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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님이 하신 김치를 친정에 나눠주는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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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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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BY owl5304 2000-12-12

공원안은 분주했다.
가벼운 산책이라도 즐기는양 천천히 걷는이..
함성을 지르며 앞서거니 뒷서거니하는 한무리 롤러브레이드팀..
하늬와 제리도 덩달아 신이난듯..

수민과 재호는 그들틈에 섞여 호숫가쪽으로 걸어갔다.

"얼굴이 푸석한데?..
"잠 푹 못잔거야?
수민이 눌러쓴 모자밑으로 얼굴을 들여대며..
"어제밤에 친구만나서 한잔 했어요.
"왜 있잖아요 재신 이라구..
"아. 그 고향친구?..
"웃긴놈이에요. 술마시다 사라지는 버릇은 여전하대요..
"또 사라졌니?..
"블루문에서 한잔하는데 재즈는 시끄러워서 듣기 싫다며
계속 투덜대다가 슬그머니 사라졌어요.
"그 친구 되게 웃긴다. 분위기좀 맞추어 주지 그랬냐?..
"나이트 클럽 가자는데 싫다고 했더니..

"왜? 가지그랬어? 오랜만에 온 친군데..
"별루..
"별루? 허긴..
"재즈바 좋아하는 너한테는 나이트가 시끄럽겄지..
"그래서 혼자 마시다 온거야?..

"많이 생각나데요..
"전화할까하다 참느라 혼났어요.
"술 마시믄 전화하는 습관 만들지 않으려구
"나 노력 무지하게 한거 알아요?..
재호는 슬그머니 눈을 흘기며 수민의 어깨에 팔을 걸쳤다.

"그랬니..
"혼자 술마시믄 무지하게 처량해보이던데.."
"꼭 시련을 당했거나 바람맞은 남자 같아보였겠다?.그치?..

"지금 누구 약올려요?
재호는 눌러쓴 야구모자를 벗어 수민의 머리에
쿡 눌러 씌었다.

수민은 흐흐 거리며 저만치 달아났다.

앞서 달아난 수민은 호수가둔턱에 앉아
터벅터벅 수민을 향해 걸어오고있는 재호를 바라보았다.

헝클어진머리..
구깃구깃한 그린색 면바지..
손등까지 내려오는 헐렁한 스웨터..

수민은 재호의 그런모습들을 좋아했다.
바닥을 살피지않고 아무곳에나 털썩 주저앉는 모습까지도..

재호는 담배를 입에문체로 수민이있는 곳으로 시선이 갔다.
나를 천천히 ?어보는 그녀..
낡은 청바지에 긴머리는 바람에 나불거리고..
내야구모자가 정말 잘어울리는 그녀..
재호는 수민의 그런 모습들을 사랑했다.
따뜻한 눈길로 바라보아주고 슬며시 웃곤하는..

개를 지독하게 좋아하는것
재즈를 즐겨 듣는것
걷는것을 즐기는것
호두를 좋아하는 것까지..

수민과 재호는
마치 오래전 오누이였던것처럼 습관이 같앴다.
또하나의 나를 보는듯한 익숙함..

"애기는 없고 개두마리만 키우나보우?
"개를 없애버려야 애가생긴 다는디?..

손주를 데리고 소풍나온 할머니가
수민과 재호 그리고 하늬와 제리를 번갈아 보시며
걱정스런 눈길을 남기신다.

순간 수민과 재호는 누가 먼저랄것도없이
"푸하하: 웃응을 날렸다.
10회 에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