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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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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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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BY noma 2000-11-23

3
동윤과의 그일이 있은후 그녀는 잊어버리려 해도 첫키스를 그런식으로 뺏긴데 대한 화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궁금해하는 언니에게 그일에 대해 언급도 못하게 하곤 계속해서 걸려오는 동윤의 전화도 불쾌하게 받아버렸다.
며칠동안 저조한 기분으로 책방일도 짜증스럽게 느껴지자 그녀는 오랜만에 친구들이랑 만날약속을 했다.
책방일땜에 늦게 끝나는 그녀 때문이라는 핑계로 종종 약속 장소로 정해지는 나이트클럽이 오늘은 별 부담이 되지 않는건 그동안 그녀에게 쌓인 스트레스를 말해주고 있었다.
책방은 단골 손님으로 지내다가 대학에 들어간후 시간 날때마다 아르바이트로 일해주는 친구에게 맡기고 오랜만에 약속시간에 맞춰 나온 그녀는 아직 안온 친구들을 기다리느라 만나기로 한 호텔 앞에서 서성이고 있는데 막 호텔의 회전문을 밀고 나오는 현수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 어? ... 오빠! ]
그녀의 지르는 소리에 현수와 그녀의 옆에 있던 친구들까지 동시에 시선이 맞부딪쳤다.
[ 재이야? ]
그가 다가오며 그녀의 이름을 부르자 이제 모이기 시작한 친구들까지 의미심장한 눈으로 그들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 오빠, 여긴 웬일이야? ]
[ 응... 누구좀 만나느라고, 너는? ]
그는 말하고 나서 그녀와 친구들의 옷차림에 무슨일인지 짐작한 듯 웃음으로 마무리하자 그녀는 쑥스러움에 얼굴을 붉혔다.
[ ...그럼, 잘 놀다 가라 ]
[ 저기, 시간 괜찮으시면 저희랑 같이 계셔도 되는대요 ]
갑작스런 친구 윤지의 말에 그녀는 놀라 입을 다물지 못하고 돌아서려다 만 현수의 얼굴과 윤지의 얼굴을 번갈아 보았다.
[ ... 지금 약속 있으신거 아니면 저희들 보호자 역할 좀 해주시라구요? ]
세상에, 가증스런 기집애같으니라구.그녀의 평소 성격을 잘아는 재이는 속에서 불이 나는 것을 감추고 억지 웃음을 지었다.
[ 야... 너, 모∼야?... 오빠, 신경 쓰지마 ]
[ 아니, 괜찮아... 모처럼 근사한 초댄데 거절 하기가 너무 아깝잖아. 근데... 다들 괜찮은 건지 ]
그가 다른 친구들을 둘러보자 그녀의 배신자들은 다들 환영의 뜻을 보이고 클럽으로 향하자 그녀는 망연자실했다.
그는 벌써 윤지의 손에 이끌려 클럽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나쁜 기집애, 절대로 기회를 놓치지 않는 그녀의 친구가 현수를 마음에 들어 했다는걸 안 재이는 다시 두통이 나기 시작했다.
시끄러운 음악소리와 화려한 조명도 이제 그녀의 관심을 끌진 못했다.
테이블 맞은 편에서 끊임없이 무슨얘긴가를 주고 받으며 간간히 큰소리로 웃어대는 그와 친구 윤지의 모습에 그녀는 치밀어 오르는 화를 억누를수 없어 앞에 놓인 술잔 만을 비워대고 있었다.
[ 재이, 술 잘 마시네? ]
그녀의 얼굴이 빨개졌다. 왜 그가 말만 하면 얼굴이 빨개지는지 예전부터 그의 앞에서는 감정을 속이지 못하는 그녀의 얼굴이 원망스러웠다.
[ 그럼요, ... 재이 술 잘 마셔요. 원래 성격이 화끈하잖아요. ]
[ 그게 아닌 것 같은데... 오빠 때문에 화난거야? 괜히 왔나보네 ...우리 재이가 하나도 못 놀잖아. ]
[ 아니예요. 재이가 원래 춤은 별로 안 좋아해요....지금 제가 좋아 하는 노랜데 같이 춰주세요. 네? ]
조용한 음악으로 바뀌자 기다렸다는듯 현수를 이끌고 나가는 둘의 뒷모습을 보며 그녀는 미안해하는 현수의 모습에 자신의 속좁음에 대한 원망과 친구에 대한 묘한 질투심으로 기분은 엉망이 되어갔다.


[ 괜찮아? 오늘 ...나 때문에 기분 상했어 ? ]
돌아오는 택시안에서 현수가 꺼낸 말이었다 . 친구들을 각자 택시에 태워 떠나보내고 술을 많이 마신듯한 그녀가 걱정돼 현수가 같이 택시에 오르자 윤지는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었다.
[ ...오빠같지 않아 ... 바람둥이같이 ]
그가 웃었다.
[ 그 기집애, 남자 친구를 얼마나 갈아치웠는데, ...오빠는 ... 그런애랑 같이 웃고...춤추고 ]
[ 친구를 그런식으로... ]
[ 괜찮아. 별로 친하지 않으니까 ] 그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그녀가 화를 냈다.
[ ... 오빠를 얼마나 좋아 했는데... 다른 여자랑 결혼해 버리더니... 이제는 내가 싫어하는 애랑 히히덕 거리구 ]
[ 재이야 ! ]
그의 얼굴이 굳어졌지만 이제 막 술기운이 오른 그녀는 아랑곳하지않고 그녀의 감정을 털어놓았다.
[ 변한게 아니었음 좋겠어. 지금 오빠 모습은 알수가 없어.... 전에 봤을땐 너무 슬퍼 보였는데 오늘은 ...또 전혀 다른 사람같이 굴구 어떤게 진짜야 ? ]
[ ...오늘 너무 취한거 같다. 내가 니 기분을 많이 상하게 했나봐 ]
[ 그런거 아냐 ! ... 사랑해 ]
침묵이 흘렀다. 그녀도 자신이 내뱉은 말에 당황해서 그의 얼굴을 쳐다볼수가 없었다.
그의 한숨소리가 들려오자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자신의 모습을 들킬까봐 그녀는 창밖만을 내다 보며 자신의 집앞에 빨리 닿기만을 기다렸다가 그를 돌아보지도 않은채 차에서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