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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 동물세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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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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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회]


BY 이슬비 2001-03-03

떠나간 사람은..한사람이지만..빈자리는,,큰것 같다..

이젠 장거리 운전이 불편하실것 같아,,걱정이였는데..

그가 부모님께 차를 보내어서 편히 왔다고,,고맙다고 하신다.

그가 나의 부모님께 저렇게 흐뭇한 미소를 준다는 사실하나만으로..행복한데..

하지만..뭔가 빠진듯하게..허전하다..

"태우오빠,,피곤할텐데.."

"하하,,아닙니다..절대로 안 피곤해요..저 오늘 어머님이 해주시는 저녁 먹고 가도 돼죠?"

"그럼..그래요.."

"안돼,,엄마 태우오빠,,내일 다시 괌으로 가야해요.."

그렇다면..편히 가서 쉬라는 말에..그는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저,,내일가면 2-3일후에..돌아옵니다. 저..형도 거기 있는데..가영이랑 함께 다녀와도 될까요?"

"오빠.."

아빠와 엄마의 무언의 눈빛이 오고가고..결론은...다녀오라는것이였다.

그는 그 허락하나로..세상을 얻은듯..기뻐하고 있었다.

그렇게 작은 것에도 행복을 느끼는 남자..

모든것에 해결의 실마리가 없을땐..잠시 덮어두고 잊어버리는 나였다.

그가 전하는 사랑에 머무는 입가의 미소와 가족이라는 울타리의 행복감에..즐거운 저녁이 끝나가고 있었다.




"오빠,,저 휴가 내기는 곤란해요..알잔아요.."

"너,,요즘 너무 일에 푹 빠져 있어..회장님 명령이라면..갈꺼지?"

"회장님..그럼?"

"그래..아버지가 허락하신거야..괌에 쇼핑몰도 네게 보여줄껌..다녀오라고 하셨어."

"오빠,,고마워요..여러가지로 신경써줘서.."

"뭐가,,? 난 아무것도 한것이 없는데..잘자구...내일 올께.."

몇걸음 걸어가더니..다시 뒤돌아보곤..

그렇게 먼거리가 아닌데도..뭐가 그리 신이나는지..웃으며 손을 높이 쳐들고 흔든다.

그런 그에게,,나 또한 손을 흔들고 있다.




"여보..가영이가,,참 많이 컸어요..그쵸?"

"그러게..세월이 참 빨라.."

"당신은..태우..어떻게 생각해요,,?"

"사람은 선해 보이고..덕이 있어 보이더군..유한그룹이라..가영이 말대로 괜찮은 걸까,,?"

"그냥,,우리 가영이..믿고 따라 줘요..원하는데로..우리 늘 그랬잔아요.."

그렇게 걱정 할필요가 없다고..말씀드렸지만..

너무 기우는듯한 느낌은 져버릴수가 없나보다..

"엄마,,아빠.."

"어..그래..태우는 갔니..?"

"네..정말,,내일 괌에 가도 되는거에요?"

"어머..넌 성인이야,,우린,,널 믿고.."

"아빠..."

"자,,내일 출발하고 하려면 힘들겠다,,다들 일찍 자야지.."





"민기씨..자..?"

"아니..넌..?"

"그냥..이런 저런 생각해.."

"나도.."

"민기씨.."

"응..왜..?"

"아냐.."

그와,,보낸 밤이 처음은..아니지만..오늘이 특별하게 느껴진다면..

그건 흔히들 말하는 신혼 첫날밤이라서 그렇겠지..

첫남밤에 이런 저런 얘기끝에 과거를 고백해버리는 실수로 파탄에 이르는 결혼이 많다고..

그런 어리석음을..비웃었건만...

오늘..왠지 모든걸 얘기해야 나를 품고 있는 이 남자의 온전한 여자로 태어날것 같다.

그럴껏 같다..자꾸만,,자꾸만,,망설여 지면서도....

"주희야...넌..언제나 당당한 여자야,,이렇게 우물거리는 건..네가 아냐..

네가 뭔가 말해야 할것 같은 느낌이 있어서 지금 힘들다면...난 원하지 않아..

모든걸 원점으로 돌릴수야 없지만..우린..지금부터 새로운 시작인거야..그러니..힘들었던건..다 잊어.."

"민기씨.."

모든것을 다 알고 있다는..지나간 아픔을 감싸 주겠다는 그의 말투..

그래,,그의 말대로..난 오늘 새롭게 태어나는거야..

지나간 일로..그에게 아픔을 주는 어리석은 짓은..말자..

나를 믿고 있는 그의 믿음에..그의 사랑에...

다시 그의 품에 파고 들었다.

그의 향기에..그의 따스함에..긴장으로 피곤했던 내몸이 녹아들고 있다.




아침이,,밝아 온다..

나를 부르던 가영이의 목소리가 없지만..

낯선 환경이라 그런지,,눈이 일찍 떠진것 같다..

흐트러진 모습도..아름다운 사람이다..

그런 그녀를 두고,,잠시 발코니로 나갔다.

길게 뿜여져 나오는 담배연기에..

'삼촌..아침 부터 담배야? 건강에 안좋아..' 라는 녀석의 잔소리가 들린다.

오늘..과연,,녀석은..올까,,?

그녀가 나의 등뒤에서 나를 감싸 안았다.

"민기씨..나 가끔 그런 생각해..자기 뒷모습이 너무 쓸쓸해 보여..내가..채워줄수 없을것 같이.."

그렇게 말하는 그녀가 안쓰러워서..돌아서서 그녀를 안아주었다.

"아냐,,주희야,,"

"내가 잘못 본거지..? 그런거지..?"

"그래,,자..아침은 뭘로 드실까요..여왕 마마,,?"

"음..조금 이른것 아냐,,조금만,,더 자고 싶은데.."

"이런..순 잠꾸러기군,,가영이도..아냐..그래,,조금 더 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