈에서 그리고 은주의 눈에서도
눈물이 또르르르
굴러 떨어졌다
"난 모르겠다 세상을 내가 잘 살아온건지
지금까진 자신있었는데
지금은 잘 모르겠어...
그냥 괴롭구나. 뭘 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내가 뭘 해주면 되는지..."
아버지 눈가에도 어렴풋이 이슬이 비췄다
한집안의 가장으로서 살아오신 아버지
은주는 한번도 그의 입장에 서서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중심적인것일까
뭐든 나를 기준으로 생각하고 그런다
하지만 태어나 첨으로 은주는 아버지의 눈으로
주위를 둘러보게 되었다
목에 메인다
우리들 사는 세상에
가련하고 불쌍하지 않은 사람이 얼마나 될까...
역지사지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보면
모든게 이해되고 모든게 용서되고
그리고 그럴수밖에 없는 그 입장을
헤아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