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군 정신전력 교육 기본교재에 독도를 영토분쟁 진행 중이라고 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584

[제9회]


BY myheart 2000-06-25

찍찍찍.......슬리퍼 질질 끌면서 myheart 등장....

안냐세여? 이 소설의 작가 myheart 임돠....그런데

소설이나 올리지 왜 자꾸 나타나냐구여? 히.......

펜 관리 차원에서.......퍽.....오늘도 여전히 돌을

던지시는군여...글고 작가가 슬리퍼가 왠말이냐구여?

흑흑흑...지가여...지난번에 뾰족구두 신고 나왔다가

요로분덜이 기냥 들어가라고 해서 급히 들어가다가

발목이 삐었잖아여...잘 모르시는 분덜은 8편 앞대가

리...헉...작가가 무슨 그런 쌍스런말을....다시....

잘 모르시는 분덜은 8편 앞대갈님부분을 읽어보시면

사건의 전말을 아실검돠....


그러면, 요로분이 기대하시고 고대하시던 9편 이제 막

올라감돠....


- 질문녀 편-

내가 질문녀를 만난건...그러니까...아득한 옛날까지는

아니고 고3때였다. 가뜩이나 고3이라는 명예롭지 않은

학년이 되어서 무척이나 심기가 불편한 얼굴로 새교실이

란데 가봤더니...무척 똑똑해 뵈는 애가 있었다. 그런애

가 가끔 있지 않은가? 얼굴만 봐서도 무쟈게 겅부를 잘할

것 같은애....질문녀 걔가 바로 그런애였다. 그리고 겅부

를 잘하는 애덜의 특징은 질문....그래...바로 그거다...

요로분들도 나와 같은 경우겠지만(퍽....윽....그사이에도 또

돌이 날라오네) 우덜처럼 겅부에 관심없는 애덜은 질문...

그딴거 죽어두 안한다...괜히 질문한번 잘못했다가 닥치는

얘기치 못할 선생님의 역질문에 한번 말려들었다가는.....

으....더이상 얘기하기도 싫다. 나도 질문 잘하면 선생님덜

이 이뻐하는줄 알고 그런 일들을 서슴없이 벌렸다가 당한

수난이 지금도 나의 뇌리에 모기가 피를 빨아먹듯이 앉았

다가 날아간 영광의 상처로 남아있으니까....

헉....나도 내가 지금 뭔말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군...하여

튼 내가 지금 하려는 얘기는 나의 얘기가 아니라 질문녀에

관련된 얘기라는게 분명하기 때문.....


그렇다..그 질문녀는 학기초부터 수업에 들어오시는 선생님

마다 식은땀을 흘리시도록 질문을 많이 많이 했다. 하지만

시간이 조금씩 흐르면서 난 그 질문녀가 밸로 겅부를 잘 못

하는 학생이란걸 알았다. 다른 애덜의 말에 의하면 질문녀는

원래 질문만 많이 하는 애라는 것이었다. 그러니까...질문 =

겅부잘하는 학생이라는 논리는 여그서는 해당되지 않는 일

이었다...


그러나 질문녀는 그녀 나름대로의 카리스마를 지니고 있는

여자임에는 틀림이 없었다. 우선 그녀의 눈빛은 마치 최면

술사의 눈처럼 사람을 빨려들어가게하는 힘이 있었다. 나

처럼 늘 졸린 눈으로 다니던 애라도 그녀의 질문에 한번 걸

려들면 나도 모르게 이실직고를 해야했다. 하여튼 난 가급

적이면 그 질문녀의 눈에 띄지 않게 다닐려고 무진장 애쓰

며 피곤한 고3생활을 했다.


졸업후 한동안 질문녀에 대해 얘기를 듣지 못하다가....

얼마전 동창회에서 들은바로는 질문녀가 우리구에 산다는

것이었다. 헉.....난 그말을 듣는 순간 나의 우울했던 고3

생활이 떠오르면서...약간의 살떨림....이 있었다.

애들의 말에 의하면 그 질문녀의 질문은 결혼후에도 여전해

서 얼마전 "구청장과의 대화"에 동네 대표로 뽑혀서 나갔다

가 그녀 특유의 끈질긴 + 별로 영양가 없는 질문에 구청장이

죽어라 답변하다가 마침내 졸도해서 119가 왔었다는 (아하...

나의 친구덜...119...아는 사람은 안다) 얘기였다...


그런데...오늘 아침 난 드뎌 우리동네 수퍼마켓에서 그녀를

보았다. 바로 그 질문녀를......질문녀는 우아하게 차려입

고 목에는 작은 수첩하나를 달고 있었다...나중에 안 일이

지만 질문녀가 사는 아파트단지의 수퍼마켓이 오늘 문을 안

여는 날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질문녀는 우리동네까지 원정

을 온 것이었다.난 마침 썬그라스를 쓰고 있었기에 (내가 패션

에 얼마나 신경쓰는 사람인지 이것역쉬 아는 사람은 안다) 다

행히 그녀 눈치 못채게 뒤를 밟을 수 있었다.


첫번째, 그녀의 인터뷰(?)대상은 수퍼내 정육점 아저씨였다.

아저씨는 우선 그녀가 수입고기도 아닌 한우쪽에서 기웃거

리는 모습을 보고 다정히 그녀에게 먼저 말을 붙이는 것이

었다. 난 속으로 '아저씨 무덤파지 마셔여...'할뿐 아무말

도 입밖으로 낼수는 없었다. 질문녀는 우선 여기서 파는 한

우가 진짜 한우인지 그리고 이 정육점의 저울은 정기점검을

잘 받는지...그리고 수입고기랑 한우랑 왜 같이 파는지....

혹시 그러다 헷갈려서 한우랑 수입고기랑 뒤바뀐 적은 없었

는지 그리고 왜 닭고기는 팔지 않는지...등등 약 50개가 넘

는 질문들을 무쟈게 퍼부었다. 그래도 난 그녀가 고기를 사

려고 그렇게 질문들을 하는줄 알았는데...마치 심문을 당하

듯 식은땀을 흘리며 열심히 설명하신 아저씨에게 가벼운 목

례만 하고는 옆으로 가서 기냥 콩나물 한봉지만 바구니에 넣

는 것이었다....불쌍한 정육점 아저씨....


두번째 인터뷰에 재수없게 걸려든 사람은 정육점 건너편의

횟집 총각이었다...난 여기서 벌써 눈치챘다. 그녀는 남자

덜을 먼저 공격한다는 거슬...대단하지 않은가? 그런 나의

예측,판단,분석력이? 음...아무 반응이 없군...지금 혹시

조는 거 아녀여? 잘 읽고 있다구여? 음...믿을수가 있어야

지 당췌......헉...또 글이 딴길로 빠지려구하는 순간이군..

어쨌든 그 총각에게 질문녀는 또 무쟈게 질문을 퍼붓기 시

작했다. 여기있는 광어,도미는 어느해역에서 잡는 것이며,

혹시 중국에서부터 수입되어 오는것이 아닌지? 그리고 싱싱

한 횟감을 고르는 방법부터...회를 먹고 남았을때 그것을

응용하여 할수 있는 요리가 무언지 등등....그 총각 역시

대입면접을 보는 학생처럼 잔뜩 긴장한 자세로 열씨미 설

명을 하는 것이었다...아니나 달라...질문녀는 또 가벼운

목례만 하고 횟집을 지나 건어물 코너에서 잔멸치 한봉지

그것도 아주 아주 젤 작은 봉지하나만 덜렁사는 것이었다.

헉...뒤따라가는 나도 참 한심한 인간이긴 하지만, 난 보

는 것만으로도 너무너무 열받아서 나도 모르게 잔멸치 한

봉지를 집어 그녀의 머리를 맞추려고 던졌다...퍼억.....

멸치봉지는 기냥 그녀의 머리옆으로 날라가 땅에 떨어지면

서 봉지가 터져 흩어졌다....난 그것을 다 주워서 내 장바

구니에 넣었다....라고 생각하심 오해다...내가 언제 그렇

게 인간성이 좋았던가? 하하하..난 마치 뉘집개가 짖냐하

는 표정으로 유유히 지나갔다...그치만 혹시라도 누가 봤

을까봐...심장은 마구마구 떨리는 것이었다....


세번째...인터뷰....이번엔 족발코너 아줌마였다. 난 긴장하

기 시작했다. 왜냐면 이 족발코너 아줌마로 말씀드리자면 한

때는 장충동에서 3층짜리 족발집을 하다가 암에프때 빚보증

잘못 서 가게 다 날리고 여그 숨어서 족발코너를 하고 있는

자존심하나밖에 안남은 아줌마였다. 나도 전에 여기서 족발

을 사다가 "다른 상가에서는 같은 값이면 족발 더준다"고

했다가 족발뼈로 맞을뻔한 전적이 있다...그러니 내가 긴장

을 하지 않을수가 있겠는가?

질문녀는 수첩에 적어가며 족발의 기원, 족발이 인체에 미

치는 영향, 족발과 쪽발이의 차이 등등을 묻고...족발

알레르기 발생시의 응급대처등을 물었다...그래도 인내심

을 가지고 대답하던 아줌마...그녀가 기냥 지나치려하자...

드디어 개같은 헉...이런말을 쓰믄 안돼지...다시....드디

어 same as a dog 같은 행동이 나오기시작했다. 너 누구지

금 약올리냐..로 시작해서...사실...난 멀리서 숨어서 봤기

때문에 대화내용을 다 들은것은 아니지만....하여튼 중요한

건 족발코너 아줌마가 젤 큰 족발뼈를 들고 삿대질을 하자

우리의 질문녀...족발을 한바구니 담아서 무쟈게 빠른 걸음

으로 계산대쪽으로 가는 것이었다....


헤헤헤..고것참 샘통 샘통....난 넘 넘 기뻐서 펄쩍 펄쩍

뛰었다. 그렇지만...나도 곧 후회할 사건이 생기고 말았다.

20 kg 쌀부대 위에서 뛰다가 나의 막중한 몸무게로 쌀부대

가 터지고 말았고, 난 기냥...그 쌀을 배달시키고야 말았다.


헉...오늘도 무사히.....난 버스에 그런말 있음...기분이

넘 넘 나쁘다...그것은 아득히 먼 딴나라 얘기로 밖에 들

리지 않기 때문이다..적어도 나 대갈장군이 사는 이동네

에서는...흑흑흑...


요로분...웃지 마셔여...혹시 알어여? 질문녀가 바로 요

로분 옆집에 살고 있을지.....그건 아무도 몰라여......

메느리도 모르는 거라니까여...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