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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굴을 떠나며 - 마지막 회


BY self 2000-09-26

가장 실감나고 생동감 있는 군상들의 시장통---
세상에 빛을 등진 인간들이 허상의 세계를 바라보고 살아
가고 있는 세계중에서 가장 북적대고 실감나는 허상의 장소...
허상의 동굴이란 세상에서 하나의 작은 동굴을 더 만들어 우리 나름대로 의 법칙을 정해 살아가고 있다.
힘과 질서와 균형을 만들어 가면서...
그 법칙속에서 --
어느 누구 보다 적응하며 살기를 원하던 나는---
이제 이 동굴에서 벗어 나기를 원한다...
빛을 향해....그것이 더 큰 허상의 동굴일지라도...


어제는 북적북적 시장통에 시청에서 노점 단속반이 나왔다.
시장통은 어디나 그렇듯이 소방도로를 노점상들이 점유하고
있다.
나 채소전도 마찬가지다.
노란차 단속반이 나오자 상인들은 허둥지둥 난전의 물건을
옮기기 바뻤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 ...그들이 가는 뒷꽁무니가 사라지기도
전에 난전의 물건들을 제 자리를 찾아간다

그러나 어제는 일이 터지고 말았다.
과일집 남자는 술이 취해 단속반 사람들과 싸움이 벌어진 것이다.
그의 부인은 울면서 남편을 말렸으나 막무가내다..
단속반들을 건드린것은 실수였다.
그들을 자극해 좋을리 만무하다..공권력과 상대해 싸움을
거는 것과 마찬가지다.
화가난 단속반들은 아예 물건들을 차에 다 실어갔다.
과일집 과일이랑 ..나의 채소들도..뒤썩여 마치 쓰레기를
담아가듯이...
요즘 태풍이 불어 채소가 금값이다..
농민은 농민대로 피해를 보고 우리는 손님에게 인심 사납다는
소리 들은 정도로 물건이 비싸다..
그 채소를 쓰레기 담아 가듯이 차에 실고 떠나 가 버렸다.
사람들은 과일집 남자를 원망했다.
그런데 오늘 아침 그 과일집 남자가 농약을 먹고 자살을 했다.
시장 사람들은 어제 그를 원망했던 것이 사뭇 미안해 하며
하루 종일 누구도 그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그는 이 동굴에서 벗어 나기를 원했을까...

나는 항상 육체적 노동만이 삶을 재 창조할수 있다고 생각
했는데,이제 이 허상의 세계에서 무엇을 찾을수 있을지
의문이 간다...
나는 빛을 찾아 나가고--
빛을 등진 인간들은 나를 보며 웃음과 질시를 보낼지 모르겠다.



(그 동안 북적북적 시장통을 사랑해 주시고, 저의 넋두리를 받아 주신 독자 여러분 감사 합니다.)

- 북적북적시장통의 채소아줌마 올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