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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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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BY noma 2000-10-28

그의 빌라를 빠져나와 그녀는 너무도 굴욕적인 제안에 부르르 몸을 떨었다.
세상은 사람들에게 너무도 많은 변화를 주는 듯 했다.
그를 정말 믿고 따랐었는데 이렇게 모욕적인 제안을 받다니. 온몸에 기운이 빠져 쓰러질 것
같은 몸으로 간신히 걸어가고 있을 때 그녀의 곁으로 스포츠카 한 대가 멈춰섰다.
그녀가 무심히 그옆을 비켜가려는데 누군가 차에서 내려 섰다.
[나연아!] 그녀가 놀란마음으로 돌아보자 지금 이순간 정말 만나고 싶지 않은 친구의 얼굴이 앞에 있었다.
[웬일이니? 정말 오랜만이다. ...혹시, 나 만나러 왔니] 친구의 말에 어리둥절한 그녀는 잠시 주위를 둘러보다 그리 낯설지 않은 동네에 왔었음을 알았다.
[아니야, 그냥 ... 아는 사람집에 왔다가는 길이야]
[그래? 근데 그동안 어떻게 지냈니? 왜 연락 한번 안했어? 친구들이 너 많이 궁금해 해.
...그리구, 나 있잖니, 지웅이랑 ...약혼했어]
그녀는 조심스레 나연의 눈치를 살피더니 재빠르게 말하고는 차안을 가리켰다.
나연이 차안을 들여다보자 거기엔 그녀의 또다른 친구가 운전석에 앉아 씁쓸한 웃음을 머금은채 손짓으로 그녀에게 인사했다.
[그래, 잘됐구나] 나연은 빨리 이순간을 모면하고픈 생각이 간절했고 그녀의 친구도 그리 시간을 오래 끌 것 같진 않았다.
[그럼, 나연아! 결혼식때 와줄거지? 니 연락처는 어떻게 되니?]
[아니 , 내가 연락할게 . 그럼 잘가라] 그녀는 친구에게 인사하고 걷던길로 발길을 움직였다.
차 문이 닫히고 떠나는 소리가 그녀의 뒤에서 들려 왔다.


간신히 집에 돌아온 그녀는 온몸의 기운을 다 소진한 듯 원룸구석에 놓여있는 매트리스위에
그대로 쓰러졌다. 자신이 너무 처참하고 한심한 보였다.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추락해버리면 ... 그녀는 고개를 내저었다.
몇분을 그렇게 엎드려 있었을까, 초인종소리가 났다.
누굴까 생각 할 겨를도 없이 무심하게 문을 연 그녀는 문밖에 서있는 얼굴을 보고 깜짝 놀랐다.
[지웅이?...여긴...어떻게 된일이야?]
그녀의 물음에 대꾸도 없이 그가 안으로 들어왔다.
[너, 이렇게 사냐?] 그가 집안을 훑어보며 비꼬듯이 물어보았다.
[무슨 일이야? 아까 혜지랑 ...너, 혹시 나 따라왔니?]
[그래 , 공주님이 어떻게사나 궁굼했어. 나한테 오지그랬냐,그랬다면 이렇게 살게 내버려 두진 않았을텐데] 그의비열한 말투에 그녀는 소름이 돋는걸 느꼈다.
그는 예전에 그녀에게 줄기차게 구애했었다.
[나가줄래, 지금 널 보고 싶은 기분이 아냐]
[야! 아직까지도 이렇게 비싸게 굴건 없잖아, 나한테 와라 . 난 지금도 너한테 관심이 있거든 ] 그녀는 기가 막혔다.
[ 너 ,혜지랑 약혼하지 않았니?]
[그게 무슨 상관이야? 결혼은 결혼이고 사랑은 사랑 아니야? 나, 너 사랑하고 싶어. 너... 아직 우리들중 아무랑도 자지 않은 것 같더라. 우리들 내기도 했었다. 너를 누가 제일 먼저 차지하나] 세상에 , 내가 이렇게 난잡한 친구들과 지냈었다니. 그녀의 분노가 이제 자신에게로
돌아오고 있었다.
[나가줘, 나가라구! ]그녀가 악을 썼다.
[왜 이렇게 흥분하는거야? ] 그는 그녀에게 다가와 그녀의 어깨를 잡고 벽으로 밀어 붙였다.
[이렇게 살고 싶진 않을거아냐? ]
그의 입술이 점점 그녀에게로 다가오자 그녀가 반항했다.
그는 더욱더 그녀의 어깨를 조이며 입술을 그녀 입술에 밀어 부쳤다.
무서웠다. 그가 그녀를 매트리스위에 넘어뜨리자 그녀는 더욱더 힘을 쓸수가 없었다.
하루에 두 번씩이나 이런 수모를 겪다니 그녀는 울부짖었다.
그가 그녀의 옷을 벗기려고 잠시 느슨해진 틈을 타서 그녀는 있는 힘껏 그를 발로 차고는
뒤도 돌아보지않고 집을 뛰쳐나왔다.

어떻게 그의 집까지 왔는지는 생각이 나지 않았다.
이제 눈물은 말라 있었다.
초인종을 누르자 그가 문을열고는 놀란 듯 그녀 얼굴을 살폈다.
[ 하자구요, ...결혼 하자구요.] 그녀가 소리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