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우가 기다린다는 사람도..
내가 기다린다는 사람도..
오지 않고 있다...
"나영씨.. 나영씨 참 이뻐요...."
승우가 말을 꺼냈다..
내가 연신 내리깔고 있던 고개를 들었다...
"임자있는 사람한텐 이런 말 하는거 실롄가? 윤호한테 전화해서 용서해 달라고 말할게요.. 근데.. 나 나영씨 처음 봤을때 아 저 사람! 했던 거 모르죠?"
"그 래 요?"
온몸의 모든 기관들이 다 열렸다 닫히는 것처럼 가슴이 뛰고 감정은 걷잡을수없이 부풀었다. 눈물이 나올려고 한다...
'나도 그래요...'
하고 말하고 싶다,..
'나도 그랬어요.. 아뇨..내가 더 먼저 그랬어요..그리고 내가 더 많이 그래요..'
하고 말하고 싶다...
또다시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오지 않는군요.. 나영씨가 기다리는 그 사람도 내가 기다린다는 그 사람도... 우리 나갈까요?"
흔하지 않은 경운데도 다행히 승우는 괘념치 않는다..
모든 걸 다 알고 있는 사람의 행동처럼.. 그래서 나의 잘못을 다 덮어주려는 사람의 그것처럼... 승우는 부드럽게 제안해왔다...
"우리 나영씨 육아에서 해방된 기념으로 내가 밥 살게요...우리 친구 하기로 했으니까 밥정도는 같이 먹기 있는 거에요..."
영 떨어져 걷기도
그렇다고 팔짱을 낄수도 없는 노릇이라..
승우와 나의 간격의 어색하기 짝이 없었다...
하지만...
나의 마음은 기뻐 어쩔줄 몰랐다..
물론 고백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간데 대한 부담..
그리고 내 뱃속에 든 윤호의 아이에 대한 죄의식..
이 나를 묶었지만...
우리는 걷다가 흐름한 감자탕집으로 들어갔다.
윤호와는 생각지도 못하는 장소다...
윤호는 맵거나 짠 음식..
그리고 먹는데 손이 많이가는 음식을 먹을줄 몰랐다.
입덧이 심하던 임신초기 야채찜닭 한마리를 사러 윤호를 보내면서 집에 감자 둘을 쥐어 보내며..
"윤호야.. 아줌마한테 여기 감자 가지고 왔으니까 찜닭에 감자 많이 넣어줘요. 하고 말해.. 알겠지? 찜닭엔 자고로 감자가 생명이야.."
하고 말했을만큼 감자를 좋아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런 나를 보며 승우가 즐거워했다
밤이 어둑해져서야 승우는 나를 집으로 돌려보내주었다.
우리의 발길은 집앞에 다다랐다. 그것의 의미가 이별이라는 것을.. 그리고 또 그 이별의 의미가 아쉬움이라는 것을 느끼자 우리는 적막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