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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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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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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BY loveiy6895 2001-05-22


그를  만난건  아주 오래전이지 않았다
몇년전 아주  우연히...
그렇게 만났다

그날은 아주 화창한 날이였구
평소때처럼  은주는  
그저  그런기분으로 
등교를 서두르고 있던 날이었다

"학교 끝나면 바로 와야 한다"
변함없이  근엄한 아버지
그리고 무표정의 어머니와 함께
아침을 먹고 있었다

은주는  잠시 무거운 한숨을 내쉬고
"네. 학교다녀올게요"
그러고  학교로 향했다

오늘따라 왠일인지  은주의
맘에 답답함이 스쳐갔다
매일 똑같은 하루의 일상
잠을 자면 일어나서 시작되는
그 모든것들이  왠지  자신의 삶이기보담은
낯설다는 생각으로...

"은주야~"
저만치서  언제나 변함없이 밝은
그녀의 친구가 뛰어오고 있었다

"안녕"
"우와...안녕.오늘날씨 정말 좋다 그치?"
"그래"
"음...하늘은  푸르고 바야흐로  봄
청춘의 계절이라 이거지
아..정말 좋다..."

베시시...은주는 미소를 지었다
항상 똑같이  밝은 친구의 모습이
그만큼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다

"나  오늘  미팅갈건데 너두 갈거지?"
"저..난..."
"기집애  그럼 가는거다  알았지"
대답도 듣지않고  진이는  혼자 
너스래를 떨어댄다
은주는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난감함을 느꼈다
학교 끝나면 바로 오라던
아버지의 음성이 아직도
귓가에 쟁쟁하게 울렸다

"진이야 저..난...아무래도 안될거 같아"
"에이  또 그런다..."
"아버지가 일찍 오라고 하셨거든"
"에구...그럼 할수 없지 뭐..."

은주는  수업이 끝나고
친구들과 어울려  빠져나가는
친구들의 모습을 아련히 지켜보았다

집에와서도  은주는  조용히
숙제를 마치고  헤드셋을 끼고
음악을 들었다
"은주야~~"
그제서야 은주는  엄마를 올려다 보았다

"몇번이나 불렀는데 듣지 못했나보다"
"왜, 엄마?"
"전화받으렴  진이구나"
"진이?  왠일이지?"
은주는 수화기를 받아들었다

"여보세요"
"어...은주냐 나 진이야"
"그래  근데 무슨일 있는거니.?"
"저어기...은주야..."
잠시  그녀가 뜸을 들였다
은주는 흘끗 엄말 보았다
그제서야 엄만  방문을 닫고 나가셨다

"그래 말해"
"나 오늘 한번만 봐주면 안되겠니
정말 곤란해서...내친구  은미알지?"
"응..그런데 왜?"
"그애가 오늘 펑크를 냈지 뭐니
나 오늘 꼭 될거라고 큰소리 뻥뻥 쳤는뎅
니가 나좀 살려주라"
"난...저기..."
"알아 알아  내가 니 엄마껜 벌써 다 말씀드려 놨거든
그러니깐 제발...나와줄거지?"
"뭐라구?"
"야야 시간없다 얼른 나와라 알았지
장소는  **야   될수있는대로 빨리 나와야 한다"
전화는 이미 끊어져 버렸다

어떻게 해야 하는것일까
은주는  잠시 망설임뒤에
옷을 갈아입었다
"영화보러 갈거니?"
"아..네"
"넘 늦진 마라   알겠지"
거짓말이 들통날까봐  
은주는 얼른 고개를 숙였다
"다녀올께 엄마"
"차조심하고..."
"응 알았어요"

은주는  대문을 나와서야
겨우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얼른 약속장소로 향했다
정말 못말리는 친구다
한번뿐이야...이번 한번...
다짐하듯  은주는  그렇게  스스로를  안심시켰다


<미팅장소>

이미 몇명의 친구들이
입구에서  은주를 기다리고 있었다
"기집애 왜이렇게 늦었니 일찍좀 오지"
"어..차가 막혀서.."
"그래 됐다  얼른 들어가자"
은주는 진이의 손을 잡고 안으로 향했다

가게안은 비교적 한산했다
토요일 오후라 그런지   유리창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참 여유로와 보였다

은주와 친구들이 차례로 의자에 앉았다
잠시간에  탐색하는  시선들이  오갔다
은주는  껄끄럽단 생각에 어서 시간이 가주기를
맘속으로 빌었다

"은주씬 무척 내성적인 사람인가보네요"
"좀 그렇죠  하지만 참 착해요"
진이가  얼른 끼어들었다
"그래요  얼굴에 나  착해요 하고 써있는데요"
"어머 정말여 후후...은주 넌 좋겠다
얼굴에서  글케 보임  점수는 따놓은 당상 아니겠니"

은주는  딱히 뭐라할수가 없었다
오늘이 첨이자 마지막일텐데
내가 과연 무슨말을 이사람들틈에서 할수 있을까
그저 가끔 터져나오는 유머에 웃음을 머금고
그리고  다른사람들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뿐

한참이 지나서  파트너정하기에 들어갔다
친구들이 잡고 남은 젤 마지막것을
은주는 집어들었다

"안녕하세요"
가장 말이 없이 은주처럼 앉아서
가만히 귀기울이고 있던 사람
그사람이  은주의 파트너인가보다
"네..안녕하세요"
"잼있나요?"
"아뇨  전..잘 모르겠어요
사실 이런덴 첨이거든요"
"그래요  왜요 지금들 한참
이성에 관심이 갈 나이 않인가요?"
"그렇게 말하시는분은 왠지
세상을 다산 할아버지 같으시네요"
"할아버지?"
어이없다는듯 그사람의 웃음이 허공에 닿았다

은주는 그와 이야길 나누면서도
연신 시계로 눈이 향했다
"무슨일 있어요?"
궁금한 그사람의 눈빛과 딱 마주쳤다
"아..네 아뇨 그냥..."
"나도 사실은  오늘 안나오려 하다가
친구한테 걸렸지 뭐에요
잠깐이면 된다는 말에..."
"어머 저도인데..."
"하하..그럼 같은 신세네요
반가워요 우리 통성명이나 하죠
난  상민이라구 해요"
"전 은주에요"

그렇게 그와 만나던날
대활 나누다가 이어지는
그와 나의 공통점에 어느새 난
자연스레 말문을 텄나보다

그날 나는 결국
집에 들어와  아버지께
많이 잔소릴 듣고 
혼나야 했다
하지만 왠지  그이름이
기억에서 잊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난 그렇게 위로를 했다
나 스스로...
당연한거다 넘 당연한거야 그치
그사람은 내가 세상에서 태어나
첨으로  미팅에서 만난 사람인걸...
애써 나는 그렇게 이제  끝난거라고
그렇게 들려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