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연제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민서야..."
흐려지는 연제의 목소리...
"그래... 무슨 일이니?"
예전과는 다른 조금은 냉랭한 민서...
"나... 너랑 할 말이 있는데... 우리... 좀 만나자..."
"꼭 만나야 하는 거니?"
민서는 냉담하게 말했다.
도현과 나 사이엔 누구도 방해해선 안돼...
너라면 더더욱...
민서의 말에 할 말은 잊은 연제는 한참을 말도 없이 수화기를 들고 난감해 했다.
"민서야... 꼭 만나야 해..."
연제의 다급한 목소리에 민서는 약속장소를 정했다.
커피숍안을 들어서는 민서는 멀리 창가에 자리잡은 연제를 발견했다.
"무슨... 일이니?"
자리에 앉자 마자 대뜸...
"으..응..."
초췌해진 연제...
연제는 시선을 바로 맞추지 못하고 바닥을 보고 있었다.
커피를 주문하고, 한참을 그렇게 있던 연제는 서두르듯 이야기를 시작했다.
"민서야...너... 그날 ... 우리 호텔에 간날... 있잖아..."
민서는 대수롭지 않게 커피를 한모금 마셨다.
연제의 고개가 떨리고 있었다.
"그날... 우리를 본 사람이 있어... 아버지 거래처 회사 사장이신데... 한사람이 아니고, 몇명되나봐... "
"!!!!"
민서는 깜짝 놀랐다.
"그게...그게... 도대체 무슨 말이니????"
민서의 격앙된 목소리에 연제는 울음을 터뜨렸다.
"그날...호텔에서... 우리...아버지가 널...부르셔..."
민서는 바닥이 안보이는 수렁으로 자꾸만 자꾸만 떨어지는 걸 느끼며 어지러움을 느꼈다.
"그게...그게...어땠다는 거니?"
민서의 눈이 발갛게 충혈되었다.
연제는 더이상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한동안 흐느껴 울었다.
민서는 고개를 떨구고 울고 있는 연제를 놔두고 넋이빠진 표정으로 밖으로 나왔다.
손이 떨려 운전을 할 수 없었다.
전화기가 울렸다.
민서니???
엄마다...
일찍 들어와...
아버지가 좀 보자신다...
어머니의 목소리가 귓속에서 맴돌았다.
윙윙거리는...
소음처럼...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