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1,655

[제18회]


BY 오필리아 2001-05-12


강변이었다...

주위에는 온통 행복한 사람들뿐이다...
삼삼오오 떼를 지은 사람...
둘씩 둘씩 무리를 지어다는 아름답고 행복해보이는 커플들..

그들 속에....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내가 서 있었다...

그리고 옆에는..
영문을 모르는 지오가 서 있다...

"뭐니?? 도대체...내가 말했지? 뱅쿠버에서와 너 많이 아주 많이 달라보인다고? 뭐니.. 너를 이렇게 달라보이게 하는 실체가?"

"나 ... 죄가 되지 않는다면 당신과 살고 싶어요..."

"죄가 되지 않는다면?"

"그래요.. 죄가 되지 않는다면요..."

"그렇다면.. 나랑 사는 것이 죄가 된다는 말이군...어째서지?"

"그건...그건..."

"그건?"

"그건.. 내가 결혼을 했기 때문이에요... 내가 당신이 없는동안.. 내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았기 때문이에요.."

"..."

지오는 말이 없었다...
한참을 그렇게..
그렇게....

돌아오는 차 속에서 그는 나에게 물었다...

"나를 두고 나를 두고.. 너 박주희가 사랑을 할 수 있었다는 게 나는 믿어지지가 않아.."

"아니에요.. 아니에요.. 그런건 아니에요.. 사랑은 아니에요..정말 사랑은 아니었어요...나한테 사랑은 당신 하나에요.."

"그럼.. 사랑도 하지 않는 사람이랑 결혼을 했단 말인가?"

"그래요..."

"그렇다면... 그 사람을 버리고.. 나에게로 올 수도 있겠군..."

"하지만. 아이가 있어요....그 아이를 당신보다 더 많이 사랑해요..아마도..."

"사랑도 하지 않는 사람과 결혼이란 걸 해서 나보다 더 많이 사랑하는 아이가 있다.. 우습군...그런데.. 왜 말하지 않았어? 그러고보니 너한테 생겼다는 그 두가지 큰 변화가 그것이로군.. 결혼과 아이.."

"그래요.. 난 말하려고 했어요.. 만약에.. 당신이 나를 사랑한다고 하지만 않았어도... 그렇게 서둘지만 않았어도..."

"웃기는군....정말..."

지오...
지오...

이렇게 그가 떠나려는가...
이렇게라도 그가 떠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가 더 이상의 상처를 입지 말기를...
그리고...
나의 방황으로 인해..
나의 성호가.. 그리고 그 아이를 축으로 한 나의 가정이 더 이상 상처받지 않기를....

이기적인 생각...
이기적인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