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이야기>
그의 집은 시골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곳엔 그가 갈수 있는
학교가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집에서 나와
자취를 하게 되었고
그리고 그곳에서
버스로 통학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매일아침
한 여학생을 마주치게 되었습니다
피부결이 유난히 하얗고
얼굴이 창백한 그녀는
다른사람들 틈에서 너무나도 눈에
잘 띄었습니다
너무 말라 연약해서
바람만 불면 훅하고
날라가 버릴거 같은 그녀
차츰 그는 그녀를
눈여겨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느새
그 여학생은 그의 맘에 자리잡아
떠날줄 모르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그는 그녀를 만나기 위해
어느날 뒤를 따라가서
그녀 집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늘 그녀를
아침에 보기위해
집앞에서 기다리다
함께 버스에 오르곤 하였습니다
그녀가 학교에 다다랐을때
그도 따라 내리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바로 그때
그녀는 어지럼을 느끼며 픽...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당황한 그는 그녀를 향해
뛰어갔고 그리고 주위에 널려진
스케치북이며 가방.책들을
주섬주섬 주워 돌려주었습니다
그후에도 그는
끊임없이 그녀를 따라다녔고
그녀역시 이제는 그이 존재를 알아
그를 보고 눈인사를 건네는
그런 사이가 되었습니다
그러다 둘이는
서로 인사를 하게 되었고
함께 도서관에서 공부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그녀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집앞에서 기다려도 보았지만
그녀의 소식을 알길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얼마를 기다리던날
다시 그집에서
그녀가 나왔습니다
그는 너무나 반갑고 기뻐서
단숨에 달려갔지만
그녀는 너무나 냉냉했습니다
그리고 차갑게
이제 더이상
귀챦게 하지 말아달라고
한마디 던지며
사라져갔습니다
믿기지 않는 일이지만
그는 그일을
받아 들여야 했습니다
그는 방황하기 시작했습니다
답답한 맘에 친구들과
술도 마시고
그리고 담배도 배우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그는 변해만 갔습니다
그런 어느날 마주친 자리에서
그녀는 그렇게 변해버린 그를
안타깝게 바라보았습니다
하지만 그는 보란듯이
그녀곁을 그냥 지나쳐 왔습니다
그것이 마지막이었습니다
어느날 낯선 신사한분이
그를 찾아 왔습니다
하지만 그는 모르는 사람이라
선뜻 따라나서지 못했습니다
신사는 그가 나올때까지
벤치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는 할수없이 신사에게
다가갔습니다
그는 암말없이
하얀 스케치북 한권을
내밀었습니다
"이게 뭔가요?"
"펼쳐보면 알걸세"
그는 그래서
스케치북을 열어보았습니다
그리고 그는 넘 놀라
암말도 할수가 없었습니다
"이..이건..."
"그래 그것은 자네지
내딸이 그린거라네
그앤 언제나 손에서
그그림을 놓지 않았어"
"그런데 이걸 왜 절 보여주시는거죠?"
"이걸 전해달라고 하더군
자네에게 말일세."
"전 받을수 없습니다
무슨이유인지 모르겠지만"
그의 냉정함이 슬픈지 신사는 한동안
슬픈듯이 땅을
응시한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제발 받아주게
그애의 마지막 부탁이었어"
목에 메인 신사의 말에
그는 고개를 갸웃거렸습니다
"마지막이라니..."
"사실은..사실은 말이야
이렇게 말해달라고 했네
공부하러 아주멀리
떠날거라고 말이야
하지만...그것은
그애의 희망사항일 뿐이고
얼마전에 그애가 떠났네
그럼서 말해주더군
딱 몇년만
더 살수 있다면...
넘 좋겠노라고
그럼 자네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낼수 있어 좋았을뻔했다고
그앤 말이지 백혈병이었네
피가 생기지 않는...
마지막 갈길을 준비하고 있었어
그러다 자넬 만나고
더 살고 싶어했지만...결국은..."
그는 놀라서 아무말도 못한채
신사를 바라보았다
"미안하네
딸애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자네맘 심란할줄 알면서도...
정말 미안하네"
참으려 해도
흐느낌이 멈추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그리고 뒤돌아서
힘없이 걸음을 떼었습니다
"그건..이제 자네것이야
자네가 알아서 해주게"
그렇게 신사분은 돌아서 갔습니다
그는 망연히 그곳에 서있었습니다
잠시후에 친구들이 우르르 몰려들었고
멍한채 서있는 그의 곁에 와서
등을 치고 장난을 걸었습니다
그제서야 그는 현실로 돌아왔습니다
하염없이 눈에서
알수없는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참을수 없을정도로 그런 눈물이...
그런 모든일들이
왠지 현실로 인정할수 없어서
그는 한참동안을
그녀 집앞을 서성이곤 했습니다
하지만 정말 그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다신 그녀 모습을 만날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얼마후 그집은 이사를 가버렸고
어느곳으로 어떻게 가버렸는지 조차
그는 다신 들을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아픈 시간을
그는 보내야 했고
그리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
어느정도 그역시 체념하며
살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우연히
그는 심장이
멈춰 버리는 충격을 느꼈습니다
이세상에 있지 않을거라 생각한 그녀가
그앞에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그것은 착각이었다는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비슷하지만 아주 많이 다르다는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넘 많이 닮아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자기도 모르게
자꾸만 자꾸만 그녀에게 가는 시선을
멈추질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가슴아프게 그리워했던
그의 사랑이 하필이면
은주와 넘 비슷하게 생겼다는 사실을
은주는 진이에게 전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