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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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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로 보기


BY kbs35 2000-10-14

카츄사 출신의 추 명호라는 오빠 친구가 있었다. 오래된 시절
모 방송국에 전속가수로 활동한바 있는 박모 여가수의 아들인 그는 줄곳 미국에서 학교를 다니고 일년에 한두번 고국에 들렀는데 그의 별장이 바로 왕궁가든 아래 장재리라는 마을에 있었다
오빠를 따라 별장에 가곤 했는데 갈때마다 내 마음이 그에게 끌려감을 느끼고 그래서 나혼자 가슴아리도 많이 했던 기억이 난다
그후 그는 숙희라는 여자와 교제를 한다는 소식을 들었고 결혼 한후 뭔가 맞지 않아서 헤어졌다는 얘기도 들었다.
이곳을 지날때 마다 그 오빠친구와의 추억이 아직도 가슴에서 일어나고 있음을 감지해 본다.
호수 속에서 그가 웃고 있다. 그는 장발이 머리를하길 좋아 했다
그리고 나를 여자로 봐준거 같지는 않았지만 귀엽다고 뽀뽀도 해주고 안아 주기도 했던 기억이 지급도 체온으로 와 닿는다. 나도 대학에 가고 어른(?)이 되었을 때 그를 몇번 만났지만 자존심이 그에게 다가가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는 미국에 가서 공부하는 석하가이고 나야 별거 없는 중류대학 여학생이니 교제가 가능하리라곤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호수를 내려다 보고 있는데 미시 한사람이 지나간다. 배가 부른것으로 보아 임신을 했나보다.
"그만 가셔야죠?"
기사님이 나를 깨운다. 호수에 비춰본 나. 오직 나만이 나를 알지 않는가. 내 팔을 본다.
"참 미인이예요. 미스코리아 어떼?"
진 미용연구실 박선생의 말이 생살로 다가온다.
"한숨 그만 쉬세요. 민망합니다."
"네, 우리 가요.."
말티고개는 여전하다. 황량한 산판 구비구비 청솔은 푸르고 갈곳 많은 새들이 신이 난다.
호수가 사라져감을 바라보며 난 또 팔을 본다.
"팔,팔,팔, 내팔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