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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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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12.말경


BY 편지 2000-04-15

현란에게

며칠전에 내린 눈이 아직 덜 녹아 희끗 희끗 대지를 덮은 것이 정녕 겨울임을 느끼게 한다.
그동안 몸 건강히 잘 지냈는지..
부모님도 가족도 모두 건강하시리라 생각한다.
나도 가벼운 마음으로 무사히 도착하여 다시 마음을 가다듬는다. 4년간의 학창시절을 되돌아 보며 득실을 헤아려 본다.
뚜렸한 성과는 없으나 이것은 필연적인 과정이다. 그리고 아직은 노력의 결과를 기대할 때가 아니다 라는 겸허한 생각으로 제 2의 인생을 시작해 보는 것이다.
그동안 현란에게 많은 고마움을 느꼈다. 그러나 너무 실망만 안겨준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어쩌면 그게 나의 실체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너무 철저한 인간은 원치 않는다.
빈틈이 있으나 크지않으며
강건함이 있되 드러내지 아니하는 외유내강형의 인간이길 원한다.
흐르는 시냇물도 저만뜻이 있거늘 나에게도 가야할 길이있다.
어려웁다 이길을 저버릴 수 없는 것
이짐이 무거움에 뜻이 있고 이길이 괴로움에 뜻을 더한다.
영욕의 고와 낙은 맘에 딸렸다.
부족한 인간이기에 기회가 만들어 지는 것, 우리 모두 부족함을 인식하고 부족함을 메꾸기 위한 쉬엄없는 노력을 기울이자
현란이 준 성탄카드와 선물 고맙게 받았어. 생활의 여유를 잃어버릴 것 같던 마음의 공허를 좋은 음악으로 메꾸며 현란이를 생각하겠다.
너와 나의 두달여의 만남은 대단히 긴 영겁이었고 영원할 것 만 같던 순간은 찰나로 변하였다. 그동안 나에게 많은 위안이 되었던 현란. 이제는 육신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 마음은 항상 함께하며 서로를 돕자.
우리의 만남을 수단으로 승화시키지 말며 서로를 이해하며 서로의 거울이 되자
벌써 87년의 한해도 며칠남짓 남았다. 이 한해를 보내며 우리는 많은 것을 느끼고 생각하여야 한다. 보내는 아쉬움에 얽매임 보다는 다가오는 내일을 설계하자. 그리고 쌍팔년의 태양이 솟아오르는 달 동쪽 해변에서 태평양을 넘는바람 모두 마시고 밀려오는 저 물결도 막아내며 이상의 날개를 펼치자. 그리고 힘껏 날개짖하며 높이 나르자

강릉에서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