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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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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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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회]


BY 흥행작가 2001-01-08

승우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그를 향해 걸어갔다.

승우도 자리에서 서서히 일어섰다.

무슨말을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하는 질문과 그에 대한 답변이 내 머릿속에서 빠르게 맴돌고 있다.

"아니.. 나영씨, 여기 왠일이에요?"
승우의 표정은 샘솟듯이 밝았다....

예상밖의 상황이다.

내가 나타나면 승우는 본디 나를 알아보아야만 하는데..
그리고 광분하든가.. 절망하든가 둘 중 하나의 반응을 보여야 하는데..
승우는 내가 그 나영이라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다.

"승 우 씨 는 요?"

내가 천천히 물었다.

"나영씨부터 먼저 말해요.. 내가 먼저 물었으니까.."
"아, 네... 만날 사람이 있어서요.."
"설마 남자는 아니죠? 나 윤호한테 다 일러줄거에요... 나영씨가 남자 만난다고....아 참 금비는요? 금비는 어디 두고 왔어요?"

잊고 있던 금비의 존재가 살아나고..
그의 입에서 남편의 이름이 불려지자..
고백의 용기는 한 풀 꺾이고 말았다.

금비는 보름전부터 엄마에게 가 있다.

내가 산부인과를 다녀오고 그리고 쭈욱 나는 금비에게 마음을 둘 여유가 없어 찾아오지 못하고 있었다.

"친정 엄마한테요.."

되묻지도 않았는데 윤호는 말을 한다..
"오늘 여기서 두 분의 이나영씨를 만나게 되는군요.. 제가 언제 말씀 드렸던가.. 그 사이버 공간으로 만난다는 친구.. 그 친구를 여기서 오늘 첨 보기로 했거든요...묘한 인연이에요.. "

"그래요?"

승우..
눈이 너무도 맑다...
햇살처럼 눈이 부신 그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눈물이 났다.

아 내가 이 사람을...
이 아름다운 사람을 이렇게 괴로움에 빠지게 할 수 있단 말인가...

정말로 그래야만 한다는 말인가....

둘 사이에 침묵이 흘렀다...

시간은 흐르고 있었다..
나는 고백을 미루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