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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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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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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BY lotusjj 2001-02-23

남편은 대부분의 여유시간을 집안에서 보낸다.
옆동에 사는이가 자기 남편은 호떡이라더니-방바닦에서 이리 뒤집고 저리 뒤집고 한다고 해서란다- 꼭 그 같은 모양새다.
결혼전에 내 손을 잡고 여러곳을 여행하자더니
어쩌다가 눈치만 줘도 피곤하다며 등을 보이는 사람이다.
그래도 그가 너무 좋다.
그러고보면 내 사는 모습이 스스로 돌아봐도 ?I찮다.
사랑하는 남편과 아이들.
IMF라고들 하지만 그래도 굳건히 다니고 있는 그의 직장은 단 한번도 월급을 걸른 적이 없다.
내 집도 있겠다.
시어머니나 동서들,
하다못해 시누이들과도 그럭저럭 사이가 좋고
친정도 사는데 별 지장없이 살고 있으니
별 걱정없이 사는 것이 나 아닌가?
"흐으으음......."
검지 손가락 끝이 갈라져서 피가 나온다.
밖에서는 주룩주룩 비가 내려서 그 동안 쌓여 있던 눈을 녹이고
복도에 나가 서보니 산과 산사이의 능선에서 물안개가 피어오른다.
아픈 손가락을 입에 넣고 혀로 빨아댄다.
달다.
요즘들어 더 통통해진 손가락이 이빨에게 모든걸 맡긴듯 걸려 있다.
'놓기 싫다.'
그러나 무거워진 손가락이 아랫이에 걸리면서 내려 온다.
봄이 오나보다.
가슴 깊은 곳에서 꿀렁거리며 올라오는 것을 보니......
다시 봄이 나를 찾아 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