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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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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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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회]


BY 이슬비 2001-02-01

그리움이란건..

힘든 발걸음을 가볍게 해주기도,,

가슴속에서 피어나는 미소로 웃음을 잃어버리지 않게도..

하지만,,,가끔은..몸서리쳐지게..그리울때가,,,

허전함이 나를 감싸는 밤은.. 찾아오기 마련이다.

그녀는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같다..

그녀가 없는 하늘 아래의 고독이.. 내 사랑을 불붙게 한다.

전화기를 잡으려고 손을 뻗을때,,벨이 울렸다.

"가영이니? 아직,,안자구,,뭐해?"

"뭐하긴요,,오빠한테 전화하죠.."

"그렇네..하하..일이 많다지..? 힘들겠네.."

"아뇨,,다 할만하니까,,하는건데요..뭐,,"

사실은 너무 힘들다고..말하고 싶어요. 오빠...

하지만,,약한 모습 보이면,,안돼잔아요..마음 아프게 하고 싶진 않아요..

나를 사랑하고 믿는 많은 사람들을요..

"나,,다음주에는 간다..공항에 나와달라면 올꺼니?"

"음..선물 사오나요? 그럼 생각해보죠..하하.."

"그래,,뭐 갖구 싶니? 말만해..다 사들고 가지.."

"오빠가 제일 선물하고 싶은거로,,선물해요..기대할께요.."

그의 굿나잇 키스를 전해 받으며 나는 잠자리에 들으려 노력하고 있다.

삼촌은..오늘도 많이 늦나 보다..




"난 이렇게 밤이면 헤어져야하는거 너무싫은데..민기씨는 어때?"

난,,아직은 그녀가 원하는 답을 해줄수가 없을것 같다..

"회사에서도 늘 보는데..뭐..이제 들어가.."

"정말,,너무해.."

"이런,,주희,,화났니?"

"...아니..자기한테 어떻게 화를 내겠어?.. 민기씨,,나 사랑해..?"

그녀의 눈은..정말 사랑을 하고 있다면,,자신을 거부하지 말라고..내게 말한다.

짙은 속눈썹을 가진 그녀의 눈에..

시원한 그녀의 콧망울에..

빨간 립스틱을 바른 그녀의 입술에..나의 작은 사랑을 뿌렸다..

그녀의..입술이 열리고..그녀는 내가 가진 이성이라는 매듭을 풀어가고 있다.

사랑이 짙어가면서..

여름밤의 열기가 나를 잃어버리게 하는데도...

가슴속에서 아련히 떠오르는 그리움.....

돌이킬수 없는 길을 걸어온 사람마냥..이젠 앞으로 갈수 밖에 없는길...



주방에서 딸그락거리는 소리에 잠이 깼다.

"삼촌,,언제 왔어..?"

"너 잘때 왔지..잠이 덜깼네..가영이..학원 안가니까,,늦게까지 자는구나,,하하.."

허공을 가르는 듯한 삼촌의 빈 웃음소리가..내게 뿌려진 잠의 씨앗을 거두어 갔다.

약간은 구겨진 셔츠에,,,옅은 립스틱 자국까지...있었다.



"아침을 안먹겠다니.."

삼촌은 갑자기 무거워지는 몸을 기대고 있는 내게..아침을 먹자고 난리다.

"별 생각이 없어서..그래,,"

"안돼,,그래도 먹어야지..또 아프면 어쩌려구,,그러니??"

"아파도,,내가 아픈거니까,,상관하지마~"

괜히,,짜증을 부리고 방으로 돌아왔다.

내가,,왜 이러는건지..날 알수가 없다...

하지만 삼촌은...다시 웃는 얼굴로 내 방문을 열었다.

"녀석..노쳐녀 히스테리처럼...나이 많은 삼촌한테..그럼 안돼지.."

미안하기도 하지만,,미안하다고 말하고 싶진 않았다.



나와 함께하는 동안은..건강하고 행복하길 바라는 내 마음을..아는건지..

미안하다고 생긋 웃어주면...좋을텐데..

녀석에게 자꾸만 미안해 지는데..

침묵이 어색하지 않던,,우리사이가..무거워져만 간다...



"팀장님..우리도,,백화점쪽으로 유통시켜야 하는거 아닌가요?"

맞는 말이다..프리티걸은 조금 달리 생각해보면,,

기존의 의류매장보단,,백화점에서의 브랜드 차별화 전략을 모색해야한다.

브랜드 차별화에 따른 품격화된 의류로 딸을 둔 부모들의 기대심리를 자극하면..

하지만,,회사는 여성의류쪽으로는 아낌없는 투자를 하고 있는것 같다.

팀원들은 신규여신까지 그쪽으로만 흘러들어간다고,,투정만 부러움반의 목소리들이다.

어떤...돌파구는 없는건가..?

"지금 자리에 계세요..?" 갑자기 생각난 곳은..그래도 삼촌뿐이다.

가영이는 의논할것이 있다고 나를 찾아왔다.

그녀의 생각대로 적중한다면..회사는 큰 이익을 볼것이다.

하지만,,지금 여성의류에만 관심을 쏟는 큰형님께는..무리인듯 한데..

"그래,,좋은 생각이네..내가 직접 말씀 드려보마,,"

녀석이..웃는다.

눈부신 오후의 햇살보다 더 밝게..참으로 그립던,,녀석의 얼굴이다..



"제 생각도 다르지 않습니다.프리티걸은 백화점으로 유통을 시키시는게.."

"조이사,,지금 우린 회사의 사활을 걸고 여성의류인 ?蔗봇?전념해야돼.."

"그렇지만,,신규여신도 전부 ?蔗봇「?투자한다는게.."

"그럴만하니까,,그런거지.지금은..기존의 유통구조로 유통시키게.."

"그럴수는 없습니다. 이번일은..제가 직접..."

"조이사가 직접 나서겠다면야,,난 말리지 않겠지만,,결과의 책임은.."

"네..모두 제가 지겠습니다."

그 책임이 얼마나 무거울지는 모르지만,,난 녀석에게 날개를 달아주고 싶다..



삼촌이 모든것을 가능케하리라곤 생각지 않는다.

하지만,,은근히 기대하는 내 마음..

삼촌의 전화에 온 신경이 쏠리고 있다.

"가영아..그런일 있으면 나한테 부탁하지..그랬니.."

"네..? 오빠 무슨말인지.."

"네게 해줄수 있는 일이 생겨서 내가 한없이 기쁘다는걸,,알아주렴.."

뭐가 뭔지 물을 틈도 없이 그와의 통화는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