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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1~4학년 아이들을 교육과정을 3시까지 하는것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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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BY 유수진 조회 : 5,059

최종회.

"젊어서 건강할때에는 맨정신으로 파리행을 가로 막더니,
병들어 아파서도 여전히 온몸으로 내 앞길을 방해하고 있어.

언제나 그랬어. "

우리 부부의 '앙코르 초대전'이 진행중인 파리행 비행기가 점이되어 소멸되는 모습을 달리는 차창밖으로 노려보며, 바람의 찬공기 탓인지 부들 부들 떨리는 목소리로 숨도 쉬지 않고 뇌까렸다.

"정말 지긋지긋해.
벌써 몇번째 병원을 들락거리는 거야, 일도 바빠죽겠는데....
차라리....
이번이 마지막.."

"후회할 소리 하지 말아라!"

후회....
정말 엄마가 돌아가신다면 그런거 하게될까?

내심, 이번엔 가게 될거라고 생각했을 파리 목판화전을 갤러리 큐레이터에게 부탁하고, 힘없이 돌아서던 공항에서의 남편의 목소리가 귓전을 맴돌았다.

그래서 미안한 마음에, 더더욱 잔인한 말들이 의도적으로 튀어나왔다.






엄마는....


우리는....
너무 당혹스러웠다.

희끗희끗한 커트 머리가 까맣게 변해 있었고, 입술에는 빨간 립스틱이 칠해져 있었다.

난 순식간에, 18세 해인이로 돌아간듯 두려운 눈빛으로 그자리에 얼어 붙었다.

창백한 안색으로 해빈오빠와 꼿꼿히 앉아 담소를 나누던 엄마는, 우리의 기척에 얼굴을 돌렸다.

그제서야, 화상으로 일그러진 엄마의 오른쪽 얼굴이 시야에 들어오면서, 숨을 들이킬 수 있었다.

엄마가 내게 그렇게나 두려운 존재였다는걸 새삼 실감하며,
낯설지만 익숙했던 분노로 온몸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오빠....
어떻게 된거야?"

임종을 지키라는 의사의 지시에 처음엔 온몸이 떨리고, 엄마에 대한 기본적인 의무감이 들었지만, 그 횟수가 거듭될수록 우리 모두는 지쳐갔다.

그 와중에 전시회 '형상'을 남편과 무사히 끝마치고, 피를 말리는 파리의 '앙코르 목판화 초대전'을 준비중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도 마지막일지 모른다는 의사와 해빈오빠의 전언을 듣고, 눈앞에서 파리행 비행기를 떠나보내고 부랴 부랴 달려왔는데, 엄마는 더 멀쩡해 보였다.

피곤에 지친 해빈오빠의 무표정속에서 대답을 유추해 보려했지만 발끈 화만 날 뿐이었다.

"오빠!"

병실을 쩌렁 울리는 내 고성에 남편이 휠체어를 가볍게 흔들며 제지 시켰다.

"여보!"

"무슨짓을 한 줄 알아? 오빠....
우리.."

"진재..."

방금전....

난.....

해빈오빠에게 맞췄던 시선이 허공에서 허우적 거렸다.

"진재...
고마워..."

시선을 내려 침실에 앉아있는 엄마를 쳐다봤다.
엄마가 남편을 쳐다보며 말을 하고 있었다.

"진재...
부탁해.
고마워. 정말..."

난.....
엄마를,
엄마의 빨간 립스틱이 칠해진 입술을 자세히 쳐다봤다.

이 목소리는,
칠십이 훨씬 넘은 노파의 그것이 아니었다.
엄마는 30여년전의 그 나즈막하고 또렷한 말투로 돌아가 있었다.

"해빈아...
넌....
정말 멋진 아들이었어.
내 삶에 있어 니가 가장 멋있어 보였을때가 언제였는줄 아니?"

"언제였어요?"

오빠는 너무나 익숙하게 엄마의 말을 받았다.

난 그때까지도 믿어지지가 않았다.

"동생한테 신장 떼어주고, 병상에 누워 있을때..."

"그런데...
그땐 왜 그렇게 소리 소리 지르셨어요?
그렇게 자랑스러우셨다면서...."

"....내가...그랬었나?
휴우~~"

"어머니....
누우세요.
오늘 너무 무리하셨어요.
바람도 너무 오래 쐬셨고..."

"그래....
나 좀 눕혀 줄래?"

엄만....
잠시잠깐 정신이 돌아오셨던 게다.
난 상황을 대충 나름데로 파악하고 남편쪽으로 휠체어를 돌렸다.
놀라 서 있는 그이에게, 맥이 풀려 힘없이 중얼거렸다.

"가.....
샤워나 하고 옷 좀 갈아입고 다시 와요."

"해인...."

난 흠칫 놀랐다.

"나는......
너의 그 재능을 죽여야만 했다."

소름이 끼쳤다.

엄마의 목소리는.....
살아있는 사람의 소리가 아닌듯했다.

잔뜩 웅크린체 뒤도 돌아보지 못하고, 남편 손을 꽉 움켜 잡았다.

"너의 재능이 수면위로 떠오르면, 자연히 서유림이 들먹여질테고 그렇게 되면 흉측스런 니 모습이 내 옆에 나란히 신문과 매스컴에 오르내릴테고.....

난.....
정말 아주 평범한 소녀였는데.....
화가집안의 무남독녀.
내 재능같은건 상관없었다.

이혼녀 화가의 외동딸은 성공해야 했으니까....

난 내가 아니었어.
엄마의 허영 덩어리속에서 완성된,
내 엄마의 또다른 모습이었지.

평범했던 나는, 재능있는 너희 부류들 보다 작품 하나를 완성하는데에도 시간이 배나 걸렸다.
잠도 안자고 엄마의 허영을 채워주려고 그려낸 내 작품들이 엄마의 손에 조각 조각 ?겨지고, 박살나고 '이런것들을 그림이라고 그려!'
엄마는 재능없는 자신의 딸을 아빠에 대한 복수의 도구로 삼으셨지.

전시용....
난 엄마에게 그런 것이었다.

세간 사람들과 아빠에게 보여지기위한.....

그런데....

그 경멸스러웠던 엄마의 모습을 하고 있는 내게, 하필 가장 수치스럽고 내 치부였던 자식이 나를 가장 많이 닮았다니.....

엄마를, 때로는 나 자신을 너의 모습속에 투영시킨체 괴롭혀댔다.

용서해 달라고는 하고 싶지 않다.
다만....

잊어라.

그리고,
감사히 생각해라.
그런 환경과 처지가 아니었다면,
너의 재능은 발산되지 못했을거야.

할머니 할아버지의 예술의 혼이 네게 있는지 발견되지 않았을 거야.

그래....
그랬을 거야.
너는 너무나....
아름답고,
게다가 천부적인 재능까지 겸비하고 있었다.
난......"

"어머니!"

엄마의 말끝이 점점 흐려져 가는걸 느끼는 순간,
남편의 외마디 비명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그게 너무나 부러웠던 게야...."

"어머니,
그만하세요."

"불구인것이...
세간 사람들의 양미간을 찌푸릴 형상을 하고 있는것이,
하필......"

"의사 불러올께요."

해빈오빠가 뛰어나가고, 남편이 엄마를 안아 일으켰지만, 엄마는 그렇게 숨도 쉬지 않은체 긴 말을 남기시고는 감은 눈을 파르르 떨고 계셨다.

촛점 잃은 눈동자로 애써 나를 쳐다보며 희미하게 웃을듯 말듯 내게 손을 내미는 엄마를, 난 멍하게 쳐다볼 뿐이었다.

"어머니!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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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인인
왜 할머니 보고 안 울었니?
할머니를 그렇게 좋아했으면서...."

"할머니가 그러셨어.

하느님이 고통도 없고 미움, 시기도 없는 사랑만 가득한 천국에 다다르게 하기 위해서 단계를 만드셨대.

'너희들은 천국에 다다르기전에, 고통과 미움, 시기, 질투 이런것들로 난무한 현세계에서 마음껏 느끼고 오너라.
그러면, 사랑이 얼마나 중요한지 소중하게 지키며 살게 될것이다'라고....
그곳은 그렇게 멋진 곳이래.
그러니까, 할머니가 돌아가셨다고 슬퍼하면 안된다고 하셨어.

좋은곳으로 가는데 슬퍼하면 어떻게 할머니가 기쁜마음으로 갈 수 있겠냐고....."

"할머니가 ...
언제 그런 말씀까지 다했니?"

"엄만....
할머니는 나하고 산책 하실때나, 사랑원 아줌마 아저씨들하고 있을때 가끔씩 제정신으로 돌아오셨단말야.
엄마만 몰랐지."

난 깜짝 놀랐다.

"할머니는 지금쯤 언니랑 계실거야.
먼저 올라가서 언니 잘 보살펴 주신댔어.
그리고.....
나한테, 엄마 부탁한다고, 귀가 따갑도록 말씀하셨어.
이 미움이 가득한 세상에서 엄마 잘 보살피라고...

흠....
할머니가 말씀하신것처럼 그렇게 나쁘진 않은데....
할머닌, 참 힘들게 사셔서, 그렇게 느끼셨나봐.

그런데...
할머니 말야,
언니 얼굴을 아실까?
지금쯤 숙녀가 되어있을텐데....."

난 재인이를 와락 끌어안고 메말랐던 눈물을 뿌려댔다.



"앗!
엄마!
눈이다...
눈내려. 엄마...
거봐!
할머니가 뿌려주시는 걸거야.
할머니가 그랬걸랑. 눈이 내리면 '이 할미 잘있다'는 신호라고..
우와...
첫눈이야..
엄마.
봐.

앗 차거!"

눈은 어느새 사랑원 언덕에서 내려다보이는 광활한 논밭에, 하얀 섬을 만들어 가고 있었다.

난 스케치 하다 만 캔버스의 그림이 번질거라 생각하면서도, 꼼짝없이 강아지처럼 폴짝 폴짝 뛰어다니는 재인의의 껑충한 모습만 쫓고 있었다.

잠시후,
사랑원에서 하나, 둘 달려 나오기 시작했다.

방순이 언니 부부와 아들 기상이,
병채 부부, 혜영이, 민수....
그 뒤로, 형님 내외가 보였다.

해빈오빠와 남편을 올려다보니, 사랑원 지붕을 파랗게 칠하다 말고, 울상이 되어있었다.

내가 사랑하는 두 남자.

해빈오빠가 환하게 웃는다.

그 뒤로 남편이 한쪽 눈을 찡긋 감으며 장난스레 웃고있고.

난,
눈과 눈물이 범벅이 된체 화답해 주었다.


저기....

영원히 빠져 나오지 못할것 같은 터널의 끝이 보인다.

터널.....

입구가 있다면, 반드시 빠져나오는 출구도 있는 것이다.

나비는,
이제
터널의 출구를 지나,
부드러운 실바람을 타고,
밝은 햇살을 받으며
잔잔한 휴식을 취한다.


---------------------THE END--------------------------------

터널속의 나비를 끝까지 읽어주신 독자님들께 사랑의 키쓰를 보냅니다. 쵸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