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적이 일기장 $$
2000년 9월 22 일- 북적이일기
* * * * *
나는 오늘 내 친구뇬 때문에 완전히 기분 잡치는 날이었다.
지금,
빽빽이 아부지는 벽을 보고 돌아누워 자고 있다.
("지가 뭘 잘했다고 저렇게 돌아누워 자냐?...팔 베개를 해 줘도
더러버서 내가 안할 판인데...")
거국적으로 남북도 화해의 물꼬를 트는 마당에
우리 부부는 이 시대를 역행하며 살고 있다.
이렇게 된 이유는,
평화롭게 살수 있는 우리 가정에 완전히 내 친구뇬 때문에 발생한 일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집은 2층 다 새대 주택이다.
내 친구뇬은 2층에 살고 있고, 우리가 1층에 살고 있다
내 친구뇬 이름은 [백 미리]이다.
그래서 내가 [10 센치]야 하며 놀린다.
한데,이 미리뇬이 슈퍼를 간다던가 목욕탕을 갔다와도 우째던 바깥만
나갔다 오면 우리집을 저거집 안방 드나들듯 쫄랑거리며 온다.
그리고 이뇬이 나하고 친군지, 빽빽이 아부지 하고 친군지 도무지
구분이 안간다.
오늘도 낯에 고뇬이 시장간 장바구니 들고 병문안 온다고 쫄랑거리며 오자,
몇일전 술이 떡이되어 얼굴 폭탄 만들어 회사에 몇일 쉬며 꼼짝도 못한다
던, 빽빽이 아부지가 벌떡 일어나며
"빨리 차 한잔 대접해라"고 난리 났다.
한잔 겨우 먹여줬더니 내 친구뇬 한다는 왈--
"북적아..니 좀 집에 있더라도 좀 세련되게 있거라.."
"마한뇬! 배가 남산만한 내가 세련되게 꾸며 봤자지...."
내 친구뇬은 결혼한지 2년이 넘었지만 아직 뭐 인생을 더 즐긴다나 뭐나
하면서 처녀때 날씬한 몸매 그대로 유지하면서 자식은 놓지 않았다.
미리뇬 예전부터 빽빽이 아부지 보면 야릇한 웃음 띄우며
말을 할때도 경상도 뇬이 서울 미끄러지다 온 뇬 처럼 참기름 졸졸
흘리는 끝말을 올려가며 추파를 띄운다.
(잘생긴 넘 만나 여러 가지로 내가 마음 고생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 미리뇬 보다 빽빽이 아부지가 더 가관이다.
미리뇬 바라보며 헤 벌어진 입.. 별로 우스운 이야기도 아닌것 가지고
박장대소를 하며 웃는꼴이...
또 오늘 이 인간이 한술 더 뜨는게
"빽빽이 엄마는 게을러서 못 꾸며요.."
("두 뇬 넘들 잘 놀아 봐라" 애 새끼 하나 없이 그렇다고 신랑 밥을
제대로 해 주냐..
허구한날 외식하는 뇬이 뭐가 바뻐 못 꾸미냐?...)
(아! 심증은 가는데 물정이 없다...)
질투의 화신이 된 나 북적이..
하지만 자존심에 말못하니 내 가슴 석탄이 백탄이 다 되었으니...
곤히 자는 빽빽이 발로 한번 걷어차 깨웠다.
우리 아들넘 눈만 뜨면 무슨 일로 울어볼까 연구하는 넘이니
아니나 다를까 빽빽거리며 울기 시작했다.
"야! 북적아..."
"애 좀 달래라...시끄러워 죽겠다."
("나쁜넘..나 혼자 새끼 낳나?
지넘이 달래면 안돼냐?...남의 예팬네와 키득거릴 시간은 있고...")
빽빽이 우는 소리도 듣기가 좋을때도 다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 친구뇬 빽빽이 아부지가 지 신랑이라도 되는지..
덕판된 얼굴 가슴 아파하며 계속 지껄이고 있었다.
(내가 미쳤어... 왜 친정 피해주면서 저 넘.. 소꼬랑지 꼬아 먹였는지...)
빽빽이가 울어도 눈도 꿈쩍 안하는 것들을 보다 못해
"야! 이뇬아! 집구석가서 저녁이나 해라...."
내 인상보고 할수 없이 키득거리며 장바구니를 들고 나간다.
(아무튼 내 친구뇬 성격은 좋다...그래도 싱글벙글 거리니...)
그때 ?矩だ?아부지.. 회사 상사 자가용 차 문열어 주는듯 쪼르르
달려가 먼저 현관문 열며 장바구니를 빼앗아 들었다.
"미리뇬 주라! 그뇬은 손이 없냐?"
순간 이 인간 자기도 오버라 생각했는지 슬며시 놓고하는말...
"니도 미리씨처럼 외모에 신경쫌 쓰거라..여자가 웬 ..집에 들어와도
재미가 있어야지..."
"어쩌구리''' 기가 차서..."
("이 인간아! 니가 돈 잘 벌어와봐라..
누군 꾸미기 싫어 안 꾸미냐?
남들은 임신하면 예쁜 꽃무늬에 레이스 달린 임신복에다 맛있는거다
하면서 온갖것 다 사주는데...")
내가 짝 쬐려보니 ?矩だ?아부지 얼른 안으로 들어갔다.
눈물이 핑 돌았다..하지만 그깐일로 울 나 북적이는 아니다.
(나는 꽃무늬 임신복 대신에 추리닝 입고 몇달 버텨 고무줄이 다 늘어
졌는데...
카드 값만 해도 임신복 100개는 사 입겠다...
누군 생머리 찰랑거리며 스트레이트 파마 안하고 싶냐?
그 머리 하면 최소한 2달에 한번은 해야 하는데...
내가 돈 아끼느라 미용실 가면 나보고 우짜든지 라고 하며 웃는다
"우짜든지 오래가는 우짜든지 안풀리는 파마 해달"라고 해서 ..
유행이고 세련이고 없이....
내덕에 그래도 방에 등짝 붙히고 사는줄 모르고...)
미니뇬은 지가 대단히 이쁜줄 알지만,
나는 지 비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
이참에 성질 났는데 미리뇬 남편한테 다 일러 바쳐?...
미리 남편은 자기 아내가 눈이 예쁘고 코가 멋있어 한눈에 반해
결혼 했다는데..
남자란 동물은 확실히 어리석어...
(미리 그뇬 대대적 보수 공사 한줄도 모르고...
아마 미리뇬 애기 안놓는 이유도 자기 과거 들통날까 두려워서
그럴꺼야...
증거품 나오면 그 남편 깜짝 놀랄거야...)
그 생각을 하니 스트레스가 조금 풀렸다.
"빨리 밥이나 도..."
이 인간 혹시 밥 때문에 나하고 사나?
하긴 내가 그래도 친정 식육점 하는덕에 항상 뼈다귀 국물 안 떨어
뜨리고 분수에 과분한 식사 제공 하니..
가만히 생각해 보니
(분명 저 인간 밥 때문에 사는거야....)
빽빽이 아부지 코를 드렁 골면서 자고있다.
분한 마음에 코를 잡아 비틀었다.. 숨이 막히는지 ??거리다
다시 잔다.
(내일은 내가 밥을 안 줄꺼다... 내가 내 세울 무기는 밥 밖에
없는거 같다.... 절대!!!)
북적이 일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