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만 가면 모든게 다 잘 될거라던 부질없는 믿음은
어느새 흩어져갔다
준희는 회의와 싸워야 했다
이러기 위해 그 세월을 싸워온걸까
무너지는 친구들이 많았다...
세사람 모두 무사히 합격을 했다
하지만 기쁨은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엄마는 아빠와 계속 갈등중이셨고
이민을 가자고 조르셨다
하긴 아빠가 계신 하늘아래 사시는것도 고통이시겠지...
하지만 준희는 섣불리 떠날수가 없었다
아직은 미련이 더 강해서
세사람은 자주 만나서 어울렸다
하지만 은수오빤 자주 볼수 없었다
아르바이트를 다녀서 마주칠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았다
"얘덜아 거 아니..울 누나 시집갈거 같다 그래서 나 무지 신났어
이제 내세상이다!"
"어머,그러니 누구랑?축하한다"
"어,은우형이랑이지"뭐? 순간 준희는 쨍그랑! 자신의 맘속에서 들리는 소릴 들었다 제발 아니길..그것이 거짓이길..
하얗게 질리는 준희의 얼굴을 보고 미숙도 아뿔사 했다
눈치채고 있었다 "준희야 괜챦니?"
"그..그래""왜.어디 아퍼?"눈치없는 은수를 미숙이 흘겨보았다
"눈치없는 녀석"하늘이 무너지는 소리였다
삶의 버팀돌이었던 기둥이 무너지는 소리...
준희는 은우의 아르바이트 장소에서 한참을 기다렸다
얼마나 시간이 지난걸까 은우가 나오는 모습이 보였다
"오..오빠" "어,준희 아니니 왠일이야 이시간에..."
"할말이 있어서요" "그래? 무슨할말일까 무지 궁금하네"
준희는 은우와 가까운 커피숍으로 들어갔다
"결혼 하신다고 들었어요" "아하 그거..."
"축하드리려구요" "축하는 무슨..암튼 고맙다 그말할려고
온거야 싱겁긴..." "정말 정말 결혼하는건가여 조금..조금더
나중에 하면 안돼요?" "준희야"
"오빠...지숙언니랑 결혼할건가요 정말?"
"그래 그럴생각이다" 준희는 입술을 질근 깨물었다
말해야해 말해야해...마음속에서 그런말이 들려왔다
하지만 선뜻 용기가 나질 않는다
"나 오빠 좋아해요" "나두 준희 좋아해 많이.."
"그런거 아니고...전..." "하하..알어 오늘 준희 조금 이상하다
뭔일 있었던거 아니니?"
"오빠 전 이 결혼 하지 말았음 좋겠어요"
깜짝 놀란 은우의 얼굴이 보인다"아니 왜?"
"전..전 싫어요 넘 넘 싫어요" 준희는 바보같이 뛰쳐나왔다
왜 이렇게 못났을까 난...정말이지 준희는 자신의 어리석음을
한탄했다 왜 난 당당하고 솔직한 성격을 갖지 못했을까
어리석게두...오늘은 그럴수있는 미숙이와 지숙언니가 부럽다
집에 와서두 준희는 들어갈 엄두를 못냈다
"준희야...""어. 은수야 왠일이니"
"연락이 안돼서 무슨일인가 싶어서"
"그랬구나" "어디 아픈거야?" "아니야 아무것도 그냥 좀 우울해서"
"우리 커피나 마시러 갈까" "그래"
준희는 은수와 근처 커피숍으로 들어갔다
잔잔한 음악 흘렀다 "왜그러니 니 얼굴에 무슨일 있다고 써있는데"
순간적으로 아니라 말하려던 준희가 눈물을 흘렸다
"은수야 나 바본가봐 난 왜이렇게 바보지?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아주 오래전부터...그런데 그사람이 이번에
결혼을 한대 난 한번두 좋아한다는 말두 못해봤는데
할수없었어 기다려 달라고 말하고 싶었는데 그러질 못했어
이대로 보내면 영영 못볼거 같은데..."
흐느끼는 준희를 은수는 가만히 지켜 보았다
"말하지 그랬어 사랑한다구 그럼 두고 두고 후회할텐데..가슴이 아플텐데..." "그렇겠지 정말 그럴거야 정말 바보같아 내가 생각해두
난 바보야" 침묵이 이어졌다
은수는 말이 없었다
가만히 준희가 울수 있도록 지켜 보아 주는것
그것이 은수가 해줄일인거 같았다
은수는 누군가를 위해 아무것도 할수 없는 자신이 무기력하단 생각을 했다 그리고
초라하고 힘없는 자신과 마주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