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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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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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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BY 이슬비 2001-01-22

아직 안자는구나..

저 하늘의 수많은 별이 이름모를 누군가를 위해 존재하는 빛이라면,,

녀석이 켜 놓은 불빛은..나를 위한 빛이구나..

"아직 안잤..가영아!"

거실에 들어서니 주방에 쓰러진 녀석이..보였다.

"가영아,,왜 이래..어디 아픈거야,,가영아,,"

땀으로 젖어 있는 얼굴을 흔들었지만,,대답이 없었다.


"선생님..상태는 어떻습니까?"

"네..신경성 위경련입니다. 현재는 위벽이 많이 손상되어 있는데다가..

특히 과로와 스트레스가 겹치면 흔히 나타납니다.환자는 안정이 우선입니다."

이렇게 병상에 누워있는 널 지켜보니..

내 가슴을 두드리고 싶고,,내 머리를 쳐박고 싶구나,,

가슴에서,,흐르는 이 분노를..어찌 삭힐까...

널 지켜주겠다는 결심만 있을뿐..내가..제대로 해준것도 없구나...

얼마나..힘든지..왜,,내게 얘기하지 않니..왜...



남자의,,흐느낌이..들린다..

따스한 손이..날 잡고 있네..삼촌인가..?

우는건가...왜..울지..?

"삼촌.."

"가영이..정신 드니? 괜찮아,,다 괜찮아..."

삼촌은..깨어나 어디인지 물어볼 틈도 없이 영문도 모르는 날 안고는..

미안하다는 말만,,계속하고 있다.

의사와 간호사가 다녀가고,,창밖에는 병실의 불이 하나둘씩,,꺼져간다.

"삼촌..아까,,울었어?"

보호자 침대에 누워 있는 삼촌에게,,물었다.

"녀석..울긴,,누가..?그나저나,,너 혼자 그렇게 많이 먹으니 위가 탈이 나지.."

"뭘..다 먹으려고만 했어,,조금 먹었는데..."

"녀석..하여튼..이제..푹자..너 땜에 십년감수했어..나 먼저 잔다."

가영이는 아직 일어 나지도 않았다.

평소 같으면 일어나서 학원에 있을 시간,,

내가,,괜히 자동차 학원까지..보낸거 아닌가..멍청한짓을 했군..

더 자도록 내버려 둬야 하나,,어쩌나..

그러다 깨어나서 혼자이면,,쓸쓸하겠지..

조용히,,흔들어 깨웠다.

"가영아,,삼촌이 오후에 다시 올께..그때까지,,푹 쉬구.."

잠이 덜깬 목소리로,,응..이라더니..

병실문을 열려는 때,,가영이가 날 불렀다.

"삼촌..저기..있잔아,,"

"뭐,,애기 해봐,,"

"저기..나,,프리티걸..팀으로 들어가고 싶어..그렇게..안?튿?,?"

네가 바라는걸 해주고 싶지만,넌,,당분간 무리하면,,안돼 라고 말하려 했다.

그러나 그녀의 눈빛은..원하고 있었다.

그녀에게 주어질 기회를...


"회장님..제 부탁입니다..조대리를 팀장으로 발령내어 주십시오."

물론 그녀를 프리티걸로 이동시킬 생각은 있었지만,,팀장이라,,

그녀의 능력을..인정하지 않는바는 아니지만,,

호랑이 새끼를..키우는건..아닌지...

그래,,비지니스에..사적인 감정은..배제하고..

민기의 부탁도 있고 하니..


"조대리님,,오늘 결근하셨는데요..어디시죠..?"

결근..이라니,,내 주위를 둘러싼 불안감을 떨쳐 내어야 겠다.

"형..가영이..오늘 결근이란거,,맞어?"

뭐라고 말해야 하지,,아프다고 사실대로 말을 해야 하나,,?

"가영이..지금 병원에 있어.."

"병원..이라니..왜,,어디가 아픈거야,,사고라도 났어,,뭐야,,형!!"

병원이라는 말이 들리는 순간..귓가에 윙하는 소리가 울리며

들리지 않는 형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난..크게 소리치고 있는데..


흥분해서 물어보는 태우에게..과로로 인한 위경련이라고,,

몇번이나 되묻는 태우에게..난 몇번이나 대답하며 안심시켰다.

병원과 호수를 가르쳐 달라고 하더니,,알았다며,,전화를 끊었다.


"오빠,,어떻게..알고.."

"가영아,,왜,,그렇게 무리했니..이젠..괜찮은 거야? 정말 괜찮은 거지?"

"네..정말 아무것도 아닌데.."

"아무것도 아니긴..네 옆에 있어주고 싶은데..그럴수가 없구나,,미안하다."

"오빠,,미안하긴요,,아무렇지도 않은데..괜히 환자 취급하지 마요,,후후"

"네 웃음소리 들으니,,안심이다..정말,,잘 먹고..푹 쉬고 건강히 있어.."

"네..일하는데..괜히 심려 끼쳐,,죄송하네요.."

"가영아,,너..정말,,보고싶어..나,,널..아냐..잘 지내고 있어..알았지?"


똑똑..하는 소리와 함께..장미 한바구니가 내게 배달되었다.

훗..삼촌이군..향기롭다..

어, 카드도 있네..

<조가영씨..프리티걸 팀장으로의 승진 축하합니다.>

<PS:녀석..신나지? 나중에 갈께.심심하더라도 참고, 아프면 바로 전화해..>


"조가영씨..내과 과장입니다. 밤새..괜찮으셨습니까,,?

김실장이 특별히 가영씨를 부탁하더군요,,지금은..어떠세요?

손상된 위벽을 치유하기 위해선 장기간 약을 드셔야 하고 정기검진도 필수입니다.

그 중 제일은..너무 무리하시거나 식사를 거르시면,,안됩니다."

과장님은 의사 답지 않고 마음 좋게 생긴 아저씨 같다.

이것저것 내게 친절히 설명을 해주곤 언제든 연락하라고 했다.

훗..내게 확인 전화 한것으론,,안심이 안됐나??

전화한통에..과장이 내게 올 만큼..김태우..그 만한 힘을 가진 사람인가??


"민기씨..바빠?"

"음..아냐,,좀 피곤하네..잠을 설쳤더니.."

"우리 민기씨..그렇게 피곤해 하면 어째,,아휴,,나도 괜히 힘빠지고 아픈것 같아.."

"주희야,,오늘은 내가 일이 있어,,"

"회사일이야?? 아님 뭔데..?"

주희의 계속 되는 질문에..나는 가영이가 있는 병원에 가야한다고 했다.

그랬더니,,왜 자기한테는 연락 안했나면서 함께 가겠다고 했다.

가영이가 아픈것에 걱정을 해주는..주희..예전과는 다른것 같다..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