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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버지의 첫사랑


BY 연분홍 2025-12-21

오늘 신랑꿈에 아버님이 보인다고 산소에 가보자그래서
왔는데 바람이 너무 마니불어 나는 차속에 있고
신랑만 혼자올라가고  나는차속에서 문득 아버님이생전에
시누이들한테도 안해준 얘기가 생각나서 적고있다
저 전번주에 잠깐 산소같이 다녀와. 뵙기땜에 오늘
이렇케  차속에 있는거
아버님 어머님이 이해 해주시리라 믿습니다
아버님 어릴때 친모가 돌아가시고
아이도 낳치못하는 계모가 들어와서는 본처애들
키우기싫으니중학교때부터 일본으로 유학보내버렸고
그기서 대학까지 마치게하고 한국으로돌아오니
그때는 일제시대라 징용을 안 보내는수단으로
친할아버지께서 시아버지를 철도역에 근무하게 만들엇다
그당시는 역에 근무하는자는 강제징용서 면제되었다
그때 그 역전체를 관리하던 일본인의 딸이랑사귀게
되었는데 책을 좋아하는 아버님이랑 문학을 전공하는
그여자분이랑 취향이 똑같아 자취하고있는아버님집에
그여자분이 그당시. 귀한 삶은계란등먹을것을 수시로
가져다주었다그랬다  바다가 가까운 역이라 눈오는날은
맨발로  모래사장을 둘이서  걷고 했단다
그당시 일본여자특유의 상냥함과 친절함에
일찍엄마를 여의고 새엄마한테 받은 설움이 쌱씻겨
내릴정도로 정이 들었다그랬다
무더운여름날 혼자 자고 있으면 어느새 와서는
아버님이 일어날때까지 무릎꿇코 소리없이
부채질해주고있었다그랬다
양가서로가  모르게 소리없이. 몇년을 연애하다가
해방이되면서 일본인들이 쫒겨가다시피 도망갈무렵
그 여자분이랑 속절없이헤어지게되었는데
그당시 그 여자분이 다시못만날걸 예견하듯이
소리없이 우는게  지금도 눈에 선하다 그러셨다
이 얘기는 어머님 돌아가시고  수년뒤 며느리인 나한테만
살짝 들려주신얘기다 어머니 살아생전 어머님이그랬다
옛날 그 여자사진있길래  너거시아버지몰래 찢어버렸다고
얼굴도 못생긴게 뭐그리좋타고  미쳤다고
눈내리는바닷가에 맨발로 뛰다녔나면서. ㅎㅎ
키도크고 몸매도 그래머인 울시엄니는미인이셨는데
아버님은 말이 잘통하고 지적인여자가이상형이라
울시엄니와는 거리가 있었다고 아버님이그랫다
내가 그래서 그럼 왜 결혼하셨나그러니
해방되고  임시로다니던 역에서 나와 잠시 누님집에
기거하게되었는데 참한 동네처녀 있다고 선보라캐서
나갔는게 시엄니였는데 그당시 국졸이였던 울엄니는
훤출한 미녀형이였지만 인물좋았던 시아버지이상형은
아니라서 퇴짜놓으니 누님이. 바로이웃집처자라서
자기가 이제  동네못산다고 난리를피워서 마지못해
결혼하게되었다그랬다 그 당시 아버님처지가
새엄마가있는집엔 들어가기싫코 누님집에 신세져야할
형편이라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했다
아버님 돌아가시기 열흘쯤. 내가 농담삼아
혹시 일본에 살아계실지도 모르는 그여자분 이름 가르쳐
주시면 나중에 함 알아볼께요 그랫더니
친절히 이름까지 적어주셨다
첫사랑은 이렇케 오랫동안 기억되나싶었다
20대만나 몇년사귀고 헤어진지 65여년이나 지난세월에
도 그장면을 또렷이 기억하니 말이다
우리가. 첫애를 키우면 온갖 정성으로 키우고
둘째애는  첫애만큼 정이 안 가서라기 보다는
첫애때  쏟았던정열이 식어서그럴수도 있고
한번 해봣기땜에 둘째는 대충 키우는느낌같은기분
이게 첫사랑과 두번째사랑 차이가 아닐까싶다
첫사랑을. 못해본 여자로서 내 기준은 그렇타 ㅎㅎ
아무튼 그 피해자가 울시엄니인거같다
첫번째 여자가 그리 잘하고 갔으니
조금 무뚝뚝하고  문학적조예가 깊지않은 시크한
시엄니를 시아버지는 대놓코 무시하시고
다정하지않았다 또 그런 시아버지가. 미운 시엄니는
늘 치장과 쇼핑으로 소일하셨고 그. 틈새 며느리는
눈치껏 놀아야 했다
시엄니가 가시고 나서야 아버님은 당신이 다정히
 못해준걸 무척 후회하셨다
사람마다 이상형은 다. 틀린다
자기가 못가진것에 대한 보상심리를 상대에게
구하는거 같다
아버님도 그 여자분이랑 살았으면 과연 행복했을까
싶기도하다  
나도 울신랑 초장에 퇴짜놓은뒤 수년뒤 다시만나
살아보니 갖다온 년은 대접 못받는다고
내가 퇴짜놓은 그동안 신랑은 이상형을.만나
눈이높아졌는지. 자기아버지 쏙 빼어닮았는지
뭘하던 신랑눈엔 내가 눈에 안차다
울시아버지 살아생전 울아들보고 나중에색시감은
너거 엄마같은사람 구하거라 그랬고
울신랑은 너거 엄마같은사람만 피하면된다그랬다
다시 젊어진다면 진짜. 나를 좋아해주는
첫사랑을 만나고싶고
결혼은 하지않코싶다 한번 해봣으니 ㅎㅎ
근데 신랑꿈자리가 용하다
오늘 산소가니 아버님 봉분 위에 있는다른 봉분에서  
나무를잘라. 그 가지들이
아버님봉분위에 지저분하게 널려있는거 신랑이
싹 쓸고 깨끗하게 해 놓코 왔단다
꿈에 아버님이 지붕에 뭘치우고 수리하라그랬단다
아무튼 깔끔한 아버님 돌아가셨어도
지저분한 꼴을. 못보신다 ㅎㅎ
이제. 하늘에서 그 여자분도 만나셨겠지요
어머님도 아버님 말상대로는 조금 부족하셨지만
음식솜씨뛰어나셨고 아버님 수발도  잘해주셨잖아요
하늘에서는 부디. 어머님이랑 잘지내시고
어머님한테 잘 못해주신거 잘 해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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