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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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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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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BY 이나래 2000-09-29

나는 마치 일하기 위해서 사는 사람처럼, 일하고 있다고 느껴야 만이 살아있음을 깨닫는 사람처럼 일에 온 정열을 쏟았다.일하고 있을 때만이 온전히 나일수 있었던거다.그럭저럭 한달이 휙 지나가고, 봉급날 회식자리에서였다.
"부장님! 도대체가 파트너가 맘에 안들어서 도저히 같이 일 못하겠어요."
으이그, 저 당돌이가 또 시작이야,
"아, 신대리님. 나한텐 아뭇소리없이 한달동안 일 잘해놓고, 또 시작이예요? 도대체 왜 그래요?"
"부장님, 제 얘기좀 들어 보세요. 아무리 아줌마지만, 나보다 기운두 더 쎄 가지구 저 연약한 몸으로 박스도 번쩍번쩍 들지를 않나, 대리인 나보다 매장직원들 포섭두 얼마나 잽싸게 하는지 다 아줌마만 찾아대지 난 뒷전이라구요."
"원 세상에, 기운쎄서 불만이예요? 그래요, 나 노가다 출신이예요. 그리구 시키기 전에 척척 알아서 일해주면 고마와해야 되는거 아닌가요? 부장님, 아니 선배님. 저두 신대리랑 같이 일하기 싫어요. 요즘사람들 다 그렇다고들 한다지만, 어쩜 그렇게 노골적으로 티를 내요?"
"아니, 제가 언제 구박했다구 그러세요. 나원참. 구박하구 어쩌구 할 시간이나 있었나요,자기 혼자서 번쩍번쩍 해 치우고는, 오늘은 여기까지죠? 하면서 그럼 퇴근해두 되죠? 하구 획 돌아서 가버릴 때보면 찬바람이 쌩 난다니까요.근데, 참. 부장님더러 선배님이라구 하셨어요?"
"허허, 이 사람들 한달이 지나도록 서로 선후배간인것도 몰랐단 말인가? 사람들 참."
"네에? 그럼 이은주씨도 ㄱ 대학교 선배님이세요?"
"뭐예요? 후배라구요?우리 학교 출신이 저렇게 띵돌이두 있어요?"
"이봐, 신대리! 이은주씨 잘모셔. 그 양반 학교 다닐때 날리던 사람이라구, 실력 끝내주지, 미모 뛰어났지, 남학생 열명이 뎀벼도 못당할만큼 당찬 여학생이었다구. 그러더니 시집가서 아뭇소리없이 살림만하는게 너무 아까와서 내가 끌어들인거라구. 곧 신대리자리가 위태위태해질껄,"
"앗! 그렇습니까, 선배님. 몰라뵈서 정말 죄송합니다.진작 말씀해 주시지...."
"알았으면 지금부터라두 아줌마라구 구박하지 마요.듣는 아줌마 기죽고 열받아서 정말 일하기 힘들어."
"자자, 이제 일얘기는 여기서 뚝하고 술이나 마시면서 유흥을 즐기자구."
"역시, 부장님이셔!"
"그럼 어디 출신인데."

학연이 뭔지, 신대리는 그 날 이후로 직장 동료가 아닌, 오직 선후배로만 대하기로 작정했는지 무슨 일에서든 깍듯하고 공손하기까지했다. 나의 상사임에도 불구하고.아뭏든....
영업부 일이란게, 재고 정리, 반품관리, 거기에다가 실적 떨어지는 매장에 가서는 매출을 올려주기 위해서 판촉일까지 도맡아 해야했다. 그 날 회식 이후로 신대리와 난 손발을 척척 맞춰가며 열심히, 그리고 즐겁게 일을한 덕분에 영업부에서 우리팀이 단연 1위였고, 곧 있을 승진시험 1위 후보에도 당연히 우리가 올라있었다.
물론 나도 진급이 욕심이 났지만, 진급은 신대리에게 양보하고 난 매장을 하나 인수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