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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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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BY 임희라 2000-03-16



현지는 오늘도 잔잔한 발라드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고있다..
오랜지빛 커튼에 노랗게 밀려드는 빛을 그녀는 좋아한다..
그녀의 눈엔 눈물이 맺혀있다.왠지 모를 아쉬움의 눈물.아마도 슬픈내용의 소설인가보다.그녀는 고독함을 눈물로서 푸는듯하다..아니 즐기는지도 모른다.
어느새 불빛은 어둠으로 변했고 그녀는 낮과 다른 모습으로 가족을 맞을 준비를 한다.
빠른노래에 맞춰 흥얼거리기도 하고,곱게 화장도 해본다.
그러자 기다리던 초인종소리가 들리고
"엄마..다녀왔어요.오늘은 학교에서 축구시합을 했는데요..."
현지는 아들을 미소로 반기고 아들의 말에 관심을 가져준다.
"그래? 어머머 우리 아들 정말 좋았겠구나.이따 아빠오심 자랑해야겠네.."
보기좋은 모습이다.
현지가 일찍 결혼을 한터라 아들과 부모라기보단 이모와 조카사이 갔다.
그래 현지는 무뚝뚝한 남편보다 든든한 아들에게 많은 의지를 하고있다.
남편이 들어온다.
"오셨어요.저녁은요?"
"먹었어.우진인?"
"잠이 들었나봐요,아빠 오시면 자랑할거 있다고 기다리더니..."
하지만 남편은 관심이 없는듯 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현지는 한숨을 쉰다. 그럴거라 예상을 했으면서도 서운함은 어쩔수가 없나보다.
둘은 각방을 쓴다. 특별한 이유도 없이 그래 온지가 벌써 2년째다.
현지는 우진의 옆에서 잠을 청하려 뒤척이다가 거실로 나왔다.
음악을 듣고싶지만 조용한걸 좋아하는 남편탓에 그럴수도 없다. 갑자기 낮에 읽던 책을 핀다. 그것도 이미 보았던....(눈물을 흘리며 읽었던) 그 페이지를 펴본다.
'난 모였지? 난 사랑을 몰라..사랑이란게 뭐지..왜 난 사랑도 없는 결혼을 한것일까'
현지는 늘 그런 생각을 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결혼이었다면 아마도 행복했을것이라.......는.
현지는 사랑이란것을 해보지 않았다. 너무도 어려 아무것도 모르던 나이에 그저 가족들에 이끌려 결혼을 하게 되었다.
애정이 없는 결혼..그것이 현지의 가장 큰 불행이었으나 아들 우진의 출생으로 현지는 ?꼭?보람을 느끼려 애를 썼다.
하지만 아들이 있음에도 우울함은 마찬가지였다.
늘 감옥같은 생활..현지에겐 자유가 없었다.
다른 주부들 처럼 수다를 떨 친구도 언니도 그녀에겐 없었다.아니 없는것이 아니라 그럴수가 없었다. 엄하신 시부모님과 함께 살았던 이유로 그녀는 항상 조신함을 유지해야 했고 고상해보이려 노력을 해야했다.
밖에 나가는것 조차 쉽지 않았고 사람들과 어울리기는 더더욱 어려웠다.모든 행동이 조심스러웠고 계속되던 그런 생활에 우울증이 생기기도 했었다.
그러다가 분가로 자유를 되찾는가 싶었지만 일상에 베어있던 습관에 그년 늘 자신의 마음에 창을 닫고 지냈다.
말동무라고는 아들뿐이었다.
그녀는 아들을 사랑한다. 모든 부모의 마음이 그러하듯 그녀 역시 아들을 끔찍히 아낀다..
오늘도 그녀는 잠을 이루지 못한채 하루를 보냈다.
남편은 깨우지 않아도 알아서 일어난다. 피곤해보이는 그녀이나 남편은 그것을 알지 못한다. 아들만이 그녀를 위해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