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주는 그를 만날때면 한없이 편했다 은주역시 오빠가 없으니까 언제나 엄마에게 졸랐었지 엄마...나도 오빠 줘~ 엄만 아주 난감해 하셨다 그런 생각이 나서 은주는 슬며시 웃었다 참 철이 없었다 나두... 요즘들어 은주는 생기가 돌았다 하지만 그건 아버지나 엄마에 대한 미안한맘과 맞물려 은주에게 커다란 불안으로 다가왔다 이제껏 살면서 한번도 이런일이 없었다 언제나 내삶은 투명했다 비록 부모님이 곁에 계시진 않지만 은주의 일상을 훤히 알고 계셨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나에게도 이제 하나의 비밀이 생겨버린거야... "은주야" "아고 깜짝이야~" "기집애 뭘 그리 놀래니" 은주는 사색에 잠긴 자신의 등을 찰싹 때리고 다가오는 은미를 보며 가슴을쓸어 내렸다 "요즘 좋아?" "뭐 그럭저럭..." "그렇구나..." "....." 은미는 한동안 아무말없이 운동자 한켠을 응시했다 "너 누구 좋아해본적 있니?" "뭐?" "난 요즘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어" "그래...좋겠다" "누군지 궁금하지 않니?" "글쎄...니가 곤란해 하지 않는다면 " "나 상민오빠 좋아한다" 한순간 은주는 자기귀를 의심했다 설마..내가 아는 사람은 아니겠지 "모르겠어 내맘도 나도 모르겠어 요즘은 부쩍 그 오빠 생각이 많이 난다 넌 어때?" "저...글쎄 별로 생각해 보지 않아서..난..." "그말은 즉...별 생각이 없었단거야" 믿을수 없단 은미의 표정에 은주는 어떻게 말해야 할지 곤란함을 감출수가 없었다 참 솔직하고 대범한 성격이구나 그런 성격이 은주는 어쩐지 부러웠다 "그냥 오빠 동생같은 느낌이야 나 오빠 없쟎니" "정말" 순간적으로 은미의 표정이 밝아졌다 "고맙다" 그럼서 덥썩 은주에게 안겨왔다 그리곤 저만치 다시 달려갔다 은주는 놀람과 부러움으로 그녀를 응시했다 내겐 없는 것들 넘 부러운것들을 그앤 가지고 있구나 참 부럽다... 그일이 있은후부터였지 싶다 은미가 아주 적극적이 된것은 은주는 곤혹스러움으로 그녀를 바라봤지만 아무 꺼리낌없이 은미는 좋아하는 맘을 감추려 하지 않았다 서서히 은주는 뒤로 물러나 있게 되었다 뒤로 한발 물러서서 바라보는일 그는 싫지 않은 모양이다 은미에게 너무나 친절히 잘 대해 주고 있었다 <오빠야 그래 오빠야... 그렇치 은주야 > 그렇게 자신에게 스스로를 타일러 보았지만 은주는 가슴한켠에서 전해오는 작은 아픔에 입술을 깨물었다 요즘들어 뭔가 부모님은 은주의 행동에 이상함을 느끼신게 분명하다 다시 비상이 걸리고 말았다 숨 돌릴틈 없이 은주는 귀가시간에 온 신경을 집중해야만 했다 하지만 집에 돌아오면 이전과 다른 외로움과 허전함이 그녀의 방안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왜 이런 기분들이 드는것인지... 방 창가에 앉아 종종 밖을 내다보곤했다 토요일 오후 모처럼 진이가 구원의 여신처럼 전화를 걸어주었다 그리고 엄마에게 친절히 허락을 맡아 주었다 모처럼 살거 같단 기분으로 은주는 진이와 시내를 누비고 다녔다 한참을 돌아다니다 보니 다리가 아퍼서 은주는 진이를 끌고 가게안으로 들어섰다 "아고 죽겠당~" "ㅎㅎㅎ 그렇게 힘드니.." "그래 나 넘 죽을거 같다 요즘은 거의 안돌아 다녀쟎니" "정말 죽을맛이겠다 울엄마도 절대 지지 않지만 그정돈 아닌데" "감사한줄 알고 살아라" "ㅎㅎㅎ 그래 그런데 너한테 이얘기 해야할지 말아야 할지..." "무슨이야긴데" "모른체 넘어가야 하는데 넌 또 내 가장 친한 친구고.. 나도 넘 고민되어서 말야 어떻게하는것이 현명한 방법인지..." "대체 뭔데 그러니?" "에이 모르겠다 걍 해버릴래 넘 골치가 아퍼서 말야 그리고 너두 어자피 나중에라도 알테니까 세상엔 비밀이란 없는걸테니까 말야..." 이렇게 그녀의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한마디 두마디... 말이 계속될때마다 은주의 얼굴은 놀람으로 바뀌었고 당황스럼과 안타까움 눈물로 얼룩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